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급여세 감면 연장안을 거부했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이 불과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공화당은 대선을 앞두고 봉급 생활자들을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백기를 들었다.
미국 언론들은 상원에서 합의된 급여세 감면 2개월 연장안을 지난 20일 거부했던 베이너 의장이 22일 입장을 바꿔 상원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또 급여세 감면을 내년 말까지 연장할지 논의할 기구를 상원과 함께 구성할 예정이며, 200여만명에 해당하는 실업수당 연장안에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연말 정국을 가파른 대치 상태로 몰아간 급여세 논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갈등의 핵심은 올해가 지나면 급여의 4.2%에서 6.2%로 다시 올라가는 급여세율을 두달간 적용을 미룰 것인가였다. 이것이 연장되지 않으면 봉급 생활자들은 주당 20달러를 더 내야 한다. 백악관과 민주당 쪽은 2개월 연장한 뒤 추가 연장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 베이너 의장은 급여세 감면을 1년 연장하자며 얼핏 보면 백악관보다 나아간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의 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이후에 검토하겠다고 밝힌 미국~캐나다 송유관 건설 사업 승인 등을 포함해 순수성을 의심받았다.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던 베이너 의장이 백기를 든 것은 유권자들의 항의에 시달린 공화당 의원들이 "1억6000만명을 적으로 돌릴 테냐"는 불만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상원에서도 베이너 의장의 대화 요구를 거절하며 그를 사면초가에 빠지게 했다. (CNBC) 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홈런을 쳤다"고 표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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