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7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 헌신 아름다운가게 꾸려 ‘나눔’ 운동

'한국 시민운동의 상징.' 박원순이란 이름에는 이런 표현이 따라다닌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55) 변호사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 시민운동을 키워낸 대표적 사회운동가다. '시민운동의 대부'라는 말은 질색한다. "많은 운동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강조해왔다.

80년대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부천 성고문 사건, 지 보도지침 사건 등의 변론을 맡았다. 선배인 조영래 변호사의 죽음을 계기로 유학을 떠난 뒤 돌아와선 시민운동가로 살았다. 참여연대는 박 변호사가 일궈낸 중추적 시민단체다.

2002년 이후엔 '나눔', '기부' 등에 관심을 돌려 아름다운가게와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해 시민운동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엔 희망제작소를 창립했다. 명함에는 '소셜 디자이너'라고 적혀 있다. 이런 그를 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분", "사회를 위해 헌신하면서 시민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운 분"이라고 평했다. 부드러운 품성 덕에 보수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고, 아름다운가게 활동 등을 통해 안 원장 같은 기업가들과도 친분을 맺어 왔다.

박 변호사는 75년 서울대 법대 재학 때 시국사건으로 구속돼 제적됐고, 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83년 단국대에서 늦깎이로 사학을 공부했다. 78년 법원사무관시험을 보고 정선등기소장을 한 특이한 이력도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범여권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정치권과는 거리를 뒀다. 2009년 국가정보원의 시민단체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가 국가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는데, 시민단체의 본격적인 정치 참여를 고민한 것도 이즈음으로 알려져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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