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994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영변 핵 시설 북폭계획을 말리지 않았으면 지금쯤 한반도는 비핵화됐을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25일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클린턴의 북폭 계획을 말린 것을 아쉬워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미국 폭로전문 사이트 가 5일 주한 미 대사관의 본국 보고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1차 북핵 위기 때 클린턴 행정부의 북폭 계획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저지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본인이 이를 후회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사실이다.
이 전문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신뢰할 수 있을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프로세스가 중요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에 대해 비관론을 피력했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피력했다.
이 모임에서 김 전 대통령은 80대 나이를 무색하게 국내 정치문제에 관한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며 2시간에 걸친 오찬모임이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다고 전문은 전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내정치 문제에 잘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친박연대와 무소속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영입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도 "박근혜와의 타협은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이 바라는 개혁입법안을 국회 통과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쪽 한 인사는 와 전화통화에서 "북폭을 막은 걸로 끝나야지 위키리크스 폭로에 별 의미를 두어선 안 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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