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9

[한겨레 기사돌려보기]지자체 국제행사 추진 ‘주먹구구’

지자체 국제행사 추진 '주먹구구'
국제기준 파악 않은채 비용 책정하고 적자를 흑자로 둔갑
감사원 실태발표…5억원대 유용혐의 안상수 전 시장 고발
한겨레 이순혁 기자 메일보내기
에프원(F1) 경주대회와 인천세계도시축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대형 국제행사들이 부실하게 추진돼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또 감사 과정에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5억원대 업무추진비를 유용해온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고발됐다.

감사원은 28일 '국비 10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지방자치단체의 국제행사 유치·예산집행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전남도는 국제시설기준도 파악하지 않은 채 F1 경주장 건설비용을 2294억원이라고 밝혔지만, 2010년 대회 결과를 기초로 재검토한 결과 건설 비용은 5073억원으로 추정됐다. 또 전남도는 1112억원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감사원은 티브이중계권료(147억원) 및 금융비용(173억원) 등은 누락시키고 수익은 늘린 사실을 지적하고 4855억원의 운영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인천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인천세계도시축전도 흑자였다는 시 발표와 달리 사실은 100억원대 적자가 났다고 지적했다. 152억원가량 적자가 예상되자 도시축전기념관 건립비 170억원을 지출 항목에서 제외해 18억원 흑자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결국 18억원 흑자 처리된 결산 결과는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에 보고되고, 6월에는 언론에도 보도됐다. 감사원은 인천시가 국제엑스포협회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인천세계도시엑스포를 추진하다 결국엔 세계도시축전으로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용역비 121억원이 낭비됐으며, 공식 후원은행에서 받아야 할 후원금을 면제해줘 최소 2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시장 재직 시절 5억여원의 업무추진비를 현금화해 유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안 전 시장이 비서에게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가져오라고 자주 요구하자, 비서는 재단법인 인천세계도시축전 직원들에게 "시장이 사용할 현금을 마련하고 예산집행 품의는 알아서 처리하라"고 통보한 뒤 2009년 2~9월 7300만원을 자신의 계좌를 통해 송금받았다. 비서는 또 인천시청 직원들에게 2008년 1월~2010년 4월 396명에게 50만~3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 집행내역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업무추진비 4억491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기사등록 : 2011-07-28 오후 09: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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