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4

‘노동자의 대모’ 이소선씨 별세

 '한국 노동운동의 대모'로 불려온 이소선씨(전태일 열사 어머니)가 3일 오전 11시45분 서울 강북구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1세.

 이씨는 지난 7월18일 심장 이상으로 쓰러진 뒤, 47일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끝내 세상을 떴다. 송기역 전태일재단 기획실장은 "지난달 24일 서울대 병원에서 한일병원으로 옮긴 이후 상태가 호전되는 듯 했으나, 3일 오전 8시께 모든 신체기능이 갑자기 정지됐다"며 "급하게 가족과 지인을 불러 오전 11시45분에 산소호흡기를 떼는 순간까지 함께 임종을 지켰다"고 전했다.

 아들 전태삼(61)씨, 딸 순옥(57), 순덕(53)씨 등 가족과 장기표 전태일재단 이사장,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 등은 오전 10시께부터 이씨가 입원해 있던 한일병원 2층 외과계 중환자실에 함께 모여 임종을 준비했다. 이들은 손주 사위 조일(33) 목사가 집도한 임종예배를 차분히 함께 하며, 평온한 표정으로 세상과 작별하는 이씨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원래 이날 오전 11시에 문병을 오기로 했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씨의 소식을 듣고 급하게 달려와 함께 임종을 지켰다. 김영훈 위원장은 "노동자, 농민이 다 고통당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해 죄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안타까워 하며 "장례가 끝날 때까지 자식된 마음으로 도리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주검은 낮 12시20분께 한일병원을 떠나 빈소가 차려진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다. 영정사진은 지난 2009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마이크 앞에서 발언하던 사진으로 마련됐다.

 구체적인 장례절차는 앞으로 유족과 양대노총, 전태일재단 관계자가 함께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며, 정식 조문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가능하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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