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7

안철수 vs 박원순, 주간경향, 2011-09-06, 12:26


 안철수와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태풍의 눈입니다.
 주간경향 지난 호를 통해 두 사람의 생각을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2008년 주간경향이 선정한 '21세기 상징 인물'에 포함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진 / 김석구 기자


안철수 교수는 지난 8월 첫째주에 발간된 주간경향 937호의 표지인물이었습니다. 한 독자는 "
우리 시대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 그가 있어 내일이 기대된다."는 소감을 보내왔습니다. 
 


“기득권층, 정신 차리지 않으면 공멸” (937호)

사진 / 연합뉴스


 “역사적으로 봐도 기득권이 과보호되고 권력층이 부패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계층 간의 이동이 단절됐을 때 거의 예외 없이 나라가 망하더라고요. 그런데 기득권은 그걸 깨닫지를 못하죠.  
이대로 놔두면 거의 공멸하는 길밖에 없으니까 앞으로 우리 전체를 위해서는 기득권도 제발 정신 차리고 시민이나 중소기업도 다 같이 문제인식을 하고 공감을 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건의해서 바꾸어 나가는 주체가 돼야 될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대해서 잘못된 점을 비판하면 색깔논쟁으로 몰고 가는, 그런 굉장히 비열한 프레임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어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고 너무 어처구니없어 반박의 가치조차 없는 논리더라고요.” 

"나는 욕망에 충실할 뿐이다" (937호)
"나는 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다. 23년 동안 한국 언론에 나의 행적이 전부 나와 있다. 발언도 많다. 한 번도 말을 뒤집거나 하지 않았다. 참고 살거나 주위 시선을 의식하거나 꾸미면서 무슨 일을 했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못 버텼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 자문위원 하면서 하고 싶은 말 다 한다. 자리 욕심만 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세상 사는 게 너무 편하다.” 


안 교수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한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은 안 교수를 "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정의, 공정, 사회적 기여라는 기업관"을 가진 기업가로 평가합니다.

[박경철의 눈] 안철수가 존경받는 이유 (941호)

"안철수 연구소의 현금 동원력으로 충분히 다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안연구소는 소프트웨어사업이라는 외길을 갔다. 문어발 확장과 무분별한 사업 확대로 어지간하면 회장 명함을 달곤 하는 일반 기업가의 길과 달랐던 것이다."

2009년 주간경향 845호를 보겠습니다. 당시 안 교수는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 겸손함과 진정성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받고 있었습니다.

2009년의 안철수 교수 / 김석구 기자

[이종탁이 만난 사람] "토목공사보다 SW산업, 강조해도 소용없네요" (845호)

“정부는 IT산업을 IT 자체로 보지 않고 다른 산업을 받쳐주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삼성 같은 대기업이 잘 굴러가면 그 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IT 업체들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거죠. 하지만 저는 IT가 아직 자체 경쟁력을 가지고 확장해 나갈 부문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점에서 좀 아쉽습니다.”

 "영재에 대한 시각은 부모와 학교, 정부가 서로 달라야 합니다. 부모 입장에선 제 자식이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 혼자 잘먹고 잘살게 하는 게 목표일 수 있겠지요. 그러나 학교와 정부는 그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영재교육은 정의도 없고 목표도 없습니다. 정부가 영재학생 혼자 잘살게 하는 교육에 국민세금을 쏟아 붓는다면 그야말로 황당한 일이죠.”





2001년 안철수연구소에서 / 박민규 기자
3년 전 주간경향은 안철수 교수를 가수 서태지와 더불어 '20세기 말 나타난 21세기의 상징'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20세기 말 나타난 21세기 상징 서태지와 안철수 (792호)
"문명사적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가수 서태지와 안철수 의장은 이미 1990년대에 21세기적인 상징이 무엇인지 보여준 인물”(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 교수)
“안 의장은 한 가지 전문성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것을 시도했다. 이런 것이 21세기적 인물이 추구하는 성공적인 삶의 조건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는 평소 웹2.0이 정보의 생산자와 수요자가 함께 참여하는 탈권위를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의장은 이처럼 세상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가 오기 전에 앞서 나가고자 노력했다”






 박원순 변호사. 주간경향이 '위클리 경향'이던 시절인 2009년 6월 단독 인터뷰에서 국정원의 사찰 사실을 폭로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습니다.

 박 변호사는 사실 이명박 대통령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직접 시장실을 찾아가 시장 급여 전액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도록 설득한 사람이 바로 박 변호사입니다. 이후에도 서울시장 시절 이 대통령을 꾸준히 만나 서울숲 등 생태 문제에 대해 자문을 해줬다고 합니다.

사진 / 김석구 기자

 

"희망제작소 사업, 국정원 개입으로 무산"  (830호)
"그런데 이명박정부 들면서 모든 것이 다 무너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10~20년간 쌓아온 민주적 가치를 일거에 허물어뜨리는 거예요.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결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 위기는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것입니다. 권위적이며 편향적이며 갈등 유발적인 정권의 행태 때문이지요. 따라서 매듭지은 자가 푸는 수밖에 없습니다. 통 크게 결단하고 폭넓게 수용해야 합니다.”

"
지금 시민단체는 단체와 관계맺는 기업의 임원들까지 전부 조사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통에 많은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입나다.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곳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명백한 민간사찰이자 국정원법 위반이에요."

(이후 사건의 진행상황은 미운 시민단체 떡 하나 덜 준다 (832호)와 박원순 변호사 손배소 사건의 전말(844호)를 참조하세요)


주간경향 기사가 나간 이후 정부는 박원순 변호사를 상대로 '대한민국' 명의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경향신문과 '이상돈-김호기의 대화'를 진행한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소송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며, "
특정한 공직자도 아니고 정부가 자연인으로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명예훼손 소송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 고 말했습니다.

이상돈 "박원순 손배소, 표현의 자유 제약" (845호)

한편, 3년 전 주간경향은 박원순 변호사를 사회분야에서 21세기를 상징한 인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희망제작소에서 연구위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 김대진 기자


"박원순의 명함에는 직함이 없다. 단지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사회변혁가)라고 적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가 그리는, 변혁하려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박 상임이사는 한 인터뷰에서 “NGO와 정부, 기업의 경계가 없는 세상”이라면서 “그런 세상은 사회적 대안이 존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인 2006년, 당시에도 박 변호사는 시민운동 출신의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었습니다. 유인경 선임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박 변호사는 정치 입문에 관한 입장과 '소셜 디자이너'가 무엇인지를 설명합니다.

"희망은 희망을 보려는 사람에게만 보여요" (699호) 

 
2006년 희망제작소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유인경 선임기자 / 김세구 기자

“저는 정치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정치적 언동을 하지도 않는데 언론에서 그렇게 몰아가는 것 같아요. 지난 (2004년) 총선 때는 제가 정치자금을 모은다는 소문도 났더군요. 또 언젠가 술자리에서 황석영 선생이 취중에 저보고 ‘홍길동이 간 율도국의 대통령’이란 말씀도 하시더군요. (중략) 저는 현재 실무자로 신나게 일하는 것이 제 자리라고 생각해요.”
“정치를 하면 잘할 자신이 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일들도 정치죠. 국민의 지지와 신뢰 속에서 세상을 더 좋게 바꿔 가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정치는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너무 많으니 그들 세상이 될 수밖에 없어요.
“제가 변호사 시절엔 ‘참여연대’를 만들어 시민운동을 할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했고, 참여연대 시절엔 ‘아름다운 재단’은 계획도 없었어요. 그래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계획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 또 희망은 희망을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만 보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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