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2

‘반한나라-비민주’ 제3세력 겨냥한 ‘안철수의 포맷’

"안철수 원장은 서울시장 자리가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행정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문제에 대해 '청춘 콘서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일 이렇게 말했다. 정치와 얼핏 연결이 되지 않는 '안철수'를 행정과 연결시키는 해석이다. 출마에 무게를 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안 원장이 기존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장담할 수 있다"고 했다. 출마한다면 '반한나라, 비민주' 구도의 무소속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안 원장은 기존 정치세력은 국민의 심판으로 끝났고 극도로 불신 받는 세력이라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정치에 대한 뚜렷한 관점이 있다. (지금의 현실에)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고, 국민들도 대안세력을 갈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원장도 최근의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과 함께 사회의 문제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사회의 변화에 일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의 정치권 진출설이 다시 돌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과 200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가 계기였다. 정토회의 법륜 스님이 재정적 지원을 맡고, 윤 전 장관이 정치적 가이드를 맡았다는 설이었다. 윤 전 장관은 "안 원장이 출마한다고 하면 전력투구를 다해 돕겠다"며 "박경철 원장에게도 '(안 원장이)선거 나간다고 결심하면 선거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을 나갈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은 법륜 스님의 정토회와 박경철 원장이 운영하는 '청년열린아카데미' 등이라는 말도 있다.

안 원장 쪽이 표방하는 정치적 색깔은 '반한나라, 비민주'의 제3지대다. 정치적 색깔은 중도일 것으로 보인다. 청춘콘서트에 환호해 온 20~30대 청년층과 기존 정치구도에 염증을 느낀 40대들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쪽을 오래 지켜봐 온 야권 관계자는 "안 원장 주변에서는 서울시장 출마를 계기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창당을 한다는 말도 나온다"며 "서울시장에 출마해 되면 좋고, 안돼도 그 기반으로 총선을 준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권에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제3지대가 안정적으로 형성될지는 의문이다. 성공사례가 없다. '국민통합21' 을 창당했던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 국민은 무소속을 기반으로 한 제3당이란 개념은 이해를 못 한다"고 말했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의 실패사례도 있다.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안 원장이 출마하면 강남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강하게 뭉쳐 있는 상황이라 크게 옮겨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민주당 지지층이 상당수 옮겨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에 유리한 구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성연철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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