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7

19세에 인생 50년 계획 세운 손정의 회장- 시사인 196호- 뉴시스

  > 뉴스 > 정치ㆍ경제 > 경제
19세에 인생 50년 계획 세운 손정의 회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196호] 2011년 06월 21일 (화) 06:08:21뉴시스

【서울=뉴시스】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11년만에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국내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날 오전에는 한국 정부와 OECD가 공동개최한 '글로벌 녹색 성장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오후에는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기자 회견에 참석했다. 

손정의 회장은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으로, 글로벌 IT산업의 큰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고 자선가형 사업가로도 유명하다. 재일 교포 3세라는 점에서도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반 빌 게이츠와 비교될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으며, 최근에는 투명한 경영승계 방식으로 국내 기업에 귀감이 되고 있다.

   


손 회장은 1957년 8월 11일 일본 사가현의 어는 빈민가에서 사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손 회장의 할어버지인 손종경은 대구 출신으로 어릴때 일본으로 건너가 탄광에서 일하다가 사가현에 정착했다. 부친은 음식점 사업으로 동네에서 유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부를 추적했다.

부러울 것 없는 유년시절 이었지만 손 회장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일본의 최고 사업가가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마음속에 한국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살 때인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때부터 일본식 이름 야스모토 마사요시를 버리고 '손정의'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1990년 귀화했다. 한국 국적으로는 여권 발급이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회장은 한국인 성을 지키길 원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에 손씨 성을 가진 일본인이 없다고 거절하자 손 회장은 일본인 부인의 성을 먼저 손씨로 개명시키면서까지 한국인의 뿌리를 지켰다. 

손 회장은 정보 혁명을 통해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1981년 9월 자본금 1000만엔으로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24세 때다. 사원 2명밖에 없는 사무실에서 사과 궤짝에 올라 "5년 뒤 매출 100억엔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는 소프트웨어 도매업을 시작했고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과 전자오락의 보편화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우량기업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나침반과 지도'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나섰다. 세계 최대 컴퓨터 전시업체인 미국 컴덱스사를 사들이고, 컴퓨터 출판매체 지프데이비스 퍼블리케이션사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1996년 야후 재팬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2001년 일본 내에서 최초로 초고속인터넷 ADSL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어 2004년 재팬텔레콤(현 소프트뱅크 텔레콤)을 인수하며 통신사업자로서 위상을 재정립했으며, 특히 2006년에는 손 회장의 일생일대의 도박인 '보다폰 재팬'(현 소프트뱅크 모바일) 인수에 나섰다. 당시 일본에서 역대 최대 금액인 1조 7500억엔(한화 18조원) 이라는 금액을 들였다. 

손 회장은 "보다폰 재팬 인수 발표 직후 사흘동안 30%의 주가가 떨어졌다"며 "인수해도 적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보다폰 재팬 인수 후 유저수가 급격히 늘었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800개사에 인터넷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소니, 도시바, 도요타, 캐논 등을 제치고 영업이익이 3위까지 올랐다. 30년후에는 관계사를 5000개로 늘리고 글로벌 탑10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손 회장의 목표다. 

손 회장은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손 회장은 일본 브로드밴드협회 그리고 통신사업자협회의 회장을 역임한 바 있고,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회사차원의 지원과는 별도로 100억엔(한화 13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이날 "정보 혁명에서 내 인생을 바치는데 전념, 큰 이익을 냈지만 동일본 지진으로 많은 사람이 슬퍼하는 것을 보면서 내 기업만 잘 꾸려가면 될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원전 의존 탈피를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손 회장은 "일본이 지진대가 많은 곳에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태평양 연안에 원전이 있는 것은 큰 실수"라며 "이를 계기로 원자력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800억엔을 투자해 일본 전역 10곳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일본은 2030년까지 전력 수요 50%를 원전으로 해결하려던 정책을 폐기하고 현재 10% 수준인 재생에너지 의존도를 2020년까지 20%로 높이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투명한 경영 승계도 유명하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아카데미아라는 학교를 열었다. 

이는 언어나 학문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닌, 소프트뱅크의 후계자, 관계사들의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내부에서 200명, 외부에서 100명을 뽑아 다음세대 리더를 뽑기위해 육성하고 있다. 

손 회장은 19세때 인생 50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대에 세상에 이름을 떨치고 30대에 운영자금을 축적하고 40대에는 일대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었다. 50대에는 사업 모델을 완성시키고 60대에는 다음 경영자에 넘겨주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손 회장은 이날 "19살에 세운 계획대로 지금 와 있다"며 "인생 최대 도박인 보다폰 재팬을 48세때 인수하며 큰 승부를 걸었고 그 성공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50대(현재 54세)에 조금더 확실하게 사업모델 완성해서 60대에는 다음 경영진에서 바통을 넘겨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60대라는 말이 60살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시사in(http://www.sisainliv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