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케이티(KT)가 신설한 부회장 자리와 조직이 2년 만에 사라진다. 현 석호익 부회장이 내년의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오는 15일자로 퇴사하면서 석 부회장의 취임과 함께 만들어진 '부회장'직과 그가 괄할해온 대외 업무총괄(CR) 부문이 없어지는 것이다. 케이티 관계자는 7일 "석 부회장이 15일로 퇴사하겠다고 밝혔다"며 "후임 인사는 없고 시알 부문은 폐지한다"고 말했다.
석 부회장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해 낙마한 뒤, 2009년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 속에 케이티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석 부회장은 지역구 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 케이티 직책이 경력 관리용이자 총선 대비용이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석채 케이티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사를 강행했다. 석 부회장은 예상대로 2년 만에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나게 됐고, 케이티에선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석 부회장뿐 아니다. 케이티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이번 정부 들어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주요 직책에 영입돼 '엠비(MB)정권의 낙하산 기업'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에는 정계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이 케이티에 그룹미디어커뮤니케이션실장(전무)으로 부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은 또 불거졌다. 김 실장은 앵커 출신으로 통신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데다, 김 실장을 위해 기존에 없던 직책이 회장 직속으로 만들졌다. 또한 자회사 케이티엠하우스 사장으로 김규성 전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팀장이 근무하고 있다. 이태규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도 한때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전무로 재직했다. 케이티가 정치권 인사들의 경력관리를 위한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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