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7

수염깎은 박원순 “추석뒤 출마회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불출마와 자신에 대한 지지선언을 끌어낸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7일부터 서울시장 예비후보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어제 밤 수염깎은 제 모습입니다." 그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원순닷컴(wonsoon.com) 사이트와 트위터에 면도를 한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원순닷컴 사이트는 접속자가 많아 오후 한 때 접속이 중지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고인이 가장 많이 상담을 받은 변호사' 자격으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씨 노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 그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 올라 있는 상황은 전태일 열사의 분신 때와 다를 바 없다"며 "고인이 이 땅에 뿌리내리게 한 민주주의와 사람사는 세상에 대한 소명의식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추도사를 마친 뒤엔 기자들과 만나 "생각을 정리해 추석 이후 정식으로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된 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참모들은 '박 변호사가 기자회견 전까지는 서울시정에 대한 구상과 공약을 다듬고, 민주진보 진영의 인사들과 시민운동가 출신들을 잇달아 만나며 범야권 단일후보로서 입지를 굳히는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침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사회원로를 면담했고, 저녁엔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의 모임인 '박원순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서울 대학로의 한 호프집에서 마련한 행사에 참석했다.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민주당에 입당해달라는) 요청은 있으나 내가 아직 정치인은 아니라 새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기성정당에 들어갈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없다"고 말했다. 범야권의 통합 경선과 관련해선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다"면서도 "기성 정당과는 다른 차원에서 시민후보로서의 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 쪽 인사를 영입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아침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원장 주변에는 새로운 시스템과 리더십을 고민했던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모셔서 함께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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