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2

한나라 ‘성난 지원’

22일 한나라당 분위기는 끓어넘치려는 솥의 뚜껑을 위에서 꽉 누르는 듯한 모습에 가까웠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에 대한 당내 이견이 여전한데다 오세훈 시장의 '주민투표-시장직 연계' 선언이란 폭탄까지 떨어져 속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적전분열'을 겉으로 노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공식적으로는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주민투표에 총력전을 펴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오 시장의 시장직 연계 선언에 격앙했던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 시장의 사퇴 문제에 대해 그동안 여러차례 옳지 않다고 만류했지만 오 시장의 비장한 각오를 막을 수 없었다"며 "한나라당은 남은 이틀 동안 투표참여 운동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따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선에 배수진을 친 장수와 함께 장수를 구해야 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본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력을 집중해 오 시장도 구하고 한국의 미래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시작부터 취재진을 물리친 채 비공개로 들어가 50분간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주민투표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별말을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해본들 무슨 소용 있나. 일단 투표율 올리기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면에 나타난 당의 공식 입장과 달리, 내부에선 주민투표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하다. 서울시당 복지포퓰리즘반대특위 위원장인 신지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최고위원이 고춧가루 뿌리고 방해하느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주민투표를 반대해 온 유승민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전여옥 의원도 트위터에서 "오세훈 시장을 비난하는 한나라당 의원들, 당이 왜 존재하고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가 왜 표를 줬는지 잊었는가?"라고 비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문제는 24일 투표 이후"라며 "투표 결과가 안 좋게 나올 경우 당내에서 서로에게 더 격하게 총질을 해댈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투표율이 33.3%에 미달하더라도 오 시장이 사퇴해선 안 된다고 거듭 밝히는 것도, 투표 이후 당이 떠안을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오 시장의 사퇴를 당이 인정해선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오 시장의 거취는 당과 재협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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