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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9

조남호 저격수로 '빛난' 정동영의 눈물- 정웅재// 민중의 소리, 2011-08-19, 14:04:46



조남호 저격수로 '빛난' 정동영의 눈물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ㅣ 입력 2011-08-19 12:46:32 / 수정 2011-08-19 14:04:46

눈물 흘리는 정동영 최고위원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눈물 흘리며 있다. ⓒ김철수 기자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오전 질의에서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게 김주익 지회장, 곽재규 조합원, 박창수 위원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아냐"고 물었다. 모두 한진중공업 조합원으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고공농성 등을 하다 숨지거나 의문사를 당한 한진의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조남호 회장은 "모른다"고 답했다. 청문회장에서 2003년 김주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영상을 보여준 후, 정동영 의원은 "이 분들은 증인이 죽인 사람이다. 이 사람들이 원래 죽을 운명이었냐. 증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있을 사람이다. 유족에게 한 번이라도 사과했냐"라며 "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 한 말씀해보라"고 말했다. 

조남호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동영 의원은 "증인, 사람을 죽이지 마세요. 기업을 왜 합니까? 사람 죽이지 말라고요. 해고는 살인입니다. 증인은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서 해고가 무엇인지 몰라도 해고는 살인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익을, 곽재규를, 박창수를 아는 이들 가슴 먹먹하게 한 질의

가슴속에 맺힌 것을 뱉어내는 듯 했다. 눈에는 눈물도 고였다. 정 의원의 질의는 김주익을, 곽재규를, 박창수를 아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19일로 226일째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은 "조남호 회장이 이들을 모른다고 했을 때 크게 절망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기자도 정동영 의원의 질의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다. 2003년 초짜 기자 시절, 그해는 유독 분신하고, 죽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두산중공업 배달호, 한진중공업 김주익, 곽재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이용석, 세원테크 이해남 등. 당시 사회부에 있으면서 창원으로, 부산으로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취재하고 다녔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는 며칠을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취재를 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이 준비한 동영상을 보면서, 질의를 들으며, 당시 만났던 노동자들의 깊은 주름이, 굳은살 박힌 거친 손이 눈 앞에 아른 거렸다.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정동영 의원의 질의가 전파를 탄 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십건의 댓글이 달렸다. 정동영 의원이 처음 노동쪽 이슈에 천착할 때 "쇼 아니냐", "얼마나 가겠냐"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를 지켜 본 한 네티즌은 "처음엔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쇼라고 했을지라도 그 쇼가 계속 이어져 오늘 같은 청문회까지 이끌어낸다면 더 이상 쇼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는 소회를 남겼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정 의원의 오랜 고생이 진심에 기초한 행동이었음을 믿는다. 사람이 쇼로 일년이고 이년이고 계속하긴 웬만한 결심이 없으면 어렵다. 그는 확실히 민중의 편, 진보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좌초하지 말고 그 결심 계속 간다면 더 큰 신뢰를 얻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곽재규 열사 사진을 보여주면 질의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알리지 않고 신경 쓰는 노동현안도 많아"

정동영 의원의 이날 청문회 질의는 그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과 소통하고 호흡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평가다. 정 의원은 한진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알리지 않고 다니는 노동 일정도 많다"고 한다. 

올 봄 부당하게 해고당한 고신대 청소용역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구속돼 있는 한상균 지부장의 가족 면회를 주선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한나라당 환노위원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을 때,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청문회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한진중공업 가족들을 만나면서 "여러분들을 위한 퀵서비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는 거였다. 그는 "힘 닿는데까지 청문회 성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가족들에게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18일 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인 정리해고 문제에 있어서 조남호 회장은 "무급휴직 수용 불가", "정리해고 철회도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었다. 

정동영 의원은 1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나쁜투표거부 서울시당 대책위 연석회의에서 "어제 조남호 회장의 정리해고 부당성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할 것 없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부당하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재벌 총수의 독단적 황제경영의 행태 속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끝까지 거부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어제 청문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 버렸다. 민주당이 주축이 되고 야5당이 결합해 2차 청문회, 그리고 정기국회의 국정조사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 30면 | 입력시간: 2011-08-19 [10:59:00]

눈에 띄는 정동영… 치밀한 준비로 청문회 주도- 박홍두// 경향, 2011-08-18 23:57:08

눈에 띄는 정동영… 치밀한 준비로 청문회 주도

ㆍ심상정 “놀라운 변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58)의 ‘역투’가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뿜어져 나왔다.

오전 질의부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60)을 향해 강한 눈길을 줬다. 그가 질의할 때마다 조 회장은 시선을 피했다. 정 최고위원은 “나를 똑바로 보고 얘기하라. 읽지 말고 보고 답변하라”며 압박했다.

조 회장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던 정 최고위원은 동영상 한 편을 틀었다.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곽재규 한진중공업 조합원 등의 장례식 영상과 유가족들의 오열이 담긴 영상이었다.

김진숙 위원과 통화 시도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상영이 끝난 뒤 정 최고위원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는지 울먹였다. 그는 “이분들이 바로 증인(조남호 회장)이 죽인 사람이다. 회장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얘기해봐라”고 따져 물었다. 조 회장도 기세에서부터 눌려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225일째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청문회장에서 전화로 연결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그가 특유의 순발력을 발휘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 사람(김진숙 지도위원)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조남호 증인 손에 달렸다”며 휴대전화를 마이크 앞에 갖다댔다. 한나라당 환노위 의원들은 즉각 “뭐하는 짓이냐, 쇼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정 최고위원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올라간 김씨를 왜 두려워하느냐. 뭐가 그렇게 두렵나”며 호통쳤다. 결국 10분간의 정회 사태로 이어졌다.

정 최고위원은 올해 초 국회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로 옮긴 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매달려왔다. 그는 주변에 “재수할 때도 밤샘을 한 적이 없는데 한진중공업만 가면 밤을 새운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청문회 직전엔 “정치 생명을 모두 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정 최고위원이 노동·복지 문제에 천착하는 것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현장인 부산을 10차례 이상 찾아가 김 지도위원과 정리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해 뛰었다. 희망버스에 올라탔고, 반값 등록금 집회에 가서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스팔트 투쟁가’인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고문은 “저렇게 달라질 수 있나”며 놀라워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11-08-18 22:00:50수정 : 2011-08-18 23:57:08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그리고 전략적 지역주의 [손호철 칼럼] 문재인 뜨고 손학규 지는 진짜 이유는…- 2011-08-17, 11:52:05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그리고 전략적 지역주의

[손호철 칼럼] 문재인 뜨고 손학규 지는 진짜 이유는…

기사입력 2011-08-17 오전 11: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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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뜨고 있다. 왜 문재인 이사장은 갑자기 부상하고 있는가? 이에 기여한 요인들은 여럿 있다.

'친노의 적자'로 인식되어 온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 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한데 이어 4월 재보궐선거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우경적 노선과 지도력 부재로 분당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지율이 하락함으로써 야당지지자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문 이사장이 책을 내고 정치적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노에 따라다니던 "싸가지"라는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그가 그동안 보여준 절제와 클라스(격) 역시 그의 인기의 한 요인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의 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요인, 즉 보다 근본적인 한국정치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1997년 대선이후 나타난 지역주의의 변화이다. 즉 '전략적 지역주의'로의 변화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1997년 대선을 출발점으로 2002년 대선을 거치면서 한국의 지역주의는 "우리가 남이가"하는 '정서적 지역주의', '원초적 지역주의'로부터 상대지역 후보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전략적 판단이 지배하는 '전략적 지역주의'로 고도화됐다.

1997년 대선. 나중에 한나라당으로 이름이 바뀐 신한국당의 경선과정에서 정통 TK(대구, 경북)세력인 이수성 전 서울대총장은 영남후보를 내세워야 이긴다는 '영남후보 필승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영남 대의원들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원초적 지역주의에 기초해 이수성을 지지한 것이 아니었다. 대신 충남 예산 출신의 이회창의 손을 들어줬다. 그가 전략적으로 김대중을 이기기에 유리한 후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0년 총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시민운동이 주도한 낙선운동을 이용해 대구의 김윤환으로부터 부산의 김광일, 서석재 등 민정, 민주계의 거물 정치인들을 모두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그러자 이들은 탈당을 해 영남의 거물들을 총집합한 일종의 '영남당'인 민국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국당은 영남에서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영남의 유권자들은 충남출신의 이회창이 이끄는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에게 던진 표가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것처럼 민국당을 지지하는 것은 결국 김대중 정권을 도와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인제 학습효과'에 의해 전략적 지역주의가 더욱 고도화된 것이다.

2002년 대선.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호남은 지역정치인인 한화갑 대신에 노무현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어줬다. 노 후보가 자신들의 표 이외에도 영남의 표를 가져와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략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97년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영남이 이회창을 지지했듯이 전략적 지역주의를 보여준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대표가 한나라당의 핵심정치인으로 2007년 대권경쟁에까지 나섰다가 도저히 가능성이 없자 당을 옮긴 '한나라당 경선 낙오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정동영, 정세균 전 대표를 누르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민주당 지지세력의 전략적 지역주의 때문이다. 물론 대선 패배 후 정계복귀를 하면서 전주로 지역구를 옮겨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의원의 패착, MB 정권하에서 우경화된 노선으로 MB정부의 독선을 견제하기 못한 정세균 전 대표의 무능이 간접적으로 손 대표의 승리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승리에는 정동영, 정세균 후보가 호남출신으로 타지역 표를 끌어오는데 한계가 있는 반면 손 대표는 호남이외에 수도권표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민주당 지지층의 전략적 지역주의가 가장 중요하게 작동했다. 특히 올 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가 분당에서 승리하면서 손 대표의 인기는 전략적 지역주의의 기대를 모으면서 급상승세를 탔다. 즉 손 대표가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호남을 비롯한 민주당의 핵심지지자들의 가슴 깊숙이에는 여전히 '한나라당 경선 낙오자'라는 손 대표의 경력에 대한 찜찜함이 숨겨져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손 대표에 대해 "가지는 가지로 남아야지 가지가 줄기가 되려고 하면 나무는 넘어지게 되어 있다"고 비수를 들이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발언이 대표적인 예이다. 게다가 손 대표는 주요 사안에서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우경적 노선으로 손 대표에게 갖고 있는 민주당 핵심 지지자들의 의구심을 풀어주는데 실패했다.

한마디로, 정동영, 정세균 의원과 같은 민주당의 적자의 경우 지역주의에 의해 표의 확장에 한계가 있고 손 대표의 경우 수도권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략적 지역주의에 기초해 지지를 하면서도 그의 한나라당 경력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 다수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일 것이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프레시안(김하영)

그런데 최근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바로 문재인 카드다. 문 이사장은 PK(부산, 경남)의 민주화운동의 중심인물이다. 따라서 노무현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이외에도 PK의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등 이명박 정부의 여러 실정에 의해 PK의 한나라당 지지현상에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사실 PK는 박정희 정권을 무너트린 1979년 부마항쟁이 보여주듯이 1990년 3당통합 이전에는 기본적으로 민주세력이었다). 즉 전략적 지역주의라는 면에서 그는 민주당의 지지자들의 지지를 끌어 모으고 있다. 게다가 민주화운동, 재야 변호사,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손 대표처럼 정통성 시비가 걸릴 것이 전혀 없다.

결론적으로, 전략적 지역주의에 기초해 손 대표를 지지하면서도 손 대표의 전력 때문에 찜찜해하던 사람들이 문재인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문 이사장의 인기는 1) 기본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지역주의와 2) 문 이사장이 그 동안 전략적 지역주의의 수혜자였던 손학규 대표와 달리 정통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기초해 있다.

물론 앞으로 대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 특히 문 이사장이 민주당을 포함한 반MB 진영의 대권주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는 모두들 지적하듯이 1) 2012년 총선에서 PK지역에서 문 이사장이 이끄는 민주화세력이 어떤 성적을 보여줄 것인지, 2) 문 이사장이 과연 험한 정치판에서 권력욕을 가지고 이전투구를 이겨내고 나아갈 수 있을지, 3) 문 이사장이 어떤 콘텐츠로 무장하고 정치판에 뛰어 들 것인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의 인기가 1) 전략적 지역주의와 2) 문 이사장이 전략적 지역주의의 수혜자였던 손학규 대표와 달리 정통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기초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인기가 단순한 일시적인 거품이 아니라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그의 기반이 PK라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그가 민주당과 반한나라당 세력이 PK에 기반을 내리게 하는데 성공할 경우 한나라당의 핵심기반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카드의 파괴력은 손학규 카드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남이가" 하는 원초적 지역주의가 지배하던 3김시대와 달리 전략적 지역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정동영, 정세균 의원과 같은 호남출신의 정치인들의 경우 대권주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호남출신이라는 것이 장애로 작동하는 역설을 경험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세균 의원의 경우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여론조사들이 잘 보여주고 있듯이 정 의원 자신이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정동영 의원의 경우 호남출신이라는 핸디캡에다가 전주출마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그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목할 것은 그가 김대중, 노무현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담당했던 정치인 중 가장 확실하게 이들 정권의 반민중적인 신자유주의정책에 대해 자기반성을 하고 진보적 노선으로 변신한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같은 행보를 통해 진보적 지지층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내일신문]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문재인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변수는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반한나라당 야권대통합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어떤 방식이든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국민참여당과 같은 자유주의(개혁) 진영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진영을 포괄하는 반한나라당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이 진보적 행보를 통해 진보세력의 신뢰를 축적해 감으로써 반한나라당 단일후보 선출과정에서 민주당의 진보블럭의 대표주자로서 민주당내에 자신이 갖고 있는 지지기반 이외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진영의 지지를 얻어내 '호남정치인'이라는 핸디캡을 상쇄할 수 있다면 그에게도 기회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략적 지역주의,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이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학)

2011-08-18

손학규의 길, 정동영의 길- 정장열// 주간조선, [2166호] 2011-07-25


손학규의 길, 정동영의 길

손학규
‘진보통합·중도강화’ 두 토끼 노리되 전통적 지지층 복원에 방점 당원들은 본선 경쟁력으로 선택할 것

정동영
“진보 못 잡으면 중도도 놓친다” ‘좌클릭’으로 정치노선 선회 진보 선명성 경쟁에서 선점 노려

‘희망버스’·대북 문제·한일관계 등 사사건건 충돌
차기주자 본격 행보 시작되는 11월 전당대회가 기점
▲ 지난 7월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왼쪽)이 굳은 표정으로 나란히 앉아 있다. 이날 두 사람은 햇볕정책을 둘러싸고 얼굴을 붉히는 논쟁을 벌였다.photo 조선일보 DB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손학규(64) 대표와 정동영(58) 최고위원 간의 충돌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즘 두 사람이 심심치 않게 충돌하는 게 단순한 의견 대립을 넘어 가치관의 충돌, 민주당의 비전과 전략에 대한 차이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차기주자로서의 본격 행보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민주당 당헌 당규는 ‘대선 1년 전 예비주자의 당직 사퇴’를 규정하고 있다. 차기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한 두 사람이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대선 전략과 당의 정체성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손학규의 길과 정동영의 길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른 것일까.
   
   두 사람이 맞부딪친 것은 이미 여러 차례다. 대부분 ‘좌클릭’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이 선명성을 앞세우며 손 대표를 몰아세우고, 손 대표가 여기에 맞서거나 일침을 가하는 양상이었다. 가장 최근에 주목을 받은 갈등은 한진중공업 사태를 둘러싸고서였다. 정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30일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에 당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김씨의 농성 200일이 되는 7월 24일 85호 크레인 앞에서 회의를 개최할 것도 요구했다. 
   
   이에 대한 손 대표의 반응은 ‘난 희망버스를 타지 않겠다’였다. 손 대표는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된 민주당 입장은 간명하다.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경찰의 강제진압과 회사 측의 용역 동원을 적극 반대한다”면서도 “앞으로 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함께 호흡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기는 현장에서 빠지겠다는 것이었다. 손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투쟁’을 앞세운 정 최고위원을 겨냥한 듯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투쟁과 함께 항상 대화와 타협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한다. 상생을 도모하고 화합을 도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나는 당의 대표로 투쟁과 대화의 가운데서 그 중심을 잡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칙있는 포용정책” vs “식량·비료 지원하자”
   
   두 사람은 대북 정책을 놓고서도 공개 석상에서 충돌했었다. 역시 정 최고위원이 선공을 했다. 그는 지난 7월 1일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손 대표가 지난 6월 일본 방문 시 제시한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문제삼았다. 정 최고위원은 “‘원칙 있는 포용정책’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말”이라며 “마치 우리의 포용정책, 햇볕정책이 원칙이 없는 포용정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원칙 없는 포용정책은 종북 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북한의 세습체제나 핵개발을 찬성하고 지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당시 정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종북 진보’라는 말을 쓰자 “대단히 유감스러운 표현”이라며 발언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발언 수위에서 보듯 대북관과 대북정책은 두 사람 간의 가장 큰 갈등 요소로 비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7월 1일의 충돌 이후에도 두 사람은 다른 자리에서 자신의 대북관을 피력하며 상대방을 계속 겨냥했다. 정 최고위원은 7월 3일 열린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 2012’ 출범식에서 “굶어죽지 않을 권리, 치료받아 죽지 않을 권리 등 북한 동포들의 원초적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식량 및 비료 지원을 재개하는 것이 지난 10년간 포용정책이 갔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권과 핵, 미사일 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손 대표와 다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손 대표도 이날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출범 5주년 행사에서 “경기지사로 있을 때 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햇볕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경기도에서 평화축전도 개최했다”며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해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함께 번영하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 관계에도 대립각
   
   이밖에도 두 사람은 미국·EU와의 FTA 체결 등의 주요 정책, 심지어 한·일 관계에서까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강창일·문학진·장세환 의원 등 독도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5월 러시아와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쿠릴열도를 방문해 간접적으로 독도 문제에 대한 항의 표시를 한 것을 옹호하는 입장인 반면, 손 대표는 지난 6월 일본 방문 시 민주당 의원들의 남쿠릴열도 방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일본 국민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은 듣고 있다” “이분들의 북방영토 방문은 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개인적 행동이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두 사람 간의 충돌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정동영 최고위원의 ‘좌클릭’이다. 충돌의 발단이 정 최고위원의 문제제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정 최고위원의 ‘좌클릭’ 자체가 길게 보면 그의 노선과 철학의 변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작년 6월 ‘담대한 진보’를 들고나오며 ‘좌클릭’을 공식화한 정 최고위원은 지난 대통령선거에 대통령 후보로 나와 실용주의와 중도노선을 걸었다. 중산층을 복원해 중도를 공략하겠다는 것이 지난 대선에서 그의 기본 전략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배제의 정치” “편가르기의 정치”라며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야권 대통합도 차기주자 선출 변수
   
   그런 그가 담대한 진보를 통해 어떻게 보면 ‘소수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정치적 대선회라 볼 수 있다.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정 최고위원의 측근들은 변화의 기본 배경으로 지난 대선 실패의 경험을 든다. 한 측근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기대했던 중도표의 이탈을 목격했다. 진보 성향의 중도표조차 우리를 찍지 않고 기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권자 동원에 실패했고, 한 마디로 기본도 못했다. 결국 진보를 다지지 않고는 중도표도 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중간표는 어차피 응집력이 약하고 대세론에 영향을 받는다. 중간표 공략보다는 진보를 다져 중도까지 불을 붙일 수 있는 발화점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차기주자로서 내년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 측근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과 염증이 야당표의 동력이 될 내년 대선에선 진보적 가치에 대한 선명성 경쟁이 야권의 주요 흐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본선에서는 선명성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지만 적어도 경선에서는 진보적 가치를 선명하게 앞세우는 게 당원들에게 먹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이 요즘 민노당·진보신당 등과의 통합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 것 역시 이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야권 대통합은 한나라당의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드는 필수 전제이면서도 동시에 야권 차기주자 선출에서도 영향을 미칠 요소임은 분명하다. 만약 민주당 외곽의 좌파·진보 정당들이 지분을 갖고 범야권 단일 주자 선출에 나서는 상황이 올 경우 진보 선명성 경쟁에서 일찌감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게 중요해진다. 이런 전략들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손학규 대표를 겨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손 대표 측 “도발에 말려들 필요없다”
   
   정 최고위원 측에서는 이런 변화가 단순히 정치 공학이나 득표 테크닉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철학의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낳은 직접적 계기는 정 최고위원이 대선 패배 후 미국에 체류할 때 겪은 금융위기였다고 한다. 당시 미국 금융위기가 몰고온 중산층의 몰락과 양극화 심화 등을 목격하면서 신자유주의의 근본적 한계를 절감했고 ‘역동적 복지국가론’을 구상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 패배 후인 2008년 7월 미국으로 갔다가 2009년 3월 귀국해 4월 재보선을 통해 정계에 복귀했다.
   
   그의 변화의 변은 작년 8월 자신이 직접 쓴 ‘정동영의 반성’이라는 글에 상세히 소개돼 있기도 하다. 그는 이 글에서 “참여정부가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을 때에도 문제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지 못했다”며 “차기 대선에 대한 욕망 때문에 몸을 사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유화, 민영화, 규제 완화, 노동 유연화의 10년을 거치면서 비정규직은 850만명으로 늘어났고 600만명의 자영업자와 400만명의 농민들이 몰락의 위기에 내몰렸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대한 진보의 길을 뚜벅뚜벅 걷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원과 함께 민주당을 ‘진보적 민주당’으로 변화시켜 꿈을 실현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의 전략과 노선 변화에 대해 손학규 대표 쪽에서는 일단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지난해 11월 영입한 이철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어차피 중도층에서의 경쟁력이 제로로 떨어진 상태 아니냐”며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진보 쪽에서 승부수를 던져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 측에서는 정동영 최고위원에 일일이 맞서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일종의 곤혹스러움을 표시하고 있다. 당내 차기 경쟁에서 당 대표로서 유리한 입장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정 최고위원과 일일이 맞설 경우 상대방에게 괜한 부력(浮力)만 보태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측근 의원은 “정동영 최고위원의 경우 지난 대선을 통해 이미 심판이 끝난 것 아니냐”며 “그의 도발에 일일이 말려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양다리 걸치기?
   
   ‘진보’에 올인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의 전략이 일종의 ‘원 트랙’ 노선이라면 손 대표는 이와 비교해 ‘투 트랙’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말이다. 손 대표의 경우 진보통합과 중도강화의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철희 부위원장은 “정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중도층이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않지만 손 대표는 중도층에서 인물 소구력이 강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어차피 이슈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중도층의 선택 기준이 인물에 있다고 보면 손 대표는 충분히 중도층에서 먹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의 대명제인 진보통합도 놓칠 수 없는 과제지만 중도강화 역시 우리로서는 놓칠 수 없는 과제”라며 “일종의 양다리 걸치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을 모두 가져가야 손 대표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승리한 1997년과 2002년 대선의 경우 결국 DJP 연합과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대표되는 중도포괄 전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2년 대선에서도 여전히 중도강화는 승부처라는 것이다. 당내 차기주자 경선에서 이념적 선명성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정동영 최고위원 측의 전망에 대해서도 손 대표 측은 “당원들은 결국 대선 경쟁력을 보고 표를 던진다”며 “이념적으로는 중도, 연령적으로는 3040세대,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중원에서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해 차기 대선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희망버스 vs 민생탐방
   
   손 대표 측도 진보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 최고위원 쪽과는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야권 통합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담합이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해 모든 정당이 구태를 털어내는 자기혁신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손 대표의 생각”이라며 “예컨대 민노당은 (통합을 위해서는) 반(反)대중적인 구태를 털어낼 필요가 분명 있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정체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해서 합칠 경우 대중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 측근은 “손 대표로서는 (통합이 안돼도) 손해볼 게 없다”는 말도 했다.
   
   손 대표는 진보통합보다는 사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 복원, 당 자체를 바로세우는 것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말이다. 이철희 부위원장은 “민주당은 지난 몇 번의 패배로 쇠락했고 지지자를 담아내는 컨테이너 기능이 망가졌다”며 “이를 바로잡아 전통적 지지층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3차 희망버스’ 탑승을 거부한 손 대표가 7월 13일 ‘동고동락 민생실천’ 발대식을 갖고 8월까지 2차 민생 탐방에 들어간 것도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과 함께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손 대표의 어정쩡한 ‘투 트랙’ 전략이 FTA 등 진보층이 반발하는 대형 이슈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진보와 중도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학규와 정동영 두 사람의 노선 차이는 오는 11월 전당대회부터 본격적으로 맞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이 차기주자로 나설 경우 대리전 양상이 될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당원들은 2012를 향한 선택지를 처음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2166호] 2011-07-25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166100004&ctcd=C03
출처: 

정동영, ‘변화’인가 ‘변신’인가 ‘선명성 부각’ 당내 엇갈린 시선 혼재- 김기성, 심나영// 이투데이, 2011-07-29 11:00:00


최종입력시간 : 2011-07-29 11:00:00
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한 진정성 있는 변화인가, 대권주자로서의 차별화를 위한 정략적 변신인가. 최근 진보정당 대표를 방불케 할 만큼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바라보는 당내 엇갈린 시선이다.
재재협상을 넘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원안까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강경론, 햇볕정책을 한 획도 고칠 수 없다는 계승론, 보편적 복지와 경제 민주화 주창론, 한진중공업 사태에 앞장선 수호론 등은 지난 열린우리당 시절 개혁과 실용 논쟁에서 실용 노선을 이끌던 과거 행보와는 분명 대조적이다. 본지는 28일과 29일, 양일에 걸쳐 당내 각 진영의 입장을 구했다.
우선 손학규 대표 측의 입장은 상이했다. 신학용 의원은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름 당의 경쟁력을 높여가는 것”이라면서도 “개인적 욕심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손 대표를 강하게 압박한 일련의 발언에 대해선 “손 대표도 공격받으며 무장하게 된다”면서 “격려의 싸움”이라고 평했다. 차영 전 대변인은 “처음엔 보이기 위한 행동인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정성이 느껴졌다”면서 “대선후보로서의 욕심보다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표실 관계자는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데 당대표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 같다”며 “내면을 들여다보면 변화가 아닌 변신”이라고 단정했다.
정세균 최고위원 측은 판단을 유보했다. 최재성 의원은 “그간 각을 많이 세워서 더 이상 말을 하기 어렵다”며 말문을 닫았고, 노영민 의원은 “진정성인지 정략성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으로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정 의원은 “진정성은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의원들도 있지만, 한진 사태에 그렇게 관심을 갖고 매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고 평했다. 반면 친노 진영에선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정동영이란 사람을 몰라서 그렇다”며 “철학과 가치는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황태자’에서 ‘배신자’로 돌아섰다는 낙인과 이로 인한 불신이 짙게 배여 있었다.
비주류 연합체인 ‘민주희망 2012’(구 쇄신연대) 소속의 장세환 의원은 “같은 편에 있어도 비판적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고, 문학진 의원은 “딱히 변화, 변신으로 단정 짓기보다 두루 혼재돼 있는 것 같다”며 “작전상의 변신이라는 지적도 많이 받고 있다.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본인의 행보가 일관성을 갖느냐에 따라 평가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줄곧 진보의 삶을 살아왔다고 자평하느냐’는 질문에 “2007년과 비교해 내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 때 신자유주의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진보는 이제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심나영 기자(kisung0123@etoday.co.kr)

정동영 ‘변화보다 안정’ 주도- 김광호// 경향신문, 2004-04-28 18:38:33

정동영 ‘변화보다 안정’ 주도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찾기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태풍의 눈은 바로 ‘실용주의’다.

2박3일간의 당선자 워크숍을 관통한 ‘개혁 대 실용’의 팽팽한 긴장은 28일 정동영 의장의 ‘실용적 개혁정당론’과 함께 지도부의 기선제압으로 매듭지어졌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정의장식 실용주의가 의원들간의 본질적인 이념적 간극은 좁히지 못한 채 ‘개혁 후퇴’로 비치면서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실체와 배경=정의장이 주창한 ‘실용주의’는 ‘민생’ 우선의 다른 표현으로 보인다. 당의장 당선후 재래시장과 중소기업, 농가 등 민생현장을 돌며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분배”라고 강조해온 ‘경제중심정당’ ‘선 성장 후 개혁론’이 뿌리다.

따라서 민생우선은 결국 당장 피부에 와닿는 것을 의미하며 본질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일단 곳간에 곡식이 그득해야 인심이 난다’는 논리다.

열린우리당을 “가장 비시장 경제적인 정당”으로 꼬집은 이계안 당선자나 “민생·경제가 새 정치”라고 외친 정덕구 민생경제특별본부장 등 정의장이 직접 영입한 경제통들이 이론적 틀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홍재형, 강봉균, 김진표, 조성태, 이근식 등 당내 관료출신 그룹과 채수찬, 이상경, 김재홍, 김한길 당선자 등 당내 중도성향의 그룹이 추동세력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실용주의가 정체성 논쟁과 관련, ‘탈이념’의 상징이란 점이다. “유럽에서도 이념정당이 쇠퇴하고 있다” “정당의 이념을 규정해 급변하는 21세기에 융통성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시대착오적이다”라는 정의장의 이날 발언들은 탈이념의 근거들이다.

이는 ‘개혁=이념=소란스러움’이란 인식이 깔린 것이고, 따라서 변화 과정에서 필연적인 진통을 최대한 뒤로 미루거나 피해가겠다는 의도다.

◇문제점=정당의 정체성으로 실용주의라는 노선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보수도 실용주의적일 수 있고, 진보도 실용주의적일 수 있다. 실용은 특정 사안을 대하는 태도이지 당의 노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의장의 실용주의가 개혁후퇴로 비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큰 화두들에 대해 ‘대증요법’에 의존한다는 의미로 읽히는 까닭이다. 당장 김원웅 의원은 “정의장의 탈이념·실용주의 노선은 보수정당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이념 실현을 위한 실용주의적 변용은 있을 수 있지만 비판을 피하려 이념을 부정하는 것은 ‘철학의 빈곤’”이라고 직공했다.

실제 정의장이 이날 실용주의 정당의 모델로 거론한 미국 민주당의 사례는 이런 비판에 힘을 싣는다.

정의장은 “미국 민주당은 정책적 스펙트럼이 넓고 선거때마다 후보들과 당원들이 협상을 통해 정강정책을 정하는 전형적인 실용정당”이라고 소개했다. 실용성을 앞세워 그때 그때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정의장의 “기업 규제철폐 정책은 서구의 입장에서 보면 보수가 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진보일 수도 있다”는 발언도 결국 이런 상대주의의 연장선이다. 당내에서 “실용주의는 노선이 아니다” “그런 민생이라면 한나라당이 더 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김광호기자〉


입력 : 2004-04-28 18:3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