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9

‘안풍의 위력’

'안철수 돌풍'의 실체가 여론조사를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아름다운 양보' 이후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기염을 내뿜고 있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7일 서울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가상대결에서 안 원장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41.5%의 지지를 얻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40.7%)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46.9%) 대 손학규(30.3%)', '박근혜(49.8% ) 대 문재인(32.0%)에 견주면 박 전 대표에 대한 경쟁력이 월등하다. -코리아리서치센터가 6~7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안 원장(36.1%)은 박 전 대표(40.6%)와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였다.

안 원장의 위력은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에서도 드러난다. 안 원장이 손을 들어주기 전엔 5% 안팎에 머물던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안풍'을 타고 단숨에 선두에 올라섰다.

박 변호사는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19.8%로, 한명숙 전 총리(13.2%)와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12.6%)을 제쳤다. 나 최고위원과 양자대결에서도 49.9% 대 33.5%로 크게 앞섰다. 한 전 총리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야권 성향표가 박 변호사와 한 전 총리에게 분산되는데도 1위로 나타난 것이다.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변호사(19.2%), 한 전 총리(18.4%), 나 최고위원(18.3%) 순으로 나타났다. 나 최고위원과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절반이 넘는 지지율(51.1%)을 보였다. 김지연 이사는 "안 교수를 지지했던 유권자 가운데 69.8%가 박 변호사에게, 18.4%가 나 최고위원에게 옮겨갔다"며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야권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안 원장이 전통적 여야 대결 구도가 아닌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박 변호사의 경우 야권 단일후보로 어떻게 만들어지느냐가 (지지율 유지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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