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심상정 “놀라운 변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58)의 ‘역투’가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뿜어져 나왔다.
오전 질의부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60)을 향해 강한 눈길을 줬다. 그가 질의할 때마다 조 회장은 시선을 피했다. 정 최고위원은 “나를 똑바로 보고 얘기하라. 읽지 말고 보고 답변하라”며 압박했다.
조 회장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던 정 최고위원은 동영상 한 편을 틀었다.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곽재규 한진중공업 조합원 등의 장례식 영상과 유가족들의 오열이 담긴 영상이었다.
상영이 끝난 뒤 정 최고위원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는지 울먹였다. 그는 “이분들이 바로 증인(조남호 회장)이 죽인 사람이다. 회장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얘기해봐라”고 따져 물었다. 조 회장도 기세에서부터 눌려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225일째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청문회장에서 전화로 연결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그가 특유의 순발력을 발휘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 사람(김진숙 지도위원)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조남호 증인 손에 달렸다”며 휴대전화를 마이크 앞에 갖다댔다. 한나라당 환노위 의원들은 즉각 “뭐하는 짓이냐, 쇼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정 최고위원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올라간 김씨를 왜 두려워하느냐. 뭐가 그렇게 두렵나”며 호통쳤다. 결국 10분간의 정회 사태로 이어졌다.
정 최고위원은 올해 초 국회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로 옮긴 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매달려왔다. 그는 주변에 “재수할 때도 밤샘을 한 적이 없는데 한진중공업만 가면 밤을 새운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청문회 직전엔 “정치 생명을 모두 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정 최고위원이 노동·복지 문제에 천착하는 것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현장인 부산을 10차례 이상 찾아가 김 지도위원과 정리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해 뛰었다. 희망버스에 올라탔고, 반값 등록금 집회에 가서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스팔트 투쟁가’인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고문은 “저렇게 달라질 수 있나”며 놀라워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58)의 ‘역투’가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뿜어져 나왔다.
오전 질의부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60)을 향해 강한 눈길을 줬다. 그가 질의할 때마다 조 회장은 시선을 피했다. 정 최고위원은 “나를 똑바로 보고 얘기하라. 읽지 말고 보고 답변하라”며 압박했다.
조 회장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던 정 최고위원은 동영상 한 편을 틀었다.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곽재규 한진중공업 조합원 등의 장례식 영상과 유가족들의 오열이 담긴 영상이었다.
| 김진숙 위원과 통화 시도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
정 최고위원은 또 225일째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청문회장에서 전화로 연결했다. 방송기자 출신인 그가 특유의 순발력을 발휘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 사람(김진숙 지도위원)을 살리고 죽이는 것은 조남호 증인 손에 달렸다”며 휴대전화를 마이크 앞에 갖다댔다. 한나라당 환노위 의원들은 즉각 “뭐하는 짓이냐, 쇼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정 최고위원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올라간 김씨를 왜 두려워하느냐. 뭐가 그렇게 두렵나”며 호통쳤다. 결국 10분간의 정회 사태로 이어졌다.
정 최고위원은 올해 초 국회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로 옮긴 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매달려왔다. 그는 주변에 “재수할 때도 밤샘을 한 적이 없는데 한진중공업만 가면 밤을 새운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청문회 직전엔 “정치 생명을 모두 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정 최고위원이 노동·복지 문제에 천착하는 것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현장인 부산을 10차례 이상 찾아가 김 지도위원과 정리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해 뛰었다. 희망버스에 올라탔고, 반값 등록금 집회에 가서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스팔트 투쟁가’인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고문은 “저렇게 달라질 수 있나”며 놀라워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11-08-18 22:00:50ㅣ수정 : 2011-08-18 23: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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