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0

“미해결 94명 정리해고 철회가 기본적인 조건”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중인 심상정,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이 11일로 단식 한달(30일)째를 맞았다. 심각한 신체기능 상실 위기에 몰려 있는 두 고문은 이날 와의 인터뷰에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내놓은 대책에는 사태의 핵심인 부당한 정리해고를 바로잡을 의지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최소한 아직 남아 있는 94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철회한 뒤 구체적인 이들의 복직프로그램을 제시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고문은 "조 회장이 내놓은 자녀 학자금 지원이나 지역발전 기금 등은 결국 이번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사정'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결국 조 회장이 정부와 짜고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한 정리해고 고수'라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노선을 유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노 고문은 "지역발전 기금은 삼성 등 과거 재벌들이 사회적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내놓았던 생색내기용 꼼수"라고 꼬집었다. 심상정 고문도 "반드시 조 회장을 청문회장에 세워 잘못된 정리해고의 문제와 한진중공업을 둘러싼 의혹들을 규명해야 하며, 책임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고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해결방안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두 고문은 한목소리로 "생활이 어려워 희망퇴직 등을 선택한 이들 외에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94명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는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며 "정리해고가 철회된다면 이후 법적으로 책임있는 당사자인 금속노조와 회사가 협상을 통해 복귀의 시점과 방식 등을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단식 한달을 맞는 두 고문은 현재 의료진은 물론 소속 진보신당 당원들의 강력한 단식 중단 요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두 고문은 "조 회장의 귀국이나, 청문회 개최 합의 등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고, 또 조직의 결정이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일단 11일 저녁까지는 상황 변화를 지켜본 뒤 단식농성 중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11일 열리는 금속노조와 회사 쪽의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