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2

노다 일본 총리 “역사인식 내세울 생각 없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민주당 새 대표가 30일 일본 국회에서 제 95대 총리로 선출됐다. 노다 신임 총리는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고시이시 아즈마 참의원 의원 회장을 당 간사장에 내정했다. 총리 지명선거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야스쿠니 발언 등에 대한 한국·중국의 반발과 관련해 "역사인식을 특별히 내세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노다 대표는 이날 중의원 총리지명 투표에서 총 투표수 476표 가운데 308표를 얻었다. 이어 참의원 지명투표에선 1차투표에서 110표를 얻어 과반수에 12표 모자라는 1위로 결선에 올라,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를 3표차로 누르고 양원 동반 지명으로 새 총리에 선출됐다. 간 나오토 내각은 이날 오전 총사직했으나, 노다 총리가 새 내각을 발족할 때까지 직무집행내각을 맡는다.

노다 총리는 주요 당직인선 및 조각에 착수했다. 그는 이날 오전 고시이시 아즈마 참의원 의원회장에게 당 간사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동의를 얻었다. 당의 자금과 선거를 총괄하는 간사장 자리를 오자와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에게 맡긴 것은 이른바 '거당체제' 구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노다 총리가 자민·공명당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애써온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을 중용하고, 결선투표에서 노다를 지지한 가노 미치히코 농림수산상을 주요 각료에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노다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A급 전범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이미 전쟁범죄인이 아닌만큼 전범 합사를 이유로 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반대는 옳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한 질문에 "역사인식을 특별히 내세울 생각은 없다. 아시아와는 윈-윈(상호이익 추구) 관계로 나아갈 것이다"고 답변했다.

이런 발언은 새 일본 총리의 역사인식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역사인식 문제로 주변국을 자극해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기존 협력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관영 은 29일 영문판 기사에서 "일본 새 내각은 중국 민중의 일본에 대한 불만 정서를 완화할 합당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일본 정치가들은 어떤 경우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고,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등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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