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8

"MBC보도국장 황헌, DJ서거 뉴스 축소했던 인물"

"MBC보도국장 황헌, DJ서거 뉴스 축소했던 인물"

mediaus.co.kr | Nov 30th -0001

MBC기자들은 황헌 MBC 논설위원실장이 MBC 신임 보도국장으로 기용된 것에 대해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기자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선을 넘어 철저하게 우롱한 처사"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MBC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입장을 내어 황헌 신임 보도국장에 대해 "논설위원실장을 지내면서 권력을 비판하는 논평에는 숱한 수정을 요구해 논설위원들과 잦은 마찰을 빚었던 인물"이라며 "<뉴스의 광장> <100분 토론> 진행자로서 시청자들에게도 여권 편향적 인물로 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황헌 국장이) <100분 토론>에서 FTA 논란을 다루면서 시종일관 한나라당 편을 들자 당시 시청자게시판에는 '김종훈은 청문회로, 황헌은 한나라당으로'라는 야유가 오를 정도였다"며 "부국장 시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뉴스를 축소하는 데 앞장서는 등 어느 자리에 가든 편파 시비를 일으켰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철호 보도국장이 베이징지사장으로 발령난 것에 대해서는 "기존에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영전시켰다. 기자들의 퇴진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한 국장을 챙겨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예산을 아껴야 한다며 임기가 한참 남은 2명의 영상취재 특파원을 느닷없이 소환한다고 발표한 게 바로 엊그제인데, 이 무슨 '충성파'에 대한 논공행상이며 보은인사를 위한 '위인설관'인가"라며 "김 사장이 회사에는 나타나지 않고 외부에서 숨어, 질서 문란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그가 MBC를 떠나야할 이유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대위는 "김 사장은 제작거부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기자들에게 해외 연수라는 특혜를 줌으로써 기자 사회의 편가르기도 서슴치 않으며 조직 분위기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며 "앞으로 있을 3명의 특파원 선발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식의 편가르기와 '떡고물' 인사가 재연된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병우 사회1부장, 정형일 문화과학부장, 한정우 국제부장은 16일 "이번 보도국장 인사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회사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MBC 파업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보직 부장들이 파업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MBC 사측은 17일 오정환 기자를 사회1부장으로 임명했으며, 문화과학부장과 국제부장 자리에는 각각 정용준 기자와 조상휘 기자를 발령냈다.

Original Page: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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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5

총선, 두 개의 열쇠

 난 한국의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미국의 2006년 의회 선거, 2008년 대통령 선거와 유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비교하는 이유는 양자가 너무도 흡사한 맥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즉 민주당 정부의 한계 이후 그 반동으로서 귀환한 천민 보수 시대에 대한 지긋지긋함, 2030 세대의 본격적 반란, 소셜 네트워크 선거 혁명, 시민 정치운동의 대활약과 때로는 과잉 행동으로 인한 역풍, 진보적 트렌드로의 반전, 경제 악화, 개혁적 보수 대선 주자(존 매케인)의 등장과 그 한계 등 다 열거할 수조차 없는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다. 그래서 미국의 2006년과 2008년을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될지를 포함한 모든 숨겨진 답이 다 거기 있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미국의 2006년과 2008년 식으로만 하면 반드시 야권은 승리하고 여권은 패배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의 현 단계는 훨씬 더 복잡하고 진흙탕이며 역동적이라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박근혜 대표, 진흙탕에서 싸워야 하는 부담

야권 처지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가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고 혁신형 DNA도 약하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오바마 선거 혁명의 일등공신은 민주당 전국위 의장 하워드 딘이다. 그는 당내에서 위임받은 강한 권한과 21세기형 당 혁신 프로젝트를 가지고 개혁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오늘날 오바마가 자랑하는 2030 세대 혁명, 풀뿌리에 기반한 전국 정당화, 소셜 네트워크 선거 혁명 등은 다 그가 뿌린 씨앗이다. 한명숙 체제가 이해해야 할 것은 적은 권한과 부족한 혁신 DNA를 가지고도 하워드 딘 혁명의 효과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올해 승리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지금과 같이 어정쩡한 모습으로는 총선과 대선에서 아슬아슬하게 패배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야권 당대표의 강력한 권한의 부족은 2006년 미국 의회선거에서 모든 전략과 공천의 총대를 멘 람 이매뉴얼(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한국에는 등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지역별로 가장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만 맞춤형으로 치밀히 공천하도록 유도했다. 과연 그의 선거 승리주의가 장기적으로 타당한지는 당시 논쟁이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중간선거 대승의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왕적 총재 시절도 사라지고 미국식으로 이매뉴얼이 전권을 행사할 수도 없는 지금 한국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표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미국 민주당과 달리 한국 민주통합당의 더 큰 곤혹스러움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어정쩡한 공존 구도이다. 결국 진보적 자유주의 정당으로 단일한 주류 정당이 서고, 생태 등의 가치에서 이를 넘어서는 급진성을 담는 비주류 정당이 힘 있게 성장하는 구도가 만들어지지 못한 채 별로 다를 것이 없는 두 정당과 너무나 약한 급진 정당들이 존재하는 구도가 오늘날 이러한 어려움을 양산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설령 지난한 과정을 거쳐 양당 간 타협으로 새누리당 대 야권 단일 후보라는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 속성상 승리하기 가장 유리한 구도는 만들어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구나 서로 유사한 이들 간의 선명성 경쟁을 보면 이후 설령 총선에서 다수 연합이 이뤄진다 해도 과연 안정감과 진보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낼지 회의적이다.

여권 처지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매케인 대선 후보와 달리 박근혜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 자유롭게 활약할 수 없는 너무나 낡은 당의 대표라는 사실이다. 미국 중간선거는 매케인 대선 후보가 아니라 부시 당시 대통령의 선거였지만 한국 총선은 박근혜 대표의 선거이다. 당장 눈앞의 진흙탕에서 허우적대는 박 대표 앞에는 이미 '한국판 오바마'의 맹아를 보이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대선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 오바마처럼 중도층과 핵심 지지 기반에 동시에 어필하는 그들의 강력한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박 대표로서는 매우 험난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존 매케인의 불운처럼 언제 위기가 도래할지 모르는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녀를 두렵게 할 것이다.

결국 앞으로 한 달간은 이 어려운 한국적 상황에서 여야 중 누가 하워드 딘의 대담한 당 혁신과 람 이매뉴얼의 총선 승리 공천, 두 가지 어려운 과제 달성에 더욱 근접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위기감을 느낀 시민사회 진영의 본격적 개입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여야에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흥미진진한 승부가 기다린다.

[관련기사]
동영상엔 눈감고 '나경원법'에 올인
정동영 '숨가빴던 이틀'을 추적하다
석패율제? 이름도 어려운데 합의는 더 어려워
'가카' 덕에 열린 시사 전성시대
여전히 남은 디도스 4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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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4

‘최고 엘리트들이 국가 자산 팔아 막대한 이득…’

'최고 엘리트들이 국가 자산 팔아 막대한 이득…'

hani.co.kr | Nov 30th -0001

[세상 읽기] '먹튀' 론스타와 그 대리인들 / 김동춘

당대 최고 엘리트들이 그럴듯한
논리와 법을 무기로 하여
국가 자산을 투기자본에 넘겼다

미국계 펀드회사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인수한 뒤 그동안 4조6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드디어 손을 털었다. 1000억 사회공헌 약속도 흐지부지한 채, 막대한 수익에 대한 세금도 내지 않은 채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넘겼다. 4조6000억원은 전국의 26만 국공립대 학생들이 3년 동안 무상으로 대학을 다닐 수 있는 돈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속이 몹시 쓰리다.

외환은행 인수 자격 여부조차 의심되었던 론스타가 어떻게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를 저지르고, 종업원들을 무자비하게 해고하는 등 사회적 책임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철저히 배당금을 챙겨갈 수 있었을까?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을 팔아치우는 것이 마치 금융 선진화의 길이라는 식으로 떠들던 언론이나 학자들은 오늘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고, 우리가 외국자본에 너무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의 논설을 또다시 반복한다. 그들이 말하듯이 이제 과연 한국 금융시스템의 문제일까?

1910년 일본은 총칼을 들이대면서 조선 각료들을 위협하여 강제병합을 성사시켰다. 이완용 등 현지 대리인들은 그것을 문명화를 위한 시대의 대세라 말했다. 2002년 론스타는 김앤장을 앞세워 한국의 재경부와 금융당국의 최고위층에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그들은 외환은행 매각을 '외자유치'라 표현하였다. 조선왕조는 종이 한 장의 서명으로 일본에 넘어갔지만, 국민의 피땀으로 만든 외환은행은 정체불명의 팩스 1장으로 론스타에 넘어갔다. 조선의 각료들은 '나라의 힘이 없어 스스로 문명개화할 수 없다'는 명분하에 나라를 팔아넘겼지만, 2003년 론스타의 현지 대리인들, 김앤장, 금감위, 외환은행장, 재경부 최고위층 관리들과 보수언론들은 멀쩡한 은행을 부실은행으로 판정하고, '외자유치' 안 하면 곧 망한다고 협박하고, 금융 선진화라는 그럴듯한 명분하에 위에서 바람잡고 아래서는 비밀리에 회동해서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외환은행을 팔아치웠다.

과거 조선의 각료들은 일본의 총칼이 두려워 굴복을 했지만, 오늘날 국내 대리인들은 스스로 앞장서서 법과 절차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공공자산을 팔아넘겼고, 론스타가 주가조작 등 용납할 수 없는 금융범죄를 벌여도 면죄부를 주었으며, 9년여 동안 온갖 논리와 법 지식을 동원하여 그들이 돈을 챙겨서 떠날 수 있도록 충실히 봉사했다. 그래서 외환은행 노조는 이 모든 일이 "대한민국 법과 원칙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말한다.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이들 현지 대리인들이 많은 돈을 챙긴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번의 론스타가 하나은행에 외환은행을 넘기며 거둔 수익의 일정 부분도 바로 국내 대리자들과 투자자들, 즉 '검은 머리의 외국인'들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선진 금융기법 도입, 동북아 금융허브 등 그들이 그렇게 귀가 아프게 떠들었던 거짓말의 성찬을 지금 떠올려 무엇하랴? 분명한 사실은 과거나 오늘이나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당대 최고의 엘리트 국가의 공복들이 그럴듯한 논리와 법을 무기로 하여 국가 자산을 투기자본에 팔아넘겼고, 그 대가로 막대한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사실이다. 오늘 그들은 또다시 '미래의 경쟁력'을 들먹이며 인천공항을 매각하겠다고 하고, 효율성 운운하면서 케이티엑스 매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옛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있지만 그들은 지난 9년 동안 과연 이 일과 관련해서 한 게 무엇인가? 그들이 과연 앞으로도 반복될 이 국내 법률자문회사-국가관료들의 국민 배신 행각을 막을 의지와 힘이 있을까?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한겨레 인기기사>

■ "'나경원법' 만드는 김에 '이명박법'도 만들어라"
■ 문재인 '양자대결'서 박근혜 첫 추월
■ 박원순 '오세훈 오페라하우스' 대신 시민농장 짓는다
■ 이동관 "MB 약점은 인정이 많은 것"
■ "초졸·신불이지만…일이 너무 하고 싶습니다"

Original Page: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177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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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재벌, 서민의 삶 포위하다

삼성전자 갤럭시에스(S)2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회사원 김서민씨는 씨제이(CJ)의 햇반과 김으로 아침을 때웠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 정장을 입고 엘지(LG)패션의 해지스 코트를 팔에 걸친 김씨는 롯데 레쓰비 캔커피를 들고 주차장으로 나섰다. 밤새 내린 눈 때문에 김씨는 현대로템이 운영하는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 지하철은 스마트폰에 빠진 승객들로 초만원이다. '에스케이(SK)텔레콤의 3세대(G) 통신망이 부쩍 안 터지는데, 4세대 엘티이(LTE) 엘지유플러스로 바꿔볼까?' 잠깐 고민하는 사이 회사에 도착했다. 삼성전자 컴퓨터를 켜고 일과를 시작했다.

입고 먹고 쓰고 보고 듣고…
재벌 제품·서비스가 지배

30대 재벌 연매출 1134조
국내총생산의 96.7% 달해

부의 집중 넘어 사회 장악
무소불위 권력자로 고착화

아내 박선이씨는 엘지전자 진공청소기를 들고 집안 청소를 마쳤더니 벌써 오전이 끝나간다. 친구들과 점심때 만나기로 한 박씨는 남편이 두고 간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시동을 걸었다. '기름이 떨어졌네.' 집 근처 지에스(GS)칼텍스로 갔다. 점심은 씨제이푸드빌의 '비비고'에서 먹고, 신세계 스타벅스에서 수다를 떨었다. 이마트에 들러 현대카드로 결제하고 저녁거리를 장만했다. 삼성물산 래미안아파트에는 한진택배에서 두고 간 물건이 있었다.

일반 개인의 일상에서 재벌그룹은 공기와 같은 존재다. 어디를 가도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재벌의 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적으면 10개, 많으면 30개 정도다. 이들이 개인의 삶을 이중 삼중으로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 오늘날 재벌 없는 대한민국은 상상할 수 없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30대 재벌그룹의 전체 자산은 1460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 1172조원보다 300조원 가까이 많다. 연간 매출은 1134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96.7%에 이른다. 1980년부터 2011년까지 30대 재벌의 자산은 70배, 매출은 48배로 불어났다. 1990년대 들어 급상승한 30대 재벌의 매출액은 2000년 들어 상승 속도가 주춤하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급증했다. 재벌(총수)의 부가 곧 국부가 됐고, 재벌 중심 사회체제는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삼성·현대차·에스케이·엘지·롯데 등 5대 재벌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훨씬 심각하다. 김병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의 분석을 보면, 국내총생산에 견준 5대 그룹의 매출액 비중은 2001년 49.5%에서 2010년 55.7%까지 늘어났다. 1980~90년대 2세 승계가 이뤄진 뒤 갈라져 나온 친족그룹까지 포함하면 이들의 몸집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삼성·신세계·씨제이·보광·한솔 등 범삼성그룹, 현대차·현대백화점·현대중공업·성우·한라 등을 아우르는 범현대그룹, 엘지·지에스·엘에스(LS)·희성 등 범엘지그룹을 포함한 5대 재벌그룹의 국내총생산 대비 매출액 비중은 2001년 59.0%에서 2010년 70.4%까지 커졌다. 인구의 0.1%도 안 되는 재벌 총수와 일가친척들이 나라 경제력의 70%를 쥐고 흔드는 셈이다.

부의 집중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재벌은 일반 국민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치·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구축해왔다. 그 반대쪽에는 재벌에 짓눌린 99.9%의 사람들이 있다. 사라져가는 골목상권을 바라만 보는 자영업자들, 자투리 일감마저 뺏긴 중소기업들, 독과점과 담합으로 호주머니를 털리는 소비자들, 매일 구조조정의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오스트리아 언론 "4대강, 완전히 정신나간짓"
4대강 함안보 강바닥 깊이 21m 구덩이 파여…"놔두면 보 붕괴"
정동영 "저를 추종하지 마세요"
이동관 '종로 출사표'에 누리꾼들 "석고대죄부터"
군출신 보훈처장, '보수언론' 입김 반영했나

2012-02-12

강금실 "같이 식사하자던 훈남 보자마자…"

강금실 "같이 식사하자던 훈남 보자마자…"

by MSN, joongang.joinsmsn.com 강금실(55·전 법무부 장관) 변호사는 커피 매니어다. 서울 강남역 근처의 로펌 사무실을 찾았을 때도 손수 커피를 내렸다. "모닝커피가 제일 좋다. 아침에 한 잔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든다." 강 변호사는 "내겐 커피가 맞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사상체질로 볼 때 그는 태양인이라고 했다. 한국인의 상당수가 음체질이다. 양체질은 드물다. 태양인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외향적인가?"라고 물었더니 "내겐 양쪽 측면이 다 있다"고 답했다. 강 변호사는 "4월 총선에서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그가 보는 삶과 정치를 물었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서울대 법대 300명 중 여학생 단 세 명

강 변호사는 서울에서 자랐다. 경기여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법대생 300명 중에 여학생은 단 3명이었다. 사법연수원에서도 여성은 2%였다. 판사가 됐을 때도 여성 판사는 3% 이내였다. 그 와중에 여성 최초 단독부 판사, 여성 최초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대학생 때 "아주아주 새침데기였다"고 했다. "1학년 때였다. 교내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어떤 남학생이 식판을 앞에 놓더니 '식사를 같이하자'고 했다. 교련복을 입고 있었다. 3학년 아니면 4학년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식판을 들고서 나갔다. 옆을 지나며 흘낏 남학생을 봤다. 그런데 너무 괜찮았다. 요즘 말로 '훈남'이었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버렸으니까."

●왜 그렇게 반응했나.

 "나는 여고를 나왔다. 교복 입고 여학생들끼리만 있다가 남학생이 많은 환경에 들어가니 낯설고 어색했다. 그게 우리 교육에서 아쉬운 점이다. 나중에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다면 그 남학생을 찾아보고 싶다."

●우리 교육의 아쉬움이라면.

 "교육이 뭔가.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길러 주는 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일찍 배웠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인생에서 그리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나는 그게 교육의 핵심이라고 본다. 화가 나고 억울할 때 내 마음을 어떻게 관리할지, 교육을 통해 그런 걸 가르쳐야 한다. 어떻게 밥 먹고 노동하며 경제를 꾸릴지,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며 살지, 삶에 필요한 아주 실질적인 걸 가르쳐 줘야 한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다. 강 변호사는 참여정부의 법무부 장관을 거쳐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도 출마했다. 강 변호사에게 '요즘 정치'를 물었다.

●총선과 대선, 한마디로 무엇이 중요한가.

 "정의란 과연 무엇일까.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권력을 획득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쓰느냐, 아니면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쓰느냐. 지금껏 우리의 관심사는 주로 그것이었다. 그래서 정치는 늘 '권력 획득'을 위한 싸움판이었다. 나는 그런 정치에 과연 정치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정치성이라면.

 "결국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지 않나. 사람이 둘이 모이고, 셋이 모이면 서로 말을 한다. '우리 뭘 할까. 사냥을 할까. 아니면 빵을 구울까'. 그런 게 바로 정치다. 정치는 소통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소통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정치다. 거기에 동의하면 많은 게 달라진다. 권력 투쟁과 권력 획득이 정치라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리게 된다."

●어떤 세상이 열리게 되나.

 "권력 투쟁과 권력 획득만 정치라고 볼 때는 무조건 상대를 이겨야 한다. 상대방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 이기면 그만이다. 이긴 뒤에도 자신의 지지층을 위해서만 일을 한다. 전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보수든, 진보든 마찬가지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신의 지지세력을 위해 일하지,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하는 대통령이 되긴 어렵다. 게다가 보수 대통령에겐 진보가 동의를 안 해 주고, 진보 대통령에겐 보수가 동의를 안 해 준다. 그런 정치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권력 대신 소통에 무게를 실으면.

 "소통의 첫걸음은 '듣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뭔데?'라며 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법무부 장관 당시 검찰 개혁에서 '소통의 부재'로 비판받지 않았나.

 "개혁 과정에서는 소통을 시도했다. 그러나 권력 메커니즘 안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대화를 여는 데는 내가 많이 미숙했다."

●왜 미숙했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데 너무 치우쳐 있었다. 눈앞의 현실을 두루 보고, 깊이 읽는 여유와 능력이 많이 모자랐다. 그 점도 참 아쉽다."

기성 정치권 바뀌어야 한다

올 연말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인터뷰를 하다가 궁금해졌다. 그가 읽는 '정치의 바둑판, 선거의 바둑판'은 어떤 걸까.

●한나라당이 당명까지 바꿨다. 보수정당의 문제가 뭔가.

 "영국 보수당의 강령을 본 적이 있다. 깜짝 놀랐다. 민주통합당의 강령보다 훨씬 개혁적이었다.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의 문제가 뭔가. 진정한 보수의 역할을 못 한다는 거다. 우리 사회가 헌법에서 합의한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보수정당이 할 일이다. 거기서 미흡한 점을 치고 나오는 것이 진보정당이다. 진정한 보수적 가치를 실천하는 정당이 있어야 한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첫째 역사적 연원이 있고, 둘째 노력을 안 했다. 우리의 정치역사 자체가 오랜 세월에 걸쳐 보수가 형성된 서구 영미식의 과정과 너무나 다르다. 그게 달라도 우리가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 역사만 탓하기에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헌법은 그 사회가 합의한 기본이다. 보수의 의무는 헌법의 가치를 실천하는 거다. 진보를 탓하기 전에 보수가 잘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안정된다."

●민주통합당의 문제는 뭔가.

 "젊은 세대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열광하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다. 확 바꿔야 한다. 새로운 정당문화를 수용해야 한다. 정당 내부문화에서도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새로운 정당문화를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가령 정치인은 늘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나. 주말에 하루 정도는 캐주얼로 입을 필요가 있다. 문화를 바꾸면 생각도 바뀐다."

●개인적으로 안 원장을 아나.

 "안 원장은 잘 모른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뭔가.

 "다음 세대와의 소통이다. 그게 가장 중요한 화두인 것 같다. 우리가 열심히 정치하는 이유가 뭔가.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것도 있지만,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겨 줄 건가도 중요하다. 미래세대와의 소통, 그게 박근혜 위원장의 숙제라고 본다."

●지금은 로펌 변호사다. 다시 정치를 할 의향은.

 "판사·장관·정치인·변호사 등 나는 이미 삶의 영역을 다양하게 겪었다. 그걸 굳이 닫을 이유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역량, 여건이 맞으면 다시 할 수도 있다."

한국무용에 빠진 이유

가톨릭 신자인 강 변호사는 최근 4박5일 피정을 다녀왔다.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수원의 피정센터였다. 거기서 그는 미사를 드리고, 기도하고, 묵상했다.

●피정에서 개인적으로 묵상한 주제가 있나.

 "'용서'였다. 용서가 무엇일까, 왜 용서를 할까. 그걸 묵상했다. 결국 상대방을 잊기 위해 용서를 하는 것이더라. 용서를 하지 않고 있으면 내가 묶이게 되니까. 용서를 하면 내가 자유로워진다. 그런데 내려놓는 것이 쉽진 않다. 재물이나 권력은 오히려 내려놓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집착과 분노, 상처는 참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용서가 더 소중하다."

● '나만의 인생대처법' 같은 게 있나.

 "있다. 사람은 어려움을 통해 배운다는 거다. 그런 상황을 뚫고 나가면서 성장하더라. 그래서 어렵고 힘든 일이 고통이 아니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란 걸 알게 됐다. 그걸 아니까 어려움에 대처하는 게 달라지더라."

●올여름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에서 '생명문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는다.

  "근대 이후 우리는 너무 인간 중심적으로 살아왔다.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통합적이고, 전체적이고, 공존적인 시각을 배웠다. 가령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꽃도 우주의 주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런 통합적인 생각이 내 사고를 풍요롭게 만들더라."

 강 변호사는 예전에 명무전 공연을 보다가 한국춤의 아름다움에 전율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표현하고 싶어서" 전통춤을 배웠다.

●한국춤, 직접 춰 보니 어땠나.

 "한국춤의 미학은 명상과 연결된다. 춤을 추다 보면 저절로 호흡이 배 밑으로 내려간다. 그래서 나중에는 발로만 춤을 추게 된다. 팔은 그냥 따라올 뿐이다. 동작이 아무리 빨라져도 머리는 맑게 비어 있다. 몸은 동적이고, 머리는 정적이다. 그래서 정중동(靜中動)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춤에 경륜이 묻어난다. 그래서 더 좋다. 우리의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요즘도 춤을 추나.

  "얼마 전에 발목을 다쳤다. 요즘은 실내에서 자전거를 탄다. 승무나 살풀이 춤은 에너지 소모량이 테니스보다 많다. 한국춤을 추는 시간이 내게는 필요하다."

●늘 패션이 화제다.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를 맡을 때부터 신경 쓰기 시작했다. 의상은 사회생활의 매너니까. 그런데 취향도 바뀌는가 보다. 요즘은 편하게 검정 옷에 검정 가방 들고 다닌다."

WhatMattersMost?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14년 전 지인 한 분이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그렇게 만난 복실이는 이제껏 나와 함께 살고 있다. 마음이 가장 힘들었을 때 복실이는 내 곁에 있어줬다. 최근 큰 수술을 했는데, 아픔과 죽음에 대한 체험을 했는지 애정표현이 더 간절해졌다. 복실이는 내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사람이 아닌 존재와도 의리를 지키고 감사해 하며, 깊은 영적 교감의 영역에서 서로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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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ws.mk.co.kr | Nov 30th -0001 박원순 서울시장이 느닷없이 일본 도쿄 거리의 길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10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일본 출장 이틀째 일정을 마치고 3성급 호텔인 숙소로 돌아가던 길, 박 시장은 기자들에게 "제가 보도블록 공사를 함부로 안하겠다고 했잖아요"라며 빈틈없이 짜맞춰진 보도블록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취임식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지 않겠다. `보도블록 시장`으로 불려도 좋으니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도쿄의 보도는 서울처럼 울퉁불퉁하지 않고 아귀가 잘 맞는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었다.

도쿄와 요코하마의 집중호우 피해 방지시설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공임대주택 현장을 둘러보며 서울 시정에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8일 일본으로 온 박 시장은 2박3일 출장 기간 내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현장에서 답을 얻는 `실사구시`와 `생활의 발견`을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버스로 이동하던 중 인사말을 하기 위해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는, 버스에서 서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지지대를 가리키며 "이런 게 일본이 강조하는 `개선`(정신)으로, 지금은 작지만 이게 쌓이면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거 있으면 옛날에는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등엔 배낭, 양손엔 카메라와 수첩`으로 활약했던 시민운동가 때를 말한 것이다.

박 시장은 9일 도쿄도 방재시설을 찾았을 때 수행한 공무원이 최신 기종 사진기로 연방 사진을 찍는데도 방재시설 모형을 보자 스마트폰을 꺼내 직접 사진을 찍었다고 한겨레신문은 전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들은 모두 박 시장이 직접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한 뒤 시장 집무실의 수백개 파일에 저장한다.

현장 안내에 나선 일본 공무원들은 동행한 서울시 실무자들보다 더 많이 쏟아내는 박 시장의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 물은 얼마나 팔려요?" "수돗물이 가정으로 배달될 때 누수량이 얼마나 되나요?" 8일 요코하마시의 한 정수장에서도 한참 질문 공세를 이어가던 박 시장은 중간에 "저만 질문을 하고 있네요. 다른 분들도 질문하세요"라며 겸연쩍게 웃기도 했다고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박 시장은 2박3일 출장기간 스스로 "화장실도 못 갈 정도"라고 털어놓을 만큼 30분 단위로 빡빡하게 짜놓은 일정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이동하는 버스에서도 가만있지 않고 뒷좌석에 앉은 공무원들을 `괴롭혔다`. 방문지와 관련된 주무부서 공무원이 뒷자리에 앉으면 허리를 틀어 돌아보며 이동중 내내 궁금한 것을 묻고 확인했다.

9일 밤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다. "비록 오늘 제가 묵은 호텔의 작은 방이지만 서울의 안전과 변화를 고민하기에는 결코 좁지 않습니다. 서울시장이 3성급 호텔 묵었다고 뉴스가 되는 것이 이상한 세상이 아닌가요?"

8일 새벽 전임 서울시장들이 외국출장 때 이용해온 1등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해 일본으로 간 박 시장은 10일 밤 11시께 돌아올 때도 이코노미석에 앉아 귀국했다고 한다.

[뉴스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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