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사진)이 매주 화제다. 높은 시청률뿐 아니라 기존의 예능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즐거움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진짜 정글에 연예인을 던져 놓았으니 그야말로 죽기 살기다.
본디 예능은 연예인들이 웃고 떠들며 게임하고 춤추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조금씩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예능은 '리얼'이라는 모토 아래 점점 더 있는 그대로의 날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산을 타고 레슬링을 하고 마라톤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다큐와 예능의 경계, 출연자와 제작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더 웃기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주목받고 더 재주 많은 사람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람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 정점에서 이 탄생했다.
혹자는 예전에 도 있는데 뭐 그리 새로운 것이냐며 딴지를 걸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이디어의 시작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에는 그 프로그램들과 전혀 다른 '극한의 리얼'이 생겨났다. 3회차 방송분을 보면 고생한 출연자들에게 인터뷰를 계속 요청하자 김병만이 촬영을 거부하며 제작진과 충돌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현장에서 이런 상황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지상파에서 가감 없이 방송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자칫 촬영을 거부한 김병만이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이를 그대로 방송한 제작진이 비난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방송 뒤, 놀랍게도 시청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라며 제작진과 김병만을 모두 이해했다. 시청자들이 현장의 극한 상황과 출연자들의 진정성을 이해한 바로 그 순간, 은 기존의 어떤 리얼 버라이어티도 도달하지 못한 자신만의 '리얼'을 갖게 되었다.
사실 김병만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사람이다. 알다시피 공개 코미디에 익숙한 개그맨에게 버라이어티는 낯설 수밖에 없다. 1주일을 준비한 3분짜리 대본을 죽어라 연습한 뒤 객석 앞에서 보여주는 공개 코미디와 아무런 대본 없이 24시간 촬영하는 버라이어티는 전혀 다른 세계다. 이건 마치 농구선수를 어느 날 갑자기 복싱을 하라며 링 위에 올려놓는 것과 같다. 그래서 천하의 이수근도 에서 2년 동안 묵묵히 운전만 했고 대세남 정형돈은 한동안 어색했다. 윤형빈은 형님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러나 김병만은 달랐다. 톱 엠시들 옆에서 몇 년간 묵언수행하며 버라이어티를 공부하는 대신 , 과 같이 자신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도전했다. 말로 하는 코미디를 잘 못한다며 공개 코미디에서 자신이 잘하는 슬랩스틱으로 묵묵히 승부해온 김병만은 버라이어티에서도 자신만의 성공 방식을 만들고 있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예능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프로그램의 성공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시청자들은 즐겁겠지만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이제 다음엔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바닷속으로 가야 하나, 우주로 나가야 하나. 심히 우울하다. 그러니 제발 김병만씨. 살살 좀 합시다. 에스비에스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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