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1

오세훈, 사퇴땐 10월 이후로 미룰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사퇴 시점에 대해선 "아직 말씀드리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도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먼저 큰 틀에 대한 결정을 마치고, 사퇴 시점은 천천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선거법상 오 시장이 다음달 30일 이전에 사퇴하면 10월26일 치러질 하반기 보궐선거에서 차기 서울시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 이후에 사퇴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한나라당에선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 현재의 민심으로 보면 야당이 서울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한나라당 안에선 오 시장이 사퇴를 하게 되더라도 그 시기를 9월30일 이후로 늦출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한나라당 의원은 "오 시장이 국회 국정감사 이후 사퇴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회 국정감사는 대개 10월 중순~11월 초순께 진행된다. 오 시장의 한 핵심 측근도 "주민투표 비용이 182억원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보궐선거를 10월에 치른다고 하면 또 선거 비용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 이런 것도 감안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이런 정치공학적인 이유로 시장직 사퇴를 미룰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또 한나라당 안에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이들도 있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차라리 지금 깨지는 게 낫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며 "서울시장 선거와 총선을 같이 치를 경우 (야권으로의) 줄줄이 투표가 돼버려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개인기마저도 발휘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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