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방송인): "안철수 선생님은 너무 고운 분이죠. 여러분 그렇죠?"
청중: "네!"
김미화: "정말 우리 선생님…, 아, (다칠 수 있으니 정치)하지 마!"
정치에 나서지 말라는 김미화씨의 '절규'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웃음만 보일 뿐이었다. '청춘콘서트'가 열린 4일 전남 순천문화예술회관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청중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은 일단 '청춘콘서트' 일정을 소화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콘서트는 이날 순천에 이어 7일 경북 구미, 9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콘서트 진행자인 안철수 원장과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의원 원장은 이것이 최종 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복수의 인사들은 25일에 또 한 차례 행사가 예정돼 있다고 말한다. 지난 2일 서울대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만난 한 행사 관계자도 "25일 마지막 행사가 예정돼 있는데 장소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다는 게 유력한 관측이다. 여기엔 박경철 원장을 비롯해 그간 콘서트에 출연했던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의료, 경제, 교육, 미디어 등 각계 전문가 40~50명이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향후 안 원장의 정계 진출에 '동행'할 집단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인 명단은 알려진 바 없으나, 우선 윤여준 전 장관처럼 안 원장의 이른바 '멘토'로 분류되는 이들이 거론된다. 안 원장은 이날 콘서트에서 "내 멘토는 300명 정도 된다"며 "이념 스펙트럼도 참 다양해서 김종인(전 의원), 김제동, 김여진 등 멘토들이 다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지난 20여년 몸담아온 정보기술(IT) 분야 인사들도 거명된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온 전문가 집단도 물망에 오른다. 이밖에도 안 원장 쪽은 최근까지 다양한 인사들을 접촉하며 '세력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4일 "박경철 원장으로부터 서너달 전부터 같이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구체적인 세력화 계획은 아직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윤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까지 거론하고 있다. 안 원장은 4일 "냉정히 말하면 그분(윤 전 장관)의 희망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이 세력은 자연히 내년 총선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근소한 차로 낙선한다 해도 선거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저버리긴 힘들다.
만약 총선을 염두에 둔다면 결국은 '얼마나 참신한 인물을 내세웠느냐'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25일 모임의 실체가 이들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잣대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순천/임인택,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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