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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9

한겨레 올해의 책 2008 번역서- 삶의 밑불 지펴올릴 희망의 연대


삶의 밑불 지펴올릴 희망의 연대
올해의 책(번역서)
한겨레
» 〈죽음의 밥상〉
끔찍한 사육과 도살로 파괴되는 인간성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산책자·1만5000원
육식 위주의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은 물론이고 유기농 식품을 먹고 현지재배 채소도 즐겨 구입하는 ‘양심적인 잡식주의’도 답이 아니다. 답은 생선도 우유도, 심지어 달걀이나 벌꿀도 먹지 않고 오직 채소만 먹는 ‘완전 채식주의(베건)’. 왜 그런지를 실증하기 위해 글쓴이들은 모델이 된 가족들을 관찰하고 식품 생산·유통·소비 현장을 찾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좁은 철창에 쑤셔넣은 사육동물에게 합성호르몬과 항생제를 투입하고 산 채로 도살하는 처참한 현실이 드러난다. 하지만 초점은 육식의 비윤리성. 굳이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충분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시대가 됐는데 왜 끔찍한 짓을 계속하며 인간성마저 스스로 파괴하느냐고 그들은 묻는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항공사진과 사유가 결합된 ‘지구 속의 한국’
〈하늘에서 본 한국〉
» 〈하늘에서 본 한국〉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사진, 이어령·존 프랭클 글, 조형준 옮김/새물결·9만7000원
이방인이 상공에서 바라본 한국. 이 특이하고 전례없는 작업을 프랑스의 저명한 사진가가 5년여에 걸쳐 수행했다. 지구인의 시선으로 찍은 2만여 장의 항공사진. 이 가운데 160여 장을 골라 대형 컬러판 책으로 엮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마라도까지, 서해에서 동해로 펼쳐진 자연, 그리고 서울 도심과 세계 최대의 조선소, 거기에 깃든 사람들 모습.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이 유네스코의 후원 아래 1994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하늘에서 본 지구-우리 지구의 초상: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하여’의 일환이다. 이어령씨 등이 쓴 글은 단순한 사진설명이 아니라 한국을 사유하는 풍성한 에세이로도 읽힌다. 한승동 선임기자

민주주의의 토대, 유럽좌파의 역사 총정리
〈더 레프트 1848-2000〉
» 〈더 레프트〉

제프 일리 지음·유강은 옮김/뿌리와이파리·5만원
1848년 혁명에서 러시아 혁명과 1968년 혁명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유럽 좌파의 역사를 정리했다. 사회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19세기 생디칼리즘에서 20세기 후반 신사회운동에 이르는 급진주의의 다양한 흐름을 좌파라는 범주 안에 포괄했다. ‘좌파=사회주의’의 도식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민주주의 운동의 틀 안에서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민주주의가 타협·합의·번영의 결실로 등장한 게 아니라, 투쟁·봉기·반란 같은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통해 형성된 역사적 좌파의 성취물임을 긍정함으로써 사회주의 몰락으로 초래된 정치적 무력감에서 벗어나자는 제안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이슬람 역사와 정신, 문명의 세밀도
〈이슬람의 세계사 1·2〉
» 〈이슬람의 세계사 1·2〉

아이라 라피두스 지음·신연성 옮김/이산·각 권 3만3000원
2001년 9·11 사건 이후 이슬람 문화와 역사를 알려주는 책들이 여러 종 출간돼 이 문명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는 교정자 노릇을 해주었다. <이슬람의 세계사>는 이 교정 과정을 아우르고 매듭짓는 작업의 완결판이라고 해도 좋을 책이다. 이슬람 역사에 관한 현존 최고의 권위자인 지은이는 이슬람 문명의 출생에서부터 21세기 벽두까지 1400년 역사를 통시성과 공시성의 축 위에 올려놓고 분석하고 종합했다. 복잡한 이슬람 역사의 줄기를 잡고 그 속에 면면히 흐르는 정신을 포착했다. 그 결과로 1600쪽에 가까운 이 책은 이슬람 문명에 관한 넓고도 세밀한 역사 지도가 됐다. 고명섭 기자

자연의 아들이 어쩌다 혁명가로 살았나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파블로 네루다 지음·박병규 옮김/민음사·2만5000원
네루다는 자연의 아들로 태어나 사랑의 시를 쓰고 혁명을 위해 투쟁하다가 숨을 거두었다.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은 칠레 남부의 개척 도시에서 태어난 네루다가 열정적인 연애시와 초현실주의적 실험시로 이름을 날리다가 스페인 내전을 거치면서 민중시를 쓰는 공산주의자로 변모하고, 1970년 대통령선거에서 좌파 인민연합 단일후보 살바도르 아옌데 지지 유세를 벌이며, 아옌데의 당선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받지만, 미국이 사주한 군사 쿠데타로 아옌데 정권이 무너지고 아옌데 자신은 대통령궁에서 피살된 1973년 9월11일의 상황까지를 시적인 문체로 풀어놓는다. 유려한 번역이 원작의 맛을 잘 살렸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카를 융의 내밀했던 시간까지 파고든 대작
〈융-분석심리학의 창시자〉
» 〈융-분석심리학의 창시자〉

디어드리 베어 지음·정영목 옮김/열린책들·4만8000원
올해는 카를 융 관련서 가운데 중요한 책들을 어느 해보다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해였다. <융 기본 저작집>(전 9권·솔)이 완간됐고, 융이 말년에 쓴 자서전 <카를 융, 기억 꿈 사상>(김영사)이 지난해 말에 출간돼 독자와 만났다. <융-분석심리학의 창시자>는 융 관련서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책이다. 1166쪽에 이르는 이 방대한 융 전기는 분석심리학 창시자의 생애와 사상을 정밀하게 파고든 저작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보관된 융 관련 문서를 꼼꼼하게 파헤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내밀한 삶을 드러냈으며, 프로이트의 가장 아끼는 제자에서 학문적 적대자로 바뀌는 과정도 세밀하게 기술했다. 매혹적이고 압도적이고 모순적인 그의 삶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대작이다. 고명섭 기자michael@hani.co.kr

‘떼 지성’이 제국의 그물을 찢으리라
〈다중-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
» 〈다중-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

마이클 하트·안토니오 네그리 지음, 서창현·정남영·조정환 옮김/세종서적·2만5000원
하트와 네그리를 일약 세계적 이론가로 세운 <제국>의 내용을 보충하고 확장하는 책이 <다중>이다. 21세기 지구 사회가 하나의 거대한 제국 그물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제국>의 진단이라면, <다중>은 그 제국 안에서 제국의 실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중이라는 개념으로 잡아낸다. 다중은 제국의 소산이지만 동시에 제국의 그물을 찢고 지구적 차원의 변혁을 일으킬 주체이기도 하다고 지은이들은 말한다. 다중의 특성인 ‘집단지성’ 혹은 ‘떼지성’이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돼 새로운 차원의 집합적 지성을 창출한다는 이들의 이론은 올해 국내 최대사건인 ‘촛불저항’을 설명하는 유용한 개념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고명섭 기자

지구멸망과 인류의 구원 다룬 묵시록적 걸작
〈로드〉
» 〈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정영목 옮김/문학동네·1만1000원
코맥 매카시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개봉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미국 작가다. <로드>는 매카시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2006년 출간돼 대단한 찬사와 열광을 이끌어냈으며, 지난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얼마전 영화로 개봉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시각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만드는 지옥도를 그린다면, <로드>는 그 지옥보다 더한 지구 멸망 이후의 세계를 보여준다. 아버지와 아들이 암회색 풍경을 통과해 남쪽으로 가는 여정을 축으로 삼은 이 소설은 암흑과 절망의 마지막 지점까지 독자를 끌고간다. 인간성의 물기가 최후의 한 방울까지 말라버린 야수의 시대에 인류의 구원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묻는 묵시록적 소설이다. 고명섭 기자

자본주의 경제 해부학서 ‘재번역 숙원’ 이뤄
〈자본 I-1·2〉
» 〈자본 Ⅰ-1·2〉

카를 마르크스 지음·강신준 옮김/길·3만5000원
19세기 중반 사회주의 운동의 유력한 지도자 가운데 한 명에 불과했던 마르크스를, 인류사에 가장 심대한 영향력을 미친 사상가 반열에 올려 놓은 ‘자본주의 경제의 해부학서’. 1980~90년대 이론과실천과 비봉출판사에서 간행된 바 있는 <자본>을, 독일어판을 모본 삼아 재번역했다. 번역자는 이론과실천판의 번역에 참여하고, 해설서를 집필하는 등 20년 넘게 <자본> 연구에 매진해 온 마르크스 경제학의 권위자다. 비봉판이 영문판을 번역한 것이라면, 이론과실천판은 독일어본에 기초했으나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간된 것이란 점에서, 재번역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세영 기자

카잔차키스, 그 투쟁과 조화의 기록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안정효 이윤기 외 옮김/열린책들·전 30권 각 권 1만800원
<그리스인 조르바>를 비롯한 카잔차키스의 주요 작품들은 일찍부터 국내에 번역되었다. 정신과 사유보다는 몸과 행동을 중시하는 조르바의 ‘생철학’은 숱한 아류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아랍계 아버지와 그리스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잔차키스의 세계는 단일하다기보다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것이었다. 남성성과 여성성, 투쟁성과 온후함, 외향성과 내향성이 카잔차키스라는 한 몸 안에 깃들어 있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인류의 대표선수라 할 만했다. 그는 평생을 영혼과 육체의 갈등을 통한 조화를 추구했으며, 30권의 전집으로 갈무리된 그의 문학은 바로 그 투쟁과 화해의 기록과도 같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기사등록 : 2008-12-19 오후 08:54:08  기사수정 : 2008-12-19 오후 09:12:20

한겨레 올해의 책 2008 국내서- '어둡고 험한 시대' 격랑 건너는 법

‘어둡고 험한 시대’ 격랑 건너는 법
올해의 책(국내서)
한겨레 김일주 기자 메일보내기 이세영 기자 메일보내기 한승동 기자기자블로그
지난 1년 출판계는 10년 전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 험한 최악의 불황을 겪었다. 불황의 골이 내년에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사람들 가슴은 더욱 시리다. 그런 역경 중에도 출판인들은 양서로써 ‘어둡고 힘겨운 시대를 건너는 법’을 이야기하려 했고, 독자들은 이 책들과 더불어 궁핍한 시기를 견디고 용기를 얻었다.
시대를 진단하는 책, 희망을 찾아가는 책, 마음을 덥혀주는 책들이 있었다. 지난 1년 독자의 사랑을 받았고 또 우리 사회에 빛과 힘을 준 책들을 선별해 국내서 10종과 번역서 10종으로 나누어 싣는다. 종수를 한정하고 장르를 안배하다보니 양서인데도 어쩔 수 없이 빠진 책들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한겨레> ‘책과생각’에 칼럼을 쓰는 과학책 번역가 김명남씨, 도서평론가 이권우씨, 출판평론가 최성일씨,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그리고 <한겨레> 책·지성팀 한승동·최재봉·고명섭·이세영·김일주 기자가 ‘올해의 책’ 선정에 함께했다.

■ 자기 객관화, 행복하자는 수작이야
〈건투를 빈다〉
김어준 지음·현태준 일러스트/푸른숲·1만5800원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가 <한겨레> ‘esc’ 등 매체에 연재한 상담 기록을 묶고 중간중간 상담 주제와 관련해 쓴 에세이를 섞어 엮었다. 주제 불문, 장르 불문 고민에 ‘따뜻한 직설법’ 또는 ‘따뜻한 독설법’으로 답하며 상담자의 심리를 냉혹하게 파헤쳐, ‘찌질한’ 자신까지 객관화해 온전한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주름처럼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 근육처럼 운동해야 생기는 자기 객관화 능력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행복할 수 있는 힘은 애초부터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행복하자면 먼저 자신에 대한 공부부터 필요하다는 거, 이거 꼭 언급해두고 싶다. 세상사 결국 다 행복하자는 수작 아니더냐.” 김일주 기자
■ 유머와 위트로 읽는 진화생물학

» 〈다윈의 식탁〉
〈다윈의 식탁〉
장대익 지음/김영사·1만3000원

찰스 다윈에게서 기원하는 진화생물학의 흐름과 쟁점을 ‘가상논쟁’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 리처드 르원틴, 에드워드 윌슨 등 진화생물학의 고수들이, 급서한 20세기 최고의 진화론자 윌리엄 해밀턴을 기리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 뉴컬리지 예배당에 모인다는 상황 설정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굴드팀·도킨스팀으로 패를 나눠 벌이는 엿새간의 가상 논쟁은 진화생물학의 핵심 주제를 유머와 위트가 담긴 살아 있는 이야기로 전달한다. 논리와 설득력을 무기로 벌이는 학자 집단의 치열한 논전 속에서 과학적 지식 또한 끊임없이 진화해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세영 기자


■ 신자유주의 질환 ‘대중용 처방전’

»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장하준·아일린 그레이블 지음 이종태·황해선 옮김/부키·1만3000원

국방부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불온도서 딱지를 붙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삽시에 그 책 판매량을 수만부나 늘려준 독서대중의 폭발적인 호응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무언의 저항처럼 읽혔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민영화 등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내세우는 갖가지 신자유주의의 장점들이 얼마나 허구인지 좀더 쉽게, 더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장하준표 신자유주의 비판의 ‘대중용 버전’이다. 쟁점 항목별로 조목조목 정리한 신자유주의 주장과 그에 대한 비판, 그리고 대안 제시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건재한, 역사적 사실들에서 뽑아올린 명쾌한 실증력. 장하준의 진단이 옳았다는 건 미국발 금융공황으로도 이미 입증된 셈이 아닌가. 한승동 선임기자



■ ‘민족사적 자멸극’ 바닥 치고 비상하기

» 〈밤은 노래한다〉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문학과지성사·1만원

작가 김연수는 실재와 허구, 진실과 거짓, 안과 밖의 경계를 끊임없이 물고늘어진다. 오랫동안 붙들고 만져 온 끝에 책으로 내놓은 장편 <밤은 노래한다>에서 그는 낮과 밤의 경계를 문제삼는다. 주인공 김해연은 사랑했던 여인이 죽음을 앞두고 보내온 편지를 보면서 익숙하고 편안한 낮의 세계에서 낯설고 불편한 밤의 세계로 빠져들어간다. 그것은 김해연 개인의 밤이자 민족사의 밤이기도 했다. 1930년대 만주의 조선인 독립투쟁가 사회를 강타한 ‘민생단 사건’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자멸극이 그 밤의 이름. 그 밤의 이야기는 해연에게나 민족에게나 몰락과 환멸의 서사이지만, 그렇게 바닥을 치고서야 비로소 비상과 희망의 꿈 역시 가능한 법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 이동파·예술세계파 등 러시아 미술 1천년사

» 〈러시아 미술사〉
〈러시아 미술사〉
이진숙 지음/민음in·2만2000원

현지 유학파가 쓴 국내 첫 러시아 미술사 책이다. 12세기 이콘화에서 발원해 이동파, 아방가르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러시아 미술 1000년사를 ‘예술의 사회사’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작품 구석구석을 살피는 시선의 치밀함과 러시아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삼아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누락시킨 러시아 거장들의 역작들을 21세기 한국의 독자 앞에 호출했다. 이동파·예술세계파 등 러시아 근대 미술의 정수를 풍부한 도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학적 글쓰기를 통해 다져진 글쓴이의 필력이 책에 대한 몰입도를 배가한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 북녘 토박이말 아우른 어린이 말 사전

» 〈보리국어사전〉
〈보리국어사전〉
윤구병 감수·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보리·4만5000원

초등 교과서·좋은 어린이책·학급문고에서 모은 말과 북녘 토박이말 800여개 등을 총망라해 4만개가 넘는 방대한 낱말을 두툼한 1500쪽 사전에 실었다. 책을 감수한 윤구병 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는 1983년 이오덕 선생이 이끌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국어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사전은 2001년부터 꼬박 7년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조붓하다(조금 좁은 듯하다), 희붐하다(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조금 밝다) 등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붙잡아 모았고, 남북이 다르게 쓰는 말도 2500개나 실어 남과 북의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사전을 만들었다. 김일주 기자


■ 단 한줄 글쓰기도 나를 치유한다

» 〈치유하는 글쓰기〉
〈치유하는 글쓰기〉박미라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단 한 문장으로도, 서툰 글솜씨로도, 아무렇게나 끼적인 낙서로도 치유의 효과가 나타난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첫 편집장을 지내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감정치유 에세이 <천만번 괜찮아> 등의 책을 쓴 지은이가 ‘치유하는 글쓰기’ 강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글쓰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들려주고 글쓰기로 치유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치유’는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완전히 용서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미친년 글쓰기’, ‘셀프 인터뷰’, ‘무의식적 글쓰기’ 등 치유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들의 글이 “온몸으로”, “심장으로” 글을 쓰라는 지은이의 조언과 함께 실렸다. 김일주 기자


■ 사회 파행 낳는 ‘신흥 법률귀족’ 고발

» 〈법률사무소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앤장〉
임종인·장화식 지음/후마니타스·1만2000원

이른바 ‘1987년 체제’ 20여년간 진행된 민주화·자유화, 신자유주의 정책 최대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다수 국민의 삶을 끝없는 불안과 곤궁으로 몰아가고 있는 구조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잘나가는 법률사무소의 유별난 행태를 통해 매우 구체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고발한 책. 정부 고관들과 사법 수장들, 그리고 동창과 연수원 동기들과 직장 선후배들까지 총동원해 론스타·소버린·칼라일·골드먼삭스 등의 외국 투기자본과 삼성 등 국내 부자들의 이해를 ‘합법적으로’ 대변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21세기 신흥귀족’들의 특권적 철옹성 쌓기와 그로 인한 우리 사회의 파행을 충격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묻는다. 그들은 시민의 벗인가 적인가, 국가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한승동 선임기자


■ 역사에서 퍼올린 아날학파적 희망

» 〈대항해 시대〉
〈대항해 시대〉
주경철 지음/서울대학교출판부·2만3000원

1492년 콜럼버스의 대서양 횡단 이후 유럽 문명이 전지구적 지배력을 장악한 것은 우월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팽창은 대부분 전쟁과 폭력, 충돌과 갈등으로 점철된 비극의 역사였다. 그럼에도 유럽의 절대 우위가 확정되는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이다. <대항해 시대>가 뛰어난 점은 그것을 추상적 언설이 아니라 방대한 사료와 이론을 구사하며 매우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은 일방적이었지만 역사의 진행은 일방적으로 흘러간 적이 없으며, 피해자들의 주체적 대응이야말로 세계사를 재창출한 동력이었다. 아날학파의 세례를 받은 지은이가 역사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지점이 바로 거기다. 한승동 선임기자


■ 다문화 가정 다룬 청소년판 난쏘공

» 〈완득이〉
〈완득이〉
김려령 지음/창비·9500원(양장)·8500원(반양장)

올해 출판계에 분 청소년문학 돌풍을 선두에서 이끈 화제의 성장소설이다. ‘난쏘공’의 난쟁이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카바레 ‘삐끼’ 난쟁이 아버지, 어릴 때 집을 나가 얼굴도 모르는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며 자란 완득이가 괴짜 담임 똥주를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장애인 문제, 이주노동자 문제, 다문화 가정 문제 등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행동은 괴짜여도 속 깊고 유머 넘치는 담임 똥주 캐릭터와 열일곱 살 완득이의 꾸밈없는 서술이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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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책- 번역서] 삶의 밑불 지펴올릴 희망의 연대
기사등록 : 2008-12-19 오후 09:15:17  기사수정 : 2008-12-19 오후 09: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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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올해의 책 2010 국내서- 한 뼘을 걸어도 주저앉지 말라 하네

한 뼘을 걸어도 주저앉지 말라 하네
한겨레 선정 올해의 책 - 국내서
한겨레
» 한겨레 선정 올해의 책




해가 저문다. 빛은 사라지고 사방이 어둠에 싸인 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자기 땅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이 야만의 화염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전직 대통령들이 죽음으로 시대의 질곡을 증언했다. 그러는 중에도 사람들은 자기 앞에 작은 등불 하나씩 켜들고 길을 찾았다. 책이 빛이었고 책이 길이었다. 출판인들은 정신을 깨우고 마음을 데우는 책을 만들어 독자들의 길찾기를 도왔다. 이 어려운 시대를 견디게 해준 책들을 골라 국내서 10권, 번역서 10권으로 추려보았다. 특히 국내서의 경우 개성 있고 뜻깊은 책들이 많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겨레> '책과 생각'에 리뷰를 쓰는 과학책 번역가 김명남씨, 도서평론가 이권우씨,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이 '올해의 책' 선정에 함께했으며, <한겨레> 책·지성팀 한승동·최재봉·허미경·고명섭·이세영 기자가 참여했다.
한승동 허미경 고명섭 이세영 기자 sdhan@hani.co.kr
■ 상상력의 담장 너머 마주친 눈길
»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7000원

송찬호의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은 그가 고향 보은의 들과 산을 거닐며 만난 자연물들로 충만하다. 들꽃과 별, 오이 넝쿨과 두꺼비, 그리고 달팽이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송찬호 시의 세계는 동화적이라 할 천진한 상상력으로 감싸인다. "이 책은 소인국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을 땐 쪼그려 앉아야 한다// 책 속 소인국으로 건너가는 배는 오로지 버려진 구두 한 짝// 깨진 조각 거울이 그곳의 가장 큰 호수"(<채송화> 부분) 이 시집을 읽기 위해서는 쪼그려 앉아서 시선을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작고 여린 소인국의 주민들을 제대로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눈물 주고 떠난 자, 노무현의 고백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오연호 지음/오마이뉴스·1만3000원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압도하는 인터뷰의 미덕은 한 가지다. 화자가 하고 싶은 말보다 대중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쓴 이 책은 2007년 가을, 퇴임을 반년 앞둔 노무현 대통령을 사흘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책이 전해주는 노무현의 이야기는 왜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고, 대통령은 왜 되려고 했는지, 대통령이 된 뒤에는 이라크 파병처럼 논란이 불가피한 선택을 왜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솔직한 고백부터, 그가 생각하는 역사는 무엇이고, 권력과 민주주의는 또 무엇인지 등 철학과 사상의 영역까지 두루 걸쳐 있다.







■ 도올의 눈으로 본 '공자님 말씀'

» 〈논어 한글 역주 1·2·3〉
〈논어 한글 역주 1·2·3〉
김용옥 지음/통나무·각 권 2만6000원

제대로 된 고전 번역을 학자의 임무로 강조했던 도올 김용옥 전 세명대 석좌교수가 자신의 지론을 실천에 옮겼다. 중국 고경 13경을 완역하겠다고 선언하고 그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제일 먼저 나온 것이 세 권으로 이루어진 <논어 한글 역주>다. 지은이는 이 역주서에 이어 <효경 한글 역주> <대학·학기 한글 역주>를 차례로 펴냈다. 특히 <논어 한글 역주>는 <논어>를 배태한 중화 문명의 위상을 세계 문명사적 시야에서 개관한 뒤 <논어>를 둘러싼 주요한 해석의 역사를 포괄하고, 그 자신의 관점이 깊게 새겨진 번역문을 배치했다. 자신감 넘치는 언어로 빚어낸 역작이다.












■ 경계할 것은 '현대판 사대주의'다

»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1·2〉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1·2〉
이삼성 지음/한길사·1권 3만원, 2권 3만3000원

중국이 강대해지면 과연 한반도가 위험할까? 이삼성 한림대 교수는 항간에 유포된 '그렇다'는 단답이야말로 위험하다고 얘기한다. 광범한 사료를 섭렵해 그는 역사에 기록된 이민족의 대규모 한반도 침탈들은 중국이 강성했던 중화체제 안정기에 벌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화체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발생했으며, 침략의 주체도 중국이 아니라 약체화한 중화체제에 도전한 몽골, 거란, 여진 등 북방민족들임을 논증한다. 아울러 망국의 위험은 강대한 중원이 아니라 그런 중원에 맹목적으로 기대려는 지배계급의 사대주의적 소중화 의식에서 비롯된다는 걸 실증한다. 미국의 현대판 중화체제가 지배하는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함의가 있는 담론이다.






■ 지역주의에 가린 '기득권의 위장술'

» 〈만들어진 현실〉
〈만들어진 현실〉
박상훈 지음/후마니타스·1만5000원

영호남 지역주의가 한국의 정치와 사회를 망치고 있다는 '상식'은 허구다. 지역주의가 망국병인 것이 아니라 '지역주의가 망국병이다'라고 외치는 것이야말로 망국병이다. 우리 사회엔 그렇게 외쳐온 정치세력이 있다. 왜, 무엇 때문에? 그래야 자신들만의 특권적 이익을 키우고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현실>은 호남 차별과 영호남 간 지역갈등에 관한 속설을 뒤집고, 불균등한 성장과 차별적인 인재 등용으로 조성된 지역 간 편견과 불만을 증폭시켜 지역주의로 발굴하고 증폭시켜 이용한 것은 개발독재와 한 배를 탄 특정 정치세력이었음을 논증한다. 지역주의야말로 기득권 세력의 위장극을 숨겨준 알리바이 담론이었다.










■ 돈에 팔아치운 '생각의 주인' 찾기

» 〈생각의 좌표-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생각의 좌표-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홍세화 지음/한겨레출판·1만2000원

2002년 20여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홍세화씨. 이후 7년 반 동안 그는 조국의 내부자이자 이방인으로 살았다. 조국은 다시 등질 수 없는 고향이지만, 그 고향은 삭막하고 살벌하고 비인간적이다. 돈이 주인이 된 세상이다. 그는 분노보다는, 슬픔보다는, 한없는 쓸쓸함을 느낀다. 그 쓸쓸함 속에서 쓴 <생각의 좌표>는 이 거친 땅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살기를 권하는 책이다. 내 생각은 내 것이 아니라 이 땅을 지배하는 자들이 심어준 것일지 모른다. 그런 성찰을 해 보자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사람에 대한 희망, 사람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무엇에 기댈 수 있겠는가.






■ 들추고 들춰도 후회없을 이름 '엄마'

»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창비·1만원

2008년 11월에 출간된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해를 넘겨 2009년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순문학으로는 최단 기간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는 이 책 덕분에 한동안 맹위를 떨치던 일본 소설 바람도 주춤해지는 듯싶었다(물론 <1q84>라는 예외가 없지는 않다). 자신을 억누르고 희생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란 사실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 그려진 어머니상이 보수적이며 심지어 퇴행적이기까지 하다는 일부의 지적에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저 100만이 넘는 독자들에게 절절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 연암에게 배우는 '딴죽의 기술'

» 〈열하일기 1·2·3〉
〈열하일기 1·2·3〉
박지원 지음·김혈조 옮김/돌베개·각 권 2만8000원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이 1780년 조선 사절단에 끼어 6개월간 청나라를 여행하고 기록한 기행문이다. 조선이 세계를 향해 눈을 뜨고 신문물을 받아들일 것을 외쳤던 230년 전 지식인 연암의 이용후생 사상과 박물지적 박학이 녹아든 저작이다. 돌베개판 <열하일기>는 한문학자 김혈조 교수가 새 번역으로 완역 출간한 것이다. 기왕에 나와 있는 번역본들의 오류를 꼼꼼히 바로잡았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역작이다. 원작 <열하일기>의 오·탈자도 바로잡았다. 그는 지금 <열하일기>를 읽는 의미는 정치사회 격변기 지식인의 역할을 외쳤던 연암의 문제의식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 유통기한 지난 종교…썩어도 삼킬건가

» 〈종교전쟁〉
〈종교전쟁〉
신재식 김윤성 장대익 지음/사이언스북스·2만2000원

종교의 유통기한은 이제 끝났다고 주장하는 과학철학자. 현대과학의 성과를 수용하면서도 성서적 문자주의 못지않게 우주적 문자주의도 배격하는 진화론적 유신론자. 과학의 이데올로기화를 경계하는 무신론에 가까운 불가지론자. 두 명의 신학자와 한 명의 과학자가 종교의 존재 근거·이유를 놓고 벌인 한판의 치열한 논전. 이들은 모두 한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두 명은 창조과학의 열혈신도였다. 이들이 어떻게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을 사이비로 단정하는 과학적 무신론자 또는 과학적 유신론자, 불가지론자로 바뀌어갔는지, 그리고 왜 한국 보수기독교를 한목소리로 준열하게 질타하는지, 올해 한국 독서계를 달군 화두의 하나였다.














■ 아물지 않는 상처 '용산'을 위하여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작가선언6·9 지음/실천문학사·1만6000원
이 시대 작가들이 용산참사에 바치는 헌정문집이다. 2009년 1월20일 용산4가 철거민 '살인' 진압 사건이 터졌을 때, 작가들은 한국사회 대표적 참극의 하나로 기록될 이 사건 앞에서 문학의 무기력함에 절망했다. "용산은 오늘 한국사회의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상처다."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등 자발적으로 모인 문인 192명은 지난 6월 '6·9 작가선언'을 발표했다. 작가들의 연대 모임 '작가선언 6·9'의 탄생이다. 그들은 7월부터 용산참사 현장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계속했으며, 인터넷을 통해 릴레이 기고를 이어갔다. 헌정문집은 시와 산문, 그림, 판화, 사진 등 릴레이 기고 작품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책의 수익금은 용산참사 추도기금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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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정 올해의 책-번역서
기사등록 : 2009-12-25 오후 09:24:22 기사수정 : 2009-12-26 오전 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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