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1

웬디 셔먼 “당근과 채찍 두 갈래 대북정책 계속”

웬디 셔먼(사진)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 후보자는 7일(현지시각) 대북정책과 관련해 '협상'과 '제재'라는 두 갈래 접근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내며 대북 협상을 주도했던 셔먼 후보자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6자회담의 지속과 함께 두 갈래(협상과 제재) 접근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대북정책조정관 시절, 자신의 대북정책이 지나치게 유화적이었던 게 아니냐는 공화당 의원들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로 셔먼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전반적으로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고,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국제사회와 관계를 정상화하는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파탄 국가로서 고립의 길을 걸으며 국제사회의 분노를 살 것인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 및 비핵화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며 "북한이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인다면 대화는 다소간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보다 북한에 좀더 강경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머리발언에서도 그는 "외교정책을 구사할 때는 모든 수단을 다 활용해야 한다"며 "이는 설득의 기술에서부터 강력한 군사력을 포괄하며 당근과 채찍의 범주를 넘나든다"고 말했다.

셔먼 후보자는 대북 업무에 오래 종사해온 소회를 솔직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과 상대하는 것은 매우 좌절감을 느끼는 일이며, 엄청나게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북한은 파악하기 힘들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곧잘 호전적 행동을 하고 주민들을 억압하는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해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막대한 인내를 필요로 하며, 좋은 해법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셔먼 후보자는 "당시 (북한과) 의미있는 대화를 시작했고 다소간의 작은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그것도 허사가 돼 버렸다"며 이후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6자회담이 개시되면서 한·미·일 3각 공조 강화를 기반으로 한 대북제재가 추진되는 과정을 언급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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