지난 2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산업단지 6번로 우리밀식품 가공공장. 면류 생산라인의 밀가루 반죽기에서 모터가 부드럽게 돌았다. 상단에 부었던 밀가루는 금세 연꽃 이파리 같은 수제비 조각들로 바뀌어 하단에 수북하게 쌓여갔다. 위생복을 입은 직원들이 먹음직스런 수제비 더미들을 모아 건조대와 포장실로 옮기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우리밀 산업이 1차 산업인 생산에서 나아가, 2·3차 산업인 가공·유통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밀농협과 생산자단체 등 8개 단체가 설립한 우리밀식품㈜이 최근 광주 평동산단 2단지에 우리밀 가공공장을 준공했다. 우리밀만을 원료로 사용해 국수·쫄면·수제비·핫도그 등을 생산하는 전문 가공공장이 세워진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최강은 우리밀식품 대표는 "광주는 우리밀의 주산지이고 생산자들이 잘 조직돼 우리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최적의 공간"이라며 "지리적 표시제 등록과 우리밀 특구 추진 등으로 분위기가 뜨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밀식품은 이 공장 가동을 계기로 가공과 유통으로 영역을 확장할 태세다. 터 1만여㎡에 건축 면적 2000㎡로 위해요소관리기준(HACCP)에 맞춰 친환경 공장을 짓는 데는 26억원을 들였다. 이곳에서 한 해 1200t의 우리밀을 써 만든 제품들은 '우리밀로(路)'라는 상표를 붙여 전국의 친환경네트워크, 농협급식사업단 등에 공급된다.
우리밀식품은 우리밀 칼국수 점포망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부터 광주에 상무·용봉점 2곳을 개설해 직영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10월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맹점 30여곳을 모집하기로 했다.
김성찬(37) 우리밀식품 사업운영팀 과장은 "첫해 매출 예상액은 40억원"이라며 "군대·학교·기업의 단체급식과 친환경 매장 등지로 전국 판매망을 넓혀 3년 안에 연 매출을 1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지역마다 친환경 우리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년 전 종자 24㎏으로 시작했던 전국의 우리밀 농사는 올해 재배면적 1만7000㏊, 생산량 4만t으로 확대되어 자급률 2% 수준에 이르렀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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