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2

`슈퍼블로거’가 기록하는 우리시대 만인보

뉴미디어 시대를 반영한 것일까. 문화방송의 (금 밤 1시10분)가 심야시간대임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3일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 세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블로거들의 이야기이다. 각계각층의 슈퍼블로거를 초대해 인터뷰하는 토크쇼 형식이다. 가수 호란(사진 오른쪽)씨가 진행한다. 지금까지 등 다양한 분야를 다뤘다.

방문자 수가 선정 기준은 아니다.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한 사람들, 글을 통해 따뜻한 인간미를 표출하거나 장애를 극복한 사례, 독특한 개성이나 철학이 엿보이는 사람들을 눈여겨본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상업적 성향을 띤 블로거들은 배제한다.

2일 내보내는 는 포항에 사는 건설사 현장소장의 이야기이다. 45살의 박경원(사진 왼쪽)씨는 공사 신공법을 알리고 싶어 5년 전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공사현장의 울고 웃었던 사례들과 집에 관한 유용한 정보에 누리꾼의 발길이 잦아졌다. 얼마 전 슈퍼에서 산 두부가 함량이 실제와 달라 지적한 글을 올렸는데 업체로부터 시정하겠다는 연락이 왔단다. 파워블로거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흔히들 '노가다'라고 부르는 공사현장에서 근 20년 '공사밥'을 먹은 사람의 외길인생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7월엔 '그림일기' 블로거 14살 소년이 초대되어 화제를 모았다. 권상우군은 솔직 담백한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일기에서 "인생의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와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블로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는 어리지만 섬세하고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의견들을 올렸다. 보건복지부 초청을 받아 '일반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복지'라는 강연도 했다. '남자도 가꿔야 아름다워진다'는 생각 아래 남성들에게 메이크업 비법과 피부관리법을 전수하는 27살 청년의 화장 사랑에도 누리꾼과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연출을 맡은 한상규 책임피디는 "인터넷과 티브이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직업의 귀천과 장애 등의 편견을 깨뜨린 온라인 세상이 제약 많은 오프라인에서도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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