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든 사용자를 상대로 무조건 노출해오던 '인기검색어'(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코너의 운영방식을 바꿔, 앞으로는 노출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NHN)은 2일 "다양한 이용자들의 검색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검색 결과 화면에 보이던 인기검색어를 사용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용자들은 검색 결과 화면 오른쪽 윗부분에 노출되던 인기검색어가 보이지 않도록 설정한 채 네이버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
지난 2007년 네이버가 선보인 인기검색어 코너는 높은 인기 만큼이나 숱한 논란도 낳았다. 인기검색어의 조작 여부와 선정성을 두고 의혹과 문제제기가 잇따랐고, 특히 포털이 인기검색어 코너 운영을 통해 사실상 여론 형성 기능을 담당하는 데 따른 부작용도 이어졌다. 인기검색어에 오르면 인지도가 높아지고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점을 노려 정치인이나 연예인 팬클럽, 마케팅 업체 등이 집단적 검색을 통해 이를 악용한 사례가 드러난 탓이다.
네이버 운영과정상의 투명성도 수시로 도마에 올랐다. 네이버는 지난 3월22일 인기검색어에 오른 진성호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이름을 임의로 제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병국 검색엔진마스터 대표는 "인기검색어가 사람들의 관심을 보여주며 여론 형성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외부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사용자로 하여금 인기검색어 노출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만으론 인기검색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노출 여부 선택과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네이버가 어떤 경우에 인기검색어에 손을 대는지 그 기준과 원칙을 투명하게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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