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6

출판사 공용 무료서체 나왔다

책 서체 글꼴의 저작권 문제를 놓고 출판업계와 서체 개발업체가 갈등을 빚어온 가운데(12월14일치 23면) 출판사가 무료로 쓸 수 있는 공용 서체가 국내 처음 개발됐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 22일 발표회를 열어 "세 가지 굵기의 바탕체(명조)와 돋움체(고딕)로 구성된 전자출판용 공용 서체 '코퍼브(KoPub)체'를 26일부터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코퍼브체는 정부 지원 등 2억원을 들여 서체 전문회사에서 10개월에 걸쳐 만들었다. 유니코드(다양한 활자를 컴퓨터 화면에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한 세계 통용 표준체계)에 할당된 1만7140자를 모두 지원하며, 애플사 아이폰을 제외한 모든 피시, 스마트폰, 태블릿피시에서 서체를 구현할 수 있다. 출판인회의 쪽은 "활자 용량이 큰 새 서체가 보급되면, 그동안 유통업체에 맡겨온 전자책 제작을 출판사가 직접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출판계는 새 공용서체 개발로 최근 서체업체들과의 저작권 사용료 분쟁도 다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공용서체 시스템을) 종이책에도 두루 쓸 수 있어, 종이책을 만드는 데도 큰 지장 없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새 서체 개발 대상에서 빠진 한글 고어, 수학기호, 한자 간자체 등 공용서체 개발은 아직 불투명하다. 애초 2차 개발예산도 지원하기로 했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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