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지자체장 성적 따라 대권 행보 결정”
- 2011 08/02ㅣ주간경향 936호
ㆍ야권 유일의 수도권 지자체장 송영길 인천시장의 1년
7조4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취임했던 불운의(?) 지자체장, 야권 유일의 수도권 지자체장, 송영길 인천시장을 설명하는 문구다. 사람들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송 시장 취임 1년, 인천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 재정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복지혜택은 오히려 늘어났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처럼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지도 않는다.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백지화했고,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도 반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대북문제의 전향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시행하면서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하기만 한 서해를 평화의 지역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송 시장의 든든한 우군인 시민사회단체와의 불협화음도 생겨나고 있다. 숭의구장에 대형마트를 입점한 것이나 송도 영리병원 추진, 인사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송 시장이 야권연대 약속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취임 후부터 송 시장은 매일 30~40분 단위로 짜여 있는 일정표를 소화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월 11일 ‘민선5기 인천지방자치 1년 평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시민사회단체에서 송 시장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잘 지내고 있다.(웃음)”
시민사회단체는 ‘소통의 부재’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송 시장의 인사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는 쪽도 있다.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사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비약이 많고 과장됐다. 인천을 위해 모셔온 허정무(인천유나이티드 감독), 금난새(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씨까지 낙하산 인사에 집어넣으면 되느냐. 비서실 여직원까지 낙하산 인사 명단에 들어 있다. 문제가 있는 조직을 바로잡으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 (사업이 무산된) 영종도 밀라노 프로젝트에 수백억원을 사용한 것을 보면 분노가 치밀 정도다. 당장 TP(송도테크노파크를 말함)부터 고발할 것이다. 신진 전 원장이 재정을 엉터리로 집행하지 않았느냐. 일을 바로잡기 위해서 이윤 인천대 교수(무역학부)를 원장으로 뽑았고, 권세헌 변호사를 감사로 임명했다. 내가 바꾼 사람들을 모두 낙하산이라고 하면 되느냐. 내가 임명한 이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해고할 것이다. 정무직은 내 임기가 끝나면 같이 나갈 것이다. 인천시가 (마구잡이) 사업으로 부도날 때까지 시민사회단체는 무엇을 했나.”
송 시장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하려고 하는 영리병원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시민사회단체는 송도에 영리병원이 생기면 전국적으로 파급된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나도 절대 반대다. 다만 사람마다 분석에 차이가 있다.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면 송도 외에는 투자할 곳이 없다고 말한다. BC분석(편익비용분석)을 해서 이익이 될 곳은 송도밖에 없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영리병원을 시도했지만, 안 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 아닌가. 송도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전국적으로 확산이 안 되면 송도에 설치되는 것은 괜찮다는 것 아니냐. 실험을 해보자는 것이다. 테스트 베드(test bed·가늠터)로 송도와 제주도만 해보자. 향후 10년간 운영해보고 의료보험을 교란하면 폐쇄하면 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났을 때도 송도 영리병원을 시범사업으로 해보자고 했다. 가정을 가지고 싸우면 종교지, 과학이 아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에 대해 섭섭한 게 있는 것 같다.
“섭섭함은 없다. 시민사회단체가 나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대신 경중을 구분해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한 과도한 비판으로 일의 경중이 구분되지 않았다. MB 정부가 들어섰고, 그 이후에는 뼈저리게 반성을 한 것 아니냐. 반성의 결과로 태어난 것이 야권연대다. 야권연대로 지방권력이라도 얻어낼 수 있었다. 오히려 민주노동당 출신의 배진교 남동구청장, 조택상 동구청장은 나를 좋게 평가한다. 계양산 골프장 백지화, GM대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 것을 보고 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과 지적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힘을 합할 때는 같이 가야 한다. 어려울 때 도와주지 않고 계속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쉽다.”
취임 1년을 맞이해 송 시장은 많은 인터뷰를 했다. 인천시청 대변인실 측은 “인터뷰 중에 목소리를 높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지만,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소통 부재’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무시하지 않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송 시장이 임기 동안 풀어내야 할 중요한 숙제가 많지만, 그 중의 하나가 야권연대를 위해 약속했던 정책연합 및 그들과의 ‘소통’임을 알 수 있다. 송 시장은 취임 이후 정책결정자문기구인 ‘시정참여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야권연대 당시 약속했던 정책연합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신동근 정무부시장과 박종렬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공동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종렬 공동위원장은 “송 시장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1년 동안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뭐였나.
“인천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단기간에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껴 쓰고(예산 절감), 많이 빌려오고(국고지원, 저리 장기상환 전환), 벌어 쓴다(수익사업과 민자유치)는 세 가지 원칙을 추진하고 있다. 당분간은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대기업 투자 등을 통해 인천시의 동력을 만들 예정이다. 정부의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대규모 토목공사는 하지 않고 있다. 1년 동안 100억원 이상의 공사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에 어려움은 없나. 재원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안게임 준비는 어렵긴 하지만 보람있는 일이다. 취임 전부터 어떻게 아시안게임을 치러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사업비가 원래 2조5000억원이었는데, 이것을 1조9000억원으로 조정하면서 한숨 돌렸다. 규모를 줄이고, 인근 경기장을 빌려 쓰는 식으로 6000억원의 예산을 절약했다. 원래대로 진행했으면 낭비 요소가 많았을 것이다. 대회 준비에 비용을 적게 들이고, 적자가 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다.”
인천공항 민영화에 반대하는 이유가 있나.
“2008년 민영화 발표 때부터 반대했다. 인천공항은 2005년부터 6년 연속 세계 최고의 공항이고, 2010년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알짜 공기업이다. 이런 시설을 외국계 투자기관에 넘기는 것은 잘못이다. 맥쿼리 등 외국자본에게 투자를 바라는 것도 무리라고 본다.”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 여러 가지 소문이 있는데, 확인된 것은 있나.
“국회를 떠나서 그런지 인천공항 매각 이유에 대한 정보는 잘 모른다.(웃음)”
취임 당시 부채가 7조4000억원이었다. 루원시티, 월미은하레일, 검단신도시, 송도랜드마크시티 등의 사업이 부진하거나 중단되기도 했다. 전임 시장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이 있나.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찾아내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업을 재조정해서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2011년 예산을 지난해 대비 7.7% 줄였다. 5439억원이 줄었는데, 복지분야 투자는 더 늘었다.
“취임할 때 미래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출산율이 1.2명이라는 것은 전국의 여성들이 총파업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10년 후에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있겠느냐. 국민연금을 받지도 못할 수 있다. 정부가 이런 절실함을 모른다. 나는 보육, 출산,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의 모든 전력을 여기에 투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 재앙이 될 것이다. 복지분야 투자를 늘린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개발보다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하고 싶다.”
인천시장 임기 내에 해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인천시의 교육이 너무 뒤떨어져 있다. 인천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는 교육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내 아들이 이제 고1이다. 내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인천시의 교육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
인천시는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한다.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학력 향상 선도학교(10개교), 잠재성장학교(15개교)를 선정해서 지원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를 확대하고,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자 양성을 위해 마이스터고를 추가 지정했다. 1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원어민 보조교사를 배치했고, 영어마을과 옹진섬 외국어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야권 지자체장이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대통령이랑 소통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만남을 요청해도 만나기가 어렵다.”
2012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민주당 내에서 ‘물갈이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대폭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 개혁적 공천이 중요하다. 국민참여당과 민노당의 통합은 쉽지 않다. 민주당 지도부가 마음을 비우고, 문재인·이해찬·한명숙 등과 공동선대위장을 맡아야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식구들의 잔치로 만들면 안 된다.”
2012년 대선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장의 대선 출마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자기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에 맞춰 대선 출마와 지자체장 자리를 양손에 저울질하는 구조는 적절치 않다. 투명하고 솔직해야 한다. 국민이나 당의 요구가 있으면 자기를 (대선에) 투입해야 한다. 두 지자체장이 대선에 꼭 나와야 하는 상황이 객관적으로 요구된다면 괜찮다. 하지만 자신들이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두 지자체장의 출마설은 옹색하게 보인다.”
대권에 직접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인천시장이라는 자리는 소중하다. 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나를 뽑아준 것이다. 내 능력이 부족하지만, 임기 동안 집중적으로 노력해서 유능한 진보라고 인정받고 싶다. 지방자치가 어려운 환경에서 성과를 어떻게 내느냐가 중요하다. 인천시장 4년 임기는 예고편이다. 예고편 성적을 가지고 향후 정치적 행보를 결정할 것이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7조4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취임했던 불운의(?) 지자체장, 야권 유일의 수도권 지자체장, 송영길 인천시장을 설명하는 문구다. 사람들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송 시장 취임 1년, 인천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 재정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복지혜택은 오히려 늘어났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처럼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지도 않는다.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백지화했고,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도 반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대북문제의 전향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시행하면서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하기만 한 서해를 평화의 지역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송 시장의 든든한 우군인 시민사회단체와의 불협화음도 생겨나고 있다. 숭의구장에 대형마트를 입점한 것이나 송도 영리병원 추진, 인사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송 시장이 야권연대 약속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취임 후부터 송 시장은 매일 30~40분 단위로 짜여 있는 일정표를 소화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월 11일 ‘민선5기 인천지방자치 1년 평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시민사회단체에서 송 시장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잘 지내고 있다.(웃음)”
시민사회단체는 ‘소통의 부재’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송 시장의 인사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는 쪽도 있다.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사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비약이 많고 과장됐다. 인천을 위해 모셔온 허정무(인천유나이티드 감독), 금난새(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씨까지 낙하산 인사에 집어넣으면 되느냐. 비서실 여직원까지 낙하산 인사 명단에 들어 있다. 문제가 있는 조직을 바로잡으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 (사업이 무산된) 영종도 밀라노 프로젝트에 수백억원을 사용한 것을 보면 분노가 치밀 정도다. 당장 TP(송도테크노파크를 말함)부터 고발할 것이다. 신진 전 원장이 재정을 엉터리로 집행하지 않았느냐. 일을 바로잡기 위해서 이윤 인천대 교수(무역학부)를 원장으로 뽑았고, 권세헌 변호사를 감사로 임명했다. 내가 바꾼 사람들을 모두 낙하산이라고 하면 되느냐. 내가 임명한 이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해고할 것이다. 정무직은 내 임기가 끝나면 같이 나갈 것이다. 인천시가 (마구잡이) 사업으로 부도날 때까지 시민사회단체는 무엇을 했나.”
송 시장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하려고 하는 영리병원에 대해서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시민사회단체는 송도에 영리병원이 생기면 전국적으로 파급된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나도 절대 반대다. 다만 사람마다 분석에 차이가 있다.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면 송도 외에는 투자할 곳이 없다고 말한다. BC분석(편익비용분석)을 해서 이익이 될 곳은 송도밖에 없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영리병원을 시도했지만, 안 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 아닌가. 송도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전국적으로 확산이 안 되면 송도에 설치되는 것은 괜찮다는 것 아니냐. 실험을 해보자는 것이다. 테스트 베드(test bed·가늠터)로 송도와 제주도만 해보자. 향후 10년간 운영해보고 의료보험을 교란하면 폐쇄하면 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났을 때도 송도 영리병원을 시범사업으로 해보자고 했다. 가정을 가지고 싸우면 종교지, 과학이 아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에 대해 섭섭한 게 있는 것 같다.
“섭섭함은 없다. 시민사회단체가 나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대신 경중을 구분해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한 과도한 비판으로 일의 경중이 구분되지 않았다. MB 정부가 들어섰고, 그 이후에는 뼈저리게 반성을 한 것 아니냐. 반성의 결과로 태어난 것이 야권연대다. 야권연대로 지방권력이라도 얻어낼 수 있었다. 오히려 민주노동당 출신의 배진교 남동구청장, 조택상 동구청장은 나를 좋게 평가한다. 계양산 골프장 백지화, GM대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 것을 보고 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과 지적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힘을 합할 때는 같이 가야 한다. 어려울 때 도와주지 않고 계속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쉽다.”
지난 6월 28일 인천 서구에서 열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기공식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등 내 빈들이 시삽하고 있다. 주경기장은 고정 관람석 3만석과 가변 관람석 3만석을 합쳐 총 6만석 규모로 건립 되며 아시안게임 개ㆍ폐회식과 육상경기를 치르게 된다. / 연합뉴스
취임 1년을 맞이해 송 시장은 많은 인터뷰를 했다. 인천시청 대변인실 측은 “인터뷰 중에 목소리를 높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지만,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소통 부재’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무시하지 않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송 시장이 임기 동안 풀어내야 할 중요한 숙제가 많지만, 그 중의 하나가 야권연대를 위해 약속했던 정책연합 및 그들과의 ‘소통’임을 알 수 있다. 송 시장은 취임 이후 정책결정자문기구인 ‘시정참여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야권연대 당시 약속했던 정책연합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신동근 정무부시장과 박종렬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공동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종렬 공동위원장은 “송 시장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1년 동안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뭐였나.
“인천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단기간에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껴 쓰고(예산 절감), 많이 빌려오고(국고지원, 저리 장기상환 전환), 벌어 쓴다(수익사업과 민자유치)는 세 가지 원칙을 추진하고 있다. 당분간은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대기업 투자 등을 통해 인천시의 동력을 만들 예정이다. 정부의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대규모 토목공사는 하지 않고 있다. 1년 동안 100억원 이상의 공사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에 어려움은 없나. 재원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안게임 준비는 어렵긴 하지만 보람있는 일이다. 취임 전부터 어떻게 아시안게임을 치러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사업비가 원래 2조5000억원이었는데, 이것을 1조9000억원으로 조정하면서 한숨 돌렸다. 규모를 줄이고, 인근 경기장을 빌려 쓰는 식으로 6000억원의 예산을 절약했다. 원래대로 진행했으면 낭비 요소가 많았을 것이다. 대회 준비에 비용을 적게 들이고, 적자가 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다.”
인천공항 민영화에 반대하는 이유가 있나.
“2008년 민영화 발표 때부터 반대했다. 인천공항은 2005년부터 6년 연속 세계 최고의 공항이고, 2010년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알짜 공기업이다. 이런 시설을 외국계 투자기관에 넘기는 것은 잘못이다. 맥쿼리 등 외국자본에게 투자를 바라는 것도 무리라고 본다.”
인천공항 매각에 대해 여러 가지 소문이 있는데, 확인된 것은 있나.
“국회를 떠나서 그런지 인천공항 매각 이유에 대한 정보는 잘 모른다.(웃음)”
취임 당시 부채가 7조4000억원이었다. 루원시티, 월미은하레일, 검단신도시, 송도랜드마크시티 등의 사업이 부진하거나 중단되기도 했다. 전임 시장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이 있나.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찾아내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업을 재조정해서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2011년 예산을 지난해 대비 7.7% 줄였다. 5439억원이 줄었는데, 복지분야 투자는 더 늘었다.
“취임할 때 미래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출산율이 1.2명이라는 것은 전국의 여성들이 총파업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10년 후에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있겠느냐. 국민연금을 받지도 못할 수 있다. 정부가 이런 절실함을 모른다. 나는 보육, 출산,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의 모든 전력을 여기에 투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 재앙이 될 것이다. 복지분야 투자를 늘린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개발보다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하고 싶다.”
인천시장 임기 내에 해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인천시의 교육이 너무 뒤떨어져 있다. 인천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는 교육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내 아들이 이제 고1이다. 내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인천시의 교육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
인천시는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한다.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학력 향상 선도학교(10개교), 잠재성장학교(15개교)를 선정해서 지원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를 확대하고,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자 양성을 위해 마이스터고를 추가 지정했다. 1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원어민 보조교사를 배치했고, 영어마을과 옹진섬 외국어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야권 지자체장이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대통령이랑 소통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만남을 요청해도 만나기가 어렵다.”
2012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민주당 내에서 ‘물갈이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대폭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 개혁적 공천이 중요하다. 국민참여당과 민노당의 통합은 쉽지 않다. 민주당 지도부가 마음을 비우고, 문재인·이해찬·한명숙 등과 공동선대위장을 맡아야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식구들의 잔치로 만들면 안 된다.”
2012년 대선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장의 대선 출마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자기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에 맞춰 대선 출마와 지자체장 자리를 양손에 저울질하는 구조는 적절치 않다. 투명하고 솔직해야 한다. 국민이나 당의 요구가 있으면 자기를 (대선에) 투입해야 한다. 두 지자체장이 대선에 꼭 나와야 하는 상황이 객관적으로 요구된다면 괜찮다. 하지만 자신들이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두 지자체장의 출마설은 옹색하게 보인다.”
대권에 직접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인천시장이라는 자리는 소중하다. 시민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나를 뽑아준 것이다. 내 능력이 부족하지만, 임기 동안 집중적으로 노력해서 유능한 진보라고 인정받고 싶다. 지방자치가 어려운 환경에서 성과를 어떻게 내느냐가 중요하다. 인천시장 4년 임기는 예고편이다. 예고편 성적을 가지고 향후 정치적 행보를 결정할 것이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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