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4

“BBK로 MB 위기” 미국, 주시했었다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일(현지시각) 자신들이 갖고 있던 미국 외교전문 25만1287건을 모두 공개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 영국 등 4개 국외 매체를 통해 외교문건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왔으나, 최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호신용'으로 만들어 놓은 비밀전문의 암호가 이미 유출됐다는 판단에 따라 모든 전문을 '편집하지 않은 상태로' 이번에 사이트에 올렸다.

■ 2007년 한국 대선 때 미국은 2007년 대선 당시 미국 정부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봤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경선전이 치열하던 2007년 7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본국에 보낸 외교전문을 통해 비비케이 사건으로 이명박 후보가 위기에 몰렸다며, 이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인 그해 10월, 이 후보 진영이 비비케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을 미뤄달라고 미국 쪽에 요청했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당시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던 유종하 전 외무장관은 그해 10월25일 버시바우 대사를 만나 이 후보가 전문적인 사기 사건의 피해자이며, 김씨의 한국 송환은 이 후보의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칠 폭발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김씨를 대선 기간에 송환한다면 이는 내정간섭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지양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주일 뒤인 31일, 유 전 장관을 다시 만난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이 이미 2005년 12월 김씨의 송환을 승인했고, 김씨 본인이 이를 거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송환을 연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김씨를 송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2007년 1월12일 한나라당 경선 후보자들을 분석하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60~70년대 경제개발에 성공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호의적으로 기억되고 있어 이점이 있지만, 여성이라는 점은 약점이라고 보고했다.

■ 미, 대북 문제 놓고 참여정부 고강도 압박 2006년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정부는 한국의 대북정책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같은 달 11일로 예정돼 있던 남북 장관급 회담을 연기할 것을 주문했으며, 크리스토퍼 힐 당시 미국 쪽 6자회담 수석대표도 한국 정부에 금강산 관광 중단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종석 당시 통일부 장관의 반대로 남북 장관급 회담은 예정대로 열렸으며 금강산 관광도 유지됐다.

한나라당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참여정부와 미국 사이에 갈라진 틈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6년 10월27일 버시바우 대사가 본국에 보낸 전문을 보면,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은 10월25일 버시바우 대사와의 오찬에서 참여정부의 한-미 동맹 및 북한 문제 처리에 대해 전반적인 우려와 불만을 나타낸 뒤, 한나라당이 미국의 최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 이상득 부의장은 2008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에 성공한다면 한국과 미국 사이의 불화가 해소될 것이라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 이명박 정부-미국, 북한 급변사태 논의 2008년 8월27일치 주한 미국대사관발 전문을 보면, 같은 해 8월2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급변 사태를 의미하는 '한반도의 가능한 상황'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자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제안했으나, 후 주석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온 직후였다. 버시바우 미국 대사도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해 한국과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을 본국에 건의했다. 한·미 양국은 이후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보다는 압박 정책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이정애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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