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6

안, 윤여준과 선긋기…보수 신당설 차단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발언에 선을 그었다. 안 원장은 특히 "윤 전 장관은 3개월 전에 처음 개인적으로 만났고 그 전엔 이름도 몰랐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안 원장은 4일 인터넷 언론 와의 인터뷰에서 "그분이 최근 말하는 것들은 제 생각이 아니다"라며 "윤 전 장관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제가 출마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했는데, 제 생각이 아니다. 지금도 저는 반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3당 이야기 등은 (윤 전 장관) 자신의 바람이지 제 생각이 아니다"며 "그래서 3일 직접 앞으로 그렇게 말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윤 전 장관에게)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장관은 여러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앞으로 전력투구해서 전심으로 도와줄 생각"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안 원장이 윤 전 장관과 선긋기에 나선 것도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움직임이 '보수 신당 창당'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전 장관은 중도 보수를 축으로 하는 제3세력의 정당화에 강한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 나와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기존 정당들이 바뀌겠다고 한 약속이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치권이 스스로 안 바뀌려고 하니까 우리가 국민의 희망, 열망, 요구를 조직화해 정치세력화해서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간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의 한 지인은 최근 "윤 전 장관이 기존 보수 정당으로는 희망이 없으니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내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정도에 도달한 뒤 정국을 컨트롤할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안 원장의 발언이 '윤여준 역풍'을 우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개혁 성향 젊은 유권자들이 윤 전 장관의 이력 탓에 거부감을 느끼고 돌아설 것을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실제 트위터엔 "안철수 교수의 무소속 출마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일부 20대들의 표를 갈라놓으려는 윤여준, 뉴라이트, 한나라당의 작품"이라는 식의 글이 적지 않다.

안 원장이 300여명의 멘토 가운데 한 명이라며 방송인 김제동씨와 배우 김여진씨를 언급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사람은 비정규직 문제 등 진보적 의제들에 천착하며 진보, 개혁적 성향을 보여왔다.

김여진씨는 최근 트위터에 "청춘콘서트는 삼년 전 법륜 스님과 정토회, 평화재단 실무자들 그리고 저 이렇게 시작했다"며 "(안 원장) 본인은 어떤 말도 공식적으로 한 바가 없는데 가장 모르는 사람이 가장 큰 목소리로 섣부르게 겁먹고 물어뜯는다. 난무하는 억측들에 멀미가 날 지경"이라 적었다. 성연철 이정국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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