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6

서울대 ‘당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지자 서울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동안 안철수 원장을 모시기 위해 애썼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성장동력 개발 차원에서 추진하던 갖가지 사업들도 상당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본부의 한 관계자는 5일 "1일 저녁까지도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당황스러워했다. 또다른 본부 관계자는 "원장으로 올 때 정치권의 권유가 있어도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다'는 약속을 몇번이나 받고 학교에서 데려왔다"며 "본인도 임기 끝까지 채우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임기는 2013년 6월까지다. 안 원장은 지난 5월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으로 취임 후 3개월 동안 업무를 파악하고 이 대학원의 발전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몇몇 교수들은 시장 출마의 뜻을 접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 본부 관계자는 "총리도 거절한 사람"이라며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면 사표를 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도 "(안 교수에게) 전혀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고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쪽은 안 원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면 곧바로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익현 서울대 본부 기획처장은 "안 원장이 출마할 때 사직을 할지 휴직을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학교에 적을 두면서 출마하면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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