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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7

[김종배의 it] '안철수 돌풍'이 드러낸 '박근혜 딜레마'- 안철수와 박근혜 대세론의 앞날, 2011-09-07


안철수와 박근혜 대세론의 앞날

[김종배의 it] '안철수 돌풍'이 드러낸 '박근혜 딜레마'

기사입력 2011-09-07 오전 9: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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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뉴스다. 뉴스통신사인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원장이 박근혜 의원을 제쳤단다. 차기 대선 가상대결 조사에서 박근혜 의원이 40.5%를 얻은 데 비해 안철수 원장은 42.4%를 얻었단다.

보수세력으로선 기겁할만한 뉴스다. 박근혜라는 버팀목이 있기에 반MB 정서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어느 정도 안도해왔던 보수세력이다. 이런 보수세력에게 빨간불이 켜졌으니 어찌 기겁하지 않겠는가.

그래서일까? '조선일보'가 발빠르게 움직인다. '박근혜 대세론의 앞날'을 짚으며 충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빨리, 과감하게 나서라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진단한 '박근혜 대세론의 앞날'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내년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는 41% 대 42%로 팽팽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야권 후보'의 대결에선 박 전 대표가 54%로 야권 후보 37%를 크게 앞서고 있는 데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었는데 "내년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후보가 기정사실로 굳어진 이상 내년 대선 승부는…50.5 대 49.5 승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 '조선일보'가 충고하는 박근혜 의원의 대처법은 뭘까? '조선일보'는 '발등의 불'과 '근본적인 문제'로 나눠 충고한다. '발등의 불'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과거처럼 국외자인 듯 처신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 선거를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위험부담을 걸머지고 뛰어들 것인지의 고민일 것"이라고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박 전 대표가 당내의 친이·친박 구도를 허무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 당을 하나로 만든 후 그 바탕 위에서 당 밖 보수 진영을 대동단결시키고 중간층까지를 끌어안는 정치적 대변신을 보여줄 것이냐"라고 한다.

나름 냉정한 현실진단이요 진지한 충고이지만 엇나갔다. 핵심을 잘못 짚었다.
▲ '안철수 돌풍'은 '박근혜 대세론'을 뒤엎을 수 있을까. ⓒ프레시안(손문상)

'조선일보'의 장황한 논설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무당파층을 누가, 어떻게 잡느냐 하는 문제인데 이 무당파층의 성격이 간단치가 않다. '조선일보' 스스로 내린 진단에 따르면 이 무당파층은 "박근혜 대세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권자층"이다.

왜일까? 왜 이 무당파층은 "박근혜 대세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그널까지 보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가재는 게 편'이고 '초록은 동색'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반MB 정서 속에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반MB 정서에 따라 박근혜 의원마저 외면하고 싶었으나 야권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무당파층 일부가 그나마 박근혜 의원에게 호의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안철수 원장이 등장하자 순식간에 '조건부 호의'마저 거둬버린 것이다.

무당파층이 내보이는 반MB 정서의 핵심은 불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면 경제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먹고사는 게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불만이다. 보수세력이 약장수의 만병통치약처럼 내다팔았던 성장담론이 민생을 호전시키는 데 아무 힘을 쓰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다. 무당파층이 내보이는 불만은 정치적 불만일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불만이다. 그래서 좌로 반클릭 이동했다. 무당파층은 좀 더 공정한 분배와 좀 더 확대된 복지를 요구한다.

이렇게 진단하면 이해가 한층 쉬워진다. 박근혜 의원이 지금까지 '국외자' 처신을 해온 연유를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가재'와 '게'는 '종'이 다르고, '초'와 '록'은 '색'이 다르다는 것을 무당파층에게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무당파층을 확보하기 위해 MB와 거리를 뒀던 것이고, '복지 밥상'에 수저를 얹은 것이고, 무상급식 프레임 하에서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 참여하기를 주저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외자' 처신을 던져버리라고? 한나라당의 구심점으로 우뚝 서라고? 보수진영을 대동단결시키고 중간층까지 끌어안으라고? 이는 이율배반이다. 스스로 대선의 관건은 무당파층 확보라고 해놓고서 무당파층의 정서에 반하는 처신을 하라고 주문한 점에서 모순이다.

물론 '국외자' 처신을 던져버리는 게 무당파층의 정서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박근혜 의원이 '국외자' 처신을 던져버리되 무당파층의 불만에 적극 호응하는 노선을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박근혜 의원이 이렇게 하면 보수진영 일각이 반발한다. 포퓰리즘과 기회주의를 운위하며 반발할 게 뻔하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당장 '조선일보'부터 그러지 않는가. 포퓰리즘 대항전선의 선봉에 서있지 않은가.

이러면 만사 끝이다. 박근혜 대세론은 다른 위기에 봉착한다. '조선일보'의 전망대로 내년 대선이 50.5 대 49.5의 승부가 될 것이 뻔하다면 보수진영 일각의 반발은 0.5%포인트 싸움의 향배를 가르고도 남을 만큼 크고 아프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2011-09-06

[김종배의 it] 안철수, '박찬종' 아니라 '문국현+α'다- 2011-09-06


'안철수 현상'을 제대로 보려면…

[김종배의 it] 안철수, '박찬종' 아니라 '문국현+α'다

기사입력 2011-09-06 오전 1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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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현상'에 대한 언론의 진단은 단편적이다. 일말은 보여주지만 전체는 보여주지 못한다.

그 단적인 예가 '박찬종'이란 잣대다. 1995년 서울시장에 나왔던 박찬종 씨의 경우에 '안철수 현상'을 대입하는 것이다. '안철수 현상'이 초반 돌풍을 이어가다 막판에 고꾸라진 박찬종 씨와 비슷한 궤적을 밟을지 아닐지를 전망하는 것이다. 언론의 이런 분석틀은 '안철수 현상'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는 데서 기인한다. 기성 정치에 대한 염증 차원으로 '안철수 현상'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박찬종 씨의 이른바 '무균질' 정치와 안철수 씨의 '반한나라 비민주'를 정치적 측면에서만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잘 볼 필요가 있다. '제3후보'는 박찬종 씨만 있었던 게 아니다. 멀리로는 정주영 씨와 그의 아들 정몽준 씨가 있었고, 가까이로는 문국현 씨가 있었다. 이들도 '제3후보'였다. 박찬종 씨 못잖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제3후보'였다.

이들은 박찬종 씨와 달랐다. 박찬종 씨가 '무균질' 정치를 내세워 정치개혁에 올인하다시피 한 반면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정주영·정몽준 씨의 '성장담론'을, 문국현 씨는 '공존담론'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달랐지만 정치 아이콘이 아니라 경제 아이콘을 앞세워 제3의 유권자층을 흡수했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 안철수 서울대 교수 ⓒ프레시안(자료사진)
안철수 씨에게도 이런 측면이 있다. 그가 안철수연구소를 세워 국내 굴지의 IT업체로 키웠다는 점, 아울러 그가 끊임없이 기업 생태계를 언급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존을 주장해왔다는 점이 그렇다. 안철수 씨는 대중들에게 정치적 성향 이전에 성공신화와 경제철학을 먼저 내보였고, 이를 통해 대중의 호응을 끌어낸 인물이다.

'안철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점을 같이 봐야 한다. '새 정치'에 대한 열망 못잖게 '새 경제'에 대한 열망이 같이 녹아있는 점을 봐야 한다.

이렇게 보면 '박찬종' 잣대는 반쪽짜리다. 그 잣대는 '새 정치'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새 경제'에 대한 대중의 열망까지는 재지 못한다. 따라서 첨가해야 한다. '박찬종' 잣대 외에 또 하나의 잣대를 추가해야 한다. 바로 '문국현' 잣대다. 닮아있다. 안철수 씨가 얘기하는 기업 생태계는 공정한 시장을 구축해 공존기반을 다지려 한다는 점에서 문국현 씨의 경제철학과 일맥상통한다.

그럼 어떨까? '박찬종' 잣대에다가 '문국현' 잣대까지 추가해 놓고 재면 안철수 씨의 미래에 대해 어떤 진단이 내려질까?

얼핏 봐선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 같다. 박찬종 씨나 문국현 씨나 결국은 기성 정치질서의 벽을 넘지 못했으니까 '안철수 현상' 역시 '반짝' 현상에 그치고 말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달리 볼 필요가 있다. '환경'을 고려하면 달리 볼 여지가 충분하다.

정치적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박찬종 씨가 대선에 도전한 1992년, 그리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1995년은 모두 3김정치 시대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김영삼·김대중 씨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다시 말해 고정 지지층의 충성도가 대단히 높았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그 때에 비해서는 고정 지지층의 충성도가 약화된 상태다. 정치적 틈이 더 벌어져 있는 것이다.

경제적 환경 또한 크게 바뀌었다. 문국현 씨가 출마했던 2007년 대선에서 대중은 성장담론을 앞세운 이명박 대통령에게로 쏠렸다. 문국현 씨의 공존담론에 호응을 보인 사람들은 전체 투표자의 5.8%, 상대적 진보층만이 표를 던졌을 뿐 제3의 유권자층 대부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로, 그의 성장담론에 쏠렸다. 하지만 파탄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성장담론은 집권 4년 동안 만신창이가 돼버렸다. 더불어 확산되고 있다. 나눔없는 성장이 갖는 허상이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면서 대중의 정서가 급속히 공정과 분배 담론으로 쏠리고 있다. 문국현 씨가 뛰었던 2007년에 비해 공존담론이 주효할 수 있는 바탕이 더 튼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씨가 박찬종 씨나 문국현 씨와는 다른 정치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나머지 하나의 요인만 해결한다면 그렇다. 제3후보, 제3세력이 갖는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대중적 의구심만 떨쳐내면 그렇다.

이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씨가 박원순 씨와 '개인적' 후보 단일화에 나선다고 한다. 이를 통해 '범야권'에 몸을 실을 공산이 크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마지막 장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안철수 씨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던 안 되던 '안철수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씨가 "응징" 대상으로 지목한 한나라당이 격분해 검증을 벼른다고 하니까 시련이 없지 않겠지만 어차피 이는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이 검증파고만 무사히 넘는다면 '안철수 현상'은 사그러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따라 '폭발'과 '잠복'의 차이만 보일 뿐.
/김종배 시사평론가 

2011-08-18

여권의 '동네북' 때리기와 야권의 '광' 팔기 [김종배의 it] MB의 '공생발전'은 전향? 정략?- 김종배, 2011-08-18.


여권의 '동네북' 때리기와 야권의 '광' 팔기

[김종배의 it] MB의 '공생발전'은 전향? 정략?

기사입력 2011-08-18 오전 10: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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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할 법도 하건만 여전히 낯설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며 '공생발전'을 내건 것도 낯설고, 한나라당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에서 대기업의 탐욕을 비난하며 전경련 해체까지 요구한 것도 낯설다.

이쯤 되면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걸고 부자감세를 실행하려 했던 이명박 정권의 어제를 되돌아보면 오늘의 모습은 천지개벽에 가까우리만치 극적이다. 그래서 낯설다.

괜찮다. 비록 변신이 극적이라 해도 그 방향이 옳다면 뭐라 탓할 필요가 없다. 굳이 어제를 들춰 오늘을 재단할 필요가 없다. 한데 께름칙하다. 이명박 정권의 극적인 반전이 전향적인 모습으로 비쳐지는 게 아니라 정략적인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래서 경계한다.

2007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파죽지세의 기세로 대선판을 휘저었다. '잃어버린 10년'을 운위하면서 분실물 영순위로 민생을 꼽았다. 지난 10년 동안 양극화가 심화되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며 그 책임을 김대중·노무현 정권에게로 돌렸다. 할 말이 없었다. 당시 여권은 '경제 대통령' 이명박 후보의 위세에 눌려 힘 한 번 쓰지 못했고, 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다섯 번의 대선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어떻게 될까? 내년 대선(총선 포함)에서도 이런 판이 짜이면 어떻게 될까? 이명박 정권 들어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다는 국민의 불만이 정권 심판으로 이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묻는 게 바보 같은 짓이다.

이명박 정권의 대기업 때리기는 이런 상황이 도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책인지 모른다. 정권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동네북' 매달기인지 모른다. 국민으로 하여금 '동네북'을 두드리게 함으로써 정권을 향해 분출될 불만과 분노를 희석시키려는 것인지 모른다. '동네북' 소리를 이명박 정권의 '친서민' 구호로 변주하려는 것인지 모른다.

집권 여당의 대기업 때리기는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야권이 재벌개혁 또는 시장개혁을 무기 삼아 대선판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복지담론에 한 발 걸쳐 야권의 '독점이윤'을 방지한 것처럼 재벌개혁 또는 시장개혁 담론에 '알박기'를 하려는 것인지 모른다.

▲ 8.15 경축사를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여권의 속내가 이렇다면 야권은 가늠자를 대는 수밖에 없다. 여권의 '동네북' 소리가 빈소리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총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재벌개혁 또는 시장개혁 담론에 각론을 담아 이명박 정권에 수용을 요구하는 것이다. 헛돌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 방안의 현실성을 따지고, 엄포 수준에 머물고 있는 연기금 의결권 행사 방안의 실천력을 따지는 즉자적 대응 수준을 넘어 야권 고유의 재벌개혁 또는 시장개혁 방안을 내놓고 여권에 수용을 요구하는 것이다. 재벌을 향해 삿대질을 할 게 아니라 재벌개혁 담론을 정치 프레임으로 짜서 여권의 동참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결정된다. 여권이 수용하고 동참한다면 재벌개혁 또는 시장개혁에 가속도를 붙이게 되고, 여권이 거부한다면 '동네북' 소리가 빈소리임을 만천하에 알리게 된다.

야권으로선 밑질 것 없는 꽃놀이패이건만 패를 만지작거리는 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여권의 '동네북' 때리기에 추임새를 넣으며 '광' 팔려는 어지러운 행보만 그을 뿐….

* 이 글은 '미디어토씨'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김종배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