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8

강준만 "노무현 박수부대 노릇만 하지 말라" 월간 '인물과사상' 8월호서 지적…경향신문과 절연 이유 밝혀 눈길- 미디어오늘 김종화-200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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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노무현 박수부대 노릇만 하지 말라"
월간 '인물과사상' 8월호서 지적…경향신문과 절연 이유 밝혀 눈길
[0호] 2005년 07월 28일 (목)김종화 기자  sdpress@mediatoday.co.kr
강준만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가 월간 '인물과사상' 8월호에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세 편의 글을 게재하며 한국일보에 함께 글을 싣는 고종석 객원논설위원의 글에 대한 반박과 함께 경향신문과 절연하게 된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 인물과 사상 8월호
강 교수는 <김대중·노무현의 매트릭스 : '역사의 배신'인가?>와 <노무현과 '지도자 추종주의' : 양동주·홍기돈·유시민에 답한다>, <노무현·안희정의 '원격조종' 정치 : 왜 '어설픈 마키아벨리스트'인가?> 등 세 편을 글을 88쪽에 걸쳐 게재하면서 '지역주의'와 '한국정치의 퇴행상'에 대해 날을 세웠다.
"정치판 혼란상, 노무현과 그 일행이 책임질 것 같은가?"
먼저 강 교수는 고종석 한국일보 객원논설위원이 지난 6월23일자에 쓴 칼럼 <정치는 현실이라지만>이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장편의 글을 쓰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고 위원은 당시 칼럼에서 "고건씨의 그 화려한 이력이 압도적으로 굴신(屈身)의 결과라는 사실은 지적하기로 하자. 그리고 그가 몸을 굽힌 것은 국민들에게가 아니라 최고권력자에게라는 사실도 지적하기로 하자"며 "평생을 최고권력자에 대한 굴신으로 일관한 사람을 한 나라의 대통령감으로 여기는 여론이 나는 불편하다"고 속내를 비쳤다.
이어 "고건씨에게 목을 매고 있는 듯한 민주당을 보면 딱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5ㆍ18의 적자를 자임하는 정당이 전두환의 각료에게 목을 매는 것은 마땅히 겸연쩍어 해야 할 일"이라며 "정치는 현실이라지만, 명분을 팽개친 정치는 개싸움"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고종석이 정직하지 않은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고건에 대한 호남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나는 고종석만큼은 호남의 열린우리당 지지와 고건 지지는 같은 현상이라는 걸 이해하리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고건이 끝내 살아남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호남의 고건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고건이 중도하차한다 해도 정치판의 극도의 혼란상은 피할 길이 없다. 그 와중에 퇴행적인 현상도 나타날 것이다. 그런 사태에 대해 노무현과 그 일행이 눈꼽만큼이라도 책임을 느낄 것 같은가"라며 "무슨 일이건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면서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03년 한겨레·경향, 노무현의 '분노의 정치'에 올인"

  
▲ 인물과 사상 8월호 <강준만의 인간학 사전>
강 교수는 정치평론가 양동주씨가 월간 '민족21' 2004년 3월호에 기고한 글 <노무현 살렸다가 죽이는 '강준만의 대(對)국민 사기극' : 강준만식 노무현론의 오류 몇가지>에 대해 반박하면서, 경향신문과 '관계가 끝나게 된' 사연도 뒤늦게 밝혔다.
강 교수는 양씨가 "노무현의 위장술에 대한 공개된 혹은 공개되지 않은 사실과 증언들은 얼마든지 널려있다. 노무현에게 '올인'한 한겨레신문이 일부러 감추었다고 해도 모든 미디어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강준만이 이를 무시한 것은 솔직히 말해서 그의 지식인으로서의 양심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한겨레만 그 '분노의 정치'에 가담한 게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강 교수는 "양동주가 집중적으로 거론한 내 글 <열린우리당이 실패할 10가지 이유>는 원래 내가 경향신문에 기고했던 것이다. 나는 당시(2003년 10월) 경향신문의 정기 기고자였다. 그러나 그 글은 실리지 않았다"며 "신당(열린우리당)을 비판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나는 그 뒤로 경향신문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고, 나 역시 '제 글을 왜 싣지 않았습니까?'라고 묻지도 않았기 때문에, 경향신문과 나의 관계는 그걸로 끝이 났다"며 "내가 보기엔 당시 경향신문도 노무현이 추진한 '분노의 정치'를 적극 밀고 있었다. 하여튼 '개혁'을 표방하는 모든 집단과 개인이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 정권 생각한다면 박수부대 노릇만 하지 말라"
한편 강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과 안희정씨 등 측근들의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분노한 민중과의 대(對)국민 직거래'를 '지도자 추종주의'와 '원격조종 정치'라는 용어로 비판하면서, "노무현의 열혈 지지자들의 행태를 보면서 '편가르기'와 '올인문화'가 한국인의 유전자에까지 각인되어 있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논지를 펼쳤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이건 노 정권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아니 보약과 같은 비판이다"라며 "노 정권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지지자들은 박수부대 노릇만 하지말고 노 정권의 문제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그걸 분석하고 고언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정권의 최대 업적 중 하나는 그간 춥고 배고픈 변방에 있던 민주파 인사들에게 전면 문호를 개방하고 그들에게 공직 참여의 기회를 대대적으로 제공했다는 점"이라면서도 "이 업적엔 치명적인 그늘이 있다. 노 정권에게 보약이 될 수 있는 내부 비판의 씨를 완전히 말려버리는 효과를 낳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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