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6

‘후계자 작년 9월28일 추대’ 북, 노동신문 통해 공식확인

북한이 지난해 9월28일 열린 노동당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후계자로 추대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한 외부에선 당대표자회에서 김 부위원장의 후계자 추대 사실을 기정사실화했으나, 북한은 '당대표자회 정신'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주로 써왔다. 또 최근 며칠동안 김 부위원장에 대한 호칭들을 보면, 북한이 '김정은 체제'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서두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 25일 '장군님의 영원한 동지가 되자'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의 정통성을 강조하면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위대한 장군님의 유일한 후계자로 추대되신 후부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 부위원장은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외부에 후계자로 각인됐다. 그러나 북한 공식 매체들은 그동안 "당대표자회 정신을 철저히 구현하자"는 식의 간접적인 표현을 써왔다. 정부 소식통은 26일 "내부적으로 공식 후계자로 추대된 지 1년이 지났으면 '비상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을 짜기엔 충분한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 부위원장에 대한 호칭 격상이 최근 몇일동안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24~25일 김 부위원장에게 '태양' '어버이' '우리의 최고사령관' 따위의 최고 호칭을 붙인 데 이어, 26일엔 '당 중앙위 수반'이라고 언급했다. 은 26일 '선군조선의 오늘, 내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내걸었다. 당 중앙위원회 수반은 당 총비서이므로, 김 부원장이 사실상 총비서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김 부위원장의 권력 기반이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 중앙위를 조만간 소집해 김 부위원장을 총비서로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년간의 유훈통치를 거친 뒤 1997년 10월8일 당 총비서로 추대된 것과는 대비된다. 이 전 차관은 "김 위원장에 대한 장례식과 중앙추도대회 등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김정은 시대'의 통치 기반 정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인 기자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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