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다자구도 되면 좋아” 민주당은 ‘돌발변수’에 곤혹

정치권은 2일 온통 '안철수' 얘기로 시끌벅적했다. 여야 모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설의 진위와 파장, 이해득실을 가늠하며 설왕설래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자간 구도가 되면 우리는 좋다"며 반색했다. "내일은 ('철수와 영희'의) 영희도 나오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당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최고위원은 "시민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모두 야권의 표 분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무소속을 오래 했던 정몽준 전 대표는 "내가 무소속 전문"이라며 "우리 국민 머릿속에는 여당, 야당밖에 없다. 제3당이라는 것을 잘 이해 못 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의원들 사이에선 '안철수 카드'에 대한 경계심과 우려도 묻어 나왔다. 조전혁 의원은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나와도 자발적 운동가·지지자·중도층이 나와 폭발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논란으로 야권 단일화가 촉진될 수 있다"(이혜훈 의원)거나 "최악은 독자적으로 나왔다가 나중에 야권과 단일화되는 것"(신지호 의원)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당은 '돌발 변수'에 상당히 곤혹스런 표정이다.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젊은 세대의 표를 흡수해,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불리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안 원장의 주력 세력이 20~30대 아니냐. 지지층을 많이 빼앗길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아예 안 원장을 야권 통합후보경선 틀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결국 범야권후보의 하나가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 쪽은 입을 꽉 다물었다. 손 대표 쪽 한 관계자는 "시민후보 박원순, 무소속 안철수 등의 인물대결 구도로 진행되면, 민주당이 선거판을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지은 임인택 기자 jieu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