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2

[한겨레 기사돌려보기]깨알 꼼수 혹은 도둑 정치

"교차로 CCTV 카메라도 교통단속 나선다 "
연합
주요 교차로의 교통정보수집용 CCTV 카메라도교통단속에 나선다.

부산지방경찰청은 5월 한달동안 부산시내 주요 교차로에 설치된 교통정보수집용CCTV 카메라를 이용한 `정지선 위반 차량 시범단속'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단속지역은 보행자 통행이 빈번하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동명오거리, 연산교차로, 서부터미널 교차로 등 모두 24개소이다.

부산지방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전담요원이 각 CCTV 카메라에서 보내오는 화면을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정지선 위반차량이 발견될 경우 즉시 녹화한 뒤 위반장면을 출력, 위반사실을 운전자에게 우편으로 통지하게 된다.

경찰은 다음달 홍보차원의 시범운영후 기술 및 운영상의 문제점을 보완해 6월부터 교통범칙금 부과 등 본격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경찰은 사고예방 및 소통위주의 근무에 주력하고 교통단속은 기존의 고정.이동식 무인카메라와 함께 교통정보 CCTV 카메라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단속과정에서의 마찰 최소화는 물론 단속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5-04-30 오전 07:04:00 기사수정 : 2005-04-30 오전 0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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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반성문’ 쓴 정동영

경향신문 :
'FTA 반성문' 쓴 정동영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0212250335&code=910402

2011-10-21

"박원순, 기존 정치인과 차이 못 보여줘 안철수? 위협적이지만 이미 등판시점 늦어" [인터뷰] 나경원 후보 선대위 권영진 상황본부장... "미세하게 승리 기대"

시사 님께서 보내신 OhmyNews의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8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의 서울시장선거판세 분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오늘(21일)은 나경원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권영진 상황본부장을 인터뷰해 보도합니다.  <편집자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진 의원
ⓒ 남소연
권영진

 

'나경원-박원순 혼전'이라는 여론조사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의 권영진 상황본부장(초선, 서울 노원을)은 "나 후보의 초박빙 열세"라고 현재 판세를 진단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권 본부장은 "(18일 발표된) 방송 3사 조사에서 단순 지지도는 우리가 2.3%p, 적극 지지층은 0.9%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내부 조사나 판단으로도 이게 맞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론조사상 크게는 15%p 차이까지 났던 박원순 후보를 따라잡은 배경에 대해서는 "박 후보 측의 선거전략 실패인지, 원래 본모습이었는지 모르지만 정치에 뛰어든 순간 박 후보가 기성 정치권과 그다지 다른 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초박빙 열세... 박원순 잘못이 검증국면 키웠다"

 

그는 또 이른바 '검증공세'에 대해 "우리의 인물 검증은 심각하게 제기한 게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박 후보가 '뒤집어 씌우기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이야기 할 자격이 있느냐'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하는 등 공인으로서의 대응이 부실했고, 이런 잘못된 대응이 검증 국면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 쪽은 'MB심판론'을 생각했겠지만, '인물론으로 가려는 우리의 초반 선거 전략이 먹힌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8년 당시 희망제작소 소장이었던 박원순 후보의 제안으로 만든 '호민관클럽'(시민들의 입법아이디어와 예산지원이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회원이기도 한 권 본부장은 "그는 시민운동 할 때 정치권에 대해서 제시했던 엄격성을 스스로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어야 하는데, 그게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런 영향으로 40대가 우리 쪽으로 상당히 돌아섰고, 20대는 박 후보 지지에서 유보층으로 많이 돌아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는 "'안철수 바람'을 탄 초반에 40대가 박원순 후보를 많이 지지했는데 지금은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박 후보 선대위의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의 진단과 일치한다.

 

관심이 모이는 안철수 교수의 선거 지원에 대해서는 "가장 큰 위협요소이지만 그의 선거지원은 자기를 다 드러내는 건데 과연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그가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전(투표일 6일 전)에 나올까 상당히 걱정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안도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그는 "나오려면 일찍 나왔어야 하는데 늦었다"는 말했다. 

 

권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나 후보의 승리를 말할 수는 없으며, 아주 미세하게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막판 3일 동안 지지자들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홍보방식, 유세방식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집회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다, 더 이상은 선거전략"이라며 답을 피했다.

 

다음은 권영진 상황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40대가 나경원 후보에게 오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진 의원
ⓒ 남소연
권영진

- 현재까지 여론조사는 혼전양상이다. 캠프에서는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18일 발표된) 방송 3사 조사에서 단순 지지도는 우리가 2.3%p, 적극 지지층은 0.9%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내부조사나 판단으로는 이게 맞는 것 같다. 초박빙 열세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추세로 보면 박원순 후보 지지율이 50%대에서 40% 초반대로 떨어져 하향 정체하는 반면, 나 후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올라가는 양상이다, 이를 이어간다면, 이 추세가 투표장으로 연결된다면 근소한 차이로 이길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 선거초반에는 박 후보가 10~15%p 차이로 앞서는 상황이었는데 지금 같은 양상이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40대가 우리 쪽으로 상당히 돌아섰고, 20대는 박 후보 지지에서 유보층으로 많이 돌아선 것 같다. 정치권 밖에 있던 박 후보는 정치권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에 가까운 불신 속에서 상당히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실제 정치권으로 들어와 후보가 된 이후에는 기성 정치인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불안함을 느낀 40대가 나 후보 쪽으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20대는 박 후보가 자신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은 들지만, 우리에게 오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유보층으로 옮겨간 것 같다.

 

주변의 20대들에게 물어보면 '안철수와 박원순은 다른 것 같다'고 한다. 50% 지지도를 갖고도 5%에게 양보할 수 있는 안철수를 좋아하는 것인데, 박 후보는 계속 무엇인가에 기대려 하고, 단순하기보다는 복잡하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의 선거전략 실패인지, 원래 본모습이었는지 모르지만 정치에 뛰어든 순간 기성 정치권과 별반 다른 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 후보는 지금까지 정치권 등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혹하리만큼 엄격했던 반면, 스스로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그는 시민운동 할 때 정치권에게 제시했던 엄격성을 스스로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어야 하는데, 그게 좀 부족한 것 같다."

 

- 학력 논란 관련, 서울대 사회계열로 입학해서 2학년 되면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법대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박 후보로서는 억울한 문제 아닌가.

"국회의원 중에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웃음) 권력을 가진 공인이 되려는 사람에 대한 시민의 비판에 대해 '억울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냥) 죄송한 것이다."

 

- 이른바 '집토끼'는 결집했다고 보나.

"일정 부분 결집했다고 본다. 남은 건 결국 어느 쪽 지지층들이 투표하러 나가느냐는 점과  20%쯤 되는 무당파·유보층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다."

 

-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생각하고 있나?

"나 후보의 강점은 남성적 시각에서 볼 수 없는, 엄마로서의 세세한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보육정책은 국공립유치원을 많이 늘리고 보육비 지원 늘리겠다는 게 일반적 공약인데, 나 후보는 이 사각지대가 뭔지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보육의 중심이었던 민간시설을 공공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 사각지대인 0세~2세 보육문제 대책을 찾고 있다는 점 등이다.

 

부동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이처럼 더 세밀하게 생활 속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첫 번째 전략이고, 두 번째는 지지자들이 반드시 투표장으로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야권 연합군? 위력 발휘 못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9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밝힌 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함께 포옹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박원순

- '박원순 선대위'는 연합군이다. 위용이 느껴지나, 아니면 잡탕같이 보이나.

"야권단일화 자체가 심판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연합군은 심판론이 먹혀들면 위력적이다. 그런데 단일화라는 것 자체가 이질성을 전제로 한 것이고, 정치는 결국 어떤 형태든 권력 쟁취 게임이 내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박원순 선대위' 구성 놓고 불협화음이 나온 것도 그런 것이다.

 

선거 국면을 주도하지 못하면 이런 부분은 더 커진다. 연합작전을 할 때 목표를 정확히 잡아서 성공 국면으로 가면 시너지로 발생하지만, 빗나가면 연합군 내부에서 조정하기가 힘들다. 후보단일화가 인물론으로 잡히면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 박원순 후보의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접전 양상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박원순 후보 쪽이 더 좋다"고 말한다.

"연합군의 강점이 그런 것이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동원 구조는 훨씬 좋다. 그런 면에서 현장만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후보가 혼자 다닐 뿐 따로 동원을 하지 않는다. 정권심판론이 아닌 인물론으로 가기 위해서는 동원선거와 같은 과거 행태로 절대 안 한다는 게 우리의 초반 전략이었다. 후보 유세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는 위축돼 있고 박 후보 쪽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유세현장은 지지층의 결속 여부를 볼 수 있는 현장이 아니다.

 

(후보들과 별개로) 지역을 다녀보면 다르다. 우선 민주당 지지자들이 아직도 혼란스러워 한다. 자기당 후보를 못 냈다는 사실에 정당 존립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박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그 후유증은 꽤 오래 갈 것이다. 평소에 보면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출신들이 주류이고 구민주당 사람들은 소외돼 있는 형국인데, 이 균열이 이번에도 적지 않다."

 

- 박 후보 쪽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한명숙 전 총리,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등이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나 후보는 대부분 혼자다.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

"물론 좋은 '병풍'이 있으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런데 손-이-유 대표는 좋은 병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 전 실장 정도만 참신하다. 박 후보는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을 갖고 나온 후보인데, 옆에 있는 사람들은 극심한 비판을 받은 현재의 정치판을 만든 정당의 보스들이 서 있다. 국민들이 보기에 새정치 변화와 맞아떨어지겠나. 물량적으로는 우리가 딸린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후보가 '시정의 변화' 슬로건을 갖고 외롭게 가는 것이 더디지만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봤다."

 

- 박 후보 쪽은 결국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쟁점으로 돌아갈 것이므로, 자신들이 우세하다고 전망한다.

"총선은 심판론이 먹히는 선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재보선에 대해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심판론으로 가는데 굉장한 피로감이 나오고 있다. 심판론을 너무 자주 쓰는 것이다. 그 목표를 100%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물론이 동반된 심판론으로 갔어야 하는데 박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심판론만 남았다."

 

- 나 후보의 추격에 박 전 대표가 미친 영향을 어느 정도로 보나.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중에 당에 등을 돌렸다가 돌아온 폭은 크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당에 다시 기대하게 한 영항은 크다고 본다.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에 진절머리를 내다가 박 전 대표가 몸 사리지 않고 뛰는 모습을 보고 '정신 차린 것 같네'하는 기대감이 모아지는 효과는 크다고 본다."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는 계속되는 것인가.

"검증은 반드시 해야 할 문제다. 박 후보가 이 검증론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문제다. 검증을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가 공인으로서 시민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못 미쳤다. 우리는 야권은 분명히 심판론으로 올 것이고, 그렇게 가면 당해내기 어렵다는 점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인물경쟁구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게 정책논쟁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박원순 인물검증은 시리어스(심각하게) 제기한 게 아니었다. 병역문제는 30년도 더 된 이야기라 진실을 명확히 밝히기가 어려운 것이었고, 당사자의 병역기피 연관성도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뒤집어 씌우기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이야기할 자격이 있느냐'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하는 등 공인으로서 대응이 부실했다. 

 

우리는 정책을 갖고 인물대결구도를 만들려고 했다. 공약을 백화점식으로 한꺼번에 발표하지 않고 현장과 메시지를 결합해서 간 것도 그런 의미였다. 오히려 검증 국면은 박 후보측이 잘못 대응해서 키운 측면이 크다. 역으로 인물론으로 가려는 우리의 초반 선거 전략이 먹혀들어간 측면이 있다."

 

- SNS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나.

"굉장히 불리하긴 한데, 박 후보가 부진하면서 초반 걱정했던 것보다는 좁혀졌다. SNS는 결국 툴(수단)이고 . 중요한 건 역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MB사저' 문제 없었으면 역전됐을 것"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진 의원
ⓒ 남소연
권영진

-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는 어떻게 보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보나.

"그렇다. 이 문제 없었으면 이미 역전했을 것이다. 그나마 빨리 가닥을 잡아서 다행이다."

 

-박 후보 쪽의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투표율이 50% 이상이면 박원순 후보가 유리하고, 그 아래면 어렵다. 55%를 넘어서면 박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보는데?

"무당파로 빠져나간 사람들이 박 후보 쪽으로 간다는 전제하에서 그런 건데, 글쎄. 앞으로 두 후보가 어떤 전략으로 가느냐에 달려 있는 게 아닐까. 다시 한 번 바람이 조직을 이길 것이라고 보는 건데, 그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핵이 필요한데 그게 심판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구의 승리도 예단할 수 없다."

 

- 보통 젊은층이 투표를 많이 하면 한나라당이 진다고들 한다.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나.

"상대적 열세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 보궐선거 같은 양상은 아니다. 여론조사에서 젊은 층의 지지도 차이도 이전보다 적다. 젊은층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쪽 지지층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젊은층의 야권지지층이 투표장으로 나올 동기가 충분한지 의문이다. 박 후보가 그런 흡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안철수 교수의 등장이 관심거리인데 어떻게 보나. 위협적으로 느끼나.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안 교수는 박 후보가 지금처럼 정치하는 모습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딜레마다. 만약 박 후보가 손 대표 등 야권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 뛰었다면 안철수 바람이 계속됐을 것이고 안 교수가 뛰기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기성정치선거로 가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안 교수의 참여는 모험일 수 있다.

 

바람은 그 바람의 확산을 확인하면서 상승력을 발휘한다. 안 교수가 나오려면 일찍 나왔어야 한다. 우리는 그가 여존조사 공표금지 기간 전(투표일 6일 전)에 나올까 상당히 걱정했는데 그렇게는 안됐다.

 

안 교수 입장에서도 지금 박 후보를 지원하고 나서는 건 올인한다는 건데, 자기를 다 드러내는 건데 과연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는 게 새 정치를 원하는 사람들의 희망일까. 사실 안 교수 등장은  가장 큰 위협요소다. 그런데 소극적 지지가 아니라 매우 적극적인 것이어야 한다. 2~3%p 싸움에서 적극적 지지활동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원순의 최종병기는 안철수'라는 말에 동의하나.

"나오기 어렵지만, 그것이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다. 박 후보가 TV토론에서 뭘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수단이 없기 때문에 이게 마지막 수단일 수 있다고 본다."

 

"막판 3일, 홍보방식-유세방식 전환 고려하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영진 의원
ⓒ 남소연
권영진

 

- 보통 '야당 숨은표'를 말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사실상 10%p 이상 앞서야 한다고들 한다. 반대로 요즘은 여당 숨은표를 말하기도 한다.

"지금 여론조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문제는 지지가 투표장으로 연결되느냐는 건데, 막판 3일의 선거전 문제라고 본다."

 

- 그렇다면 '막판 3일 전략'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비교우위론으로 가져가되 애국심에 호소할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층들은 행동하는데 굉장히 인색하다. 내부적으로 홍보방식, 유세방식 전환하는 부분들을 고려하고 있다. 투표 3일을 남겨두면 무당파·유보층이 5~10%대로 확 좁혀질 것이고, 그때는 지지자들이 투표장으로 가느냐의 게임이다."

 

- 지금까지와는 달리 대규모 집회 등을 생각하는가.

"지금까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 한다. 더 이상은 선거전략이니…."

 

- 마지막 질문이다. 결국은 나경원이 이길 것이라고 말할 텐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그렇게 장담 못 한다. 서울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에 호소하는 것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다. 결과를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아주 미세하게 승리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를 정치논리가 아닌 꼼꼼한 생활시정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동하는 유권자들에게 기대를 건다."

2011.10.21 10:04 ⓒ 2011 OhmyNews

2011-10-19

올림푸스는 카메라 회사? 뭘 모르는 소리!

회사 이름을 듣고 곧바로 대표 상품이나 서비스가 떠오른다면 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되레 골칫거리인 경우도 있다.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해당기업의 '겉'과 '속'이 너무 다른 탓이다.

재봉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라더'가 대표적 사례다. 브라더 그룹이 프린터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프린팅 솔루션 기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브라더는 1934년 재봉틀 전문기업으로 시작했으나, 1961년 휴대용 타자기와 1971년 도트프린터 개발을 시작으로 팩시밀리·프린터·복합기·라벨 프린터 등을 선보여 온 글로벌 프린터·복합기 전문 기업이다. 브라더 그룹을 먹여살리는 효자 사업도 단연 프린터다. 지난해 기준으로 프린터 분야 매출 비중은 그룹 전체 매출(6조7000억원)의 67.7%에 이른다.

지난해 9월 한국지사가 설립돼 소호를 겨냥한 컬러 레이저 프린터 등을 내놨는데, 정작 인기를 끈 것은 주부들이 환호한 '라벨 프린터'였다. 브라더 인터내셔널 코리아 관계자는 "사무실 문서 정리용인데도, 주부 커뮤니티에서 살림살이 정리용으로 입소문을 탔다"며 "재봉틀을 비롯해 '가정용' 이미지로 고착될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유명한 올림푸스도 '엉뚱한 곳'에서 돈을 버는 회사다. 지난 2007년 외과장비회사를 인수한 뒤 각종 수술기구와 소모품을 통합한 의료기기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올림푸스의 내시경 부문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나 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종합병원·대학병원 내시경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어서, 지난 9월엔 내시경 공급 여부에 따라 수술이 중단될 뻔한 해프닝이 생겼을 정도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의료 광고를 제작해, 기업(B2B)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1위 기업 이미지를 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자동차 기업으로 유명한 영국의 롤스로이스의 경우, 현재 자동차 사업을 사실상 접고 항공기 엔진이라는 특수 분야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공장은 폴크스바겐이, 이름의 상표권은 베엠베(BMW)가 인수한 상태다. 한때 대우전자가 인수하려 했던 프랑스의 전자회사 톰슨도 2000년 이름을 톰슨시에프에스(CFS)그룹에서 탈레스로 바꾸고, 가전제품을 벗어나 군수·항공 전자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방위산업체로 거듭났다. 현재 매출의 60% 이상이 방위산업에서 나온다.

전혀 다른 사업에 눈을 돌려 파격적인 변신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은 100% 출자 법인 '이리온'을 통해 지난 2월 서울 청담동 옛 엠넷 빌딩에 700여평 규모에 동물병원, 애견호텔, 애견카페, 애견 교육·미용·용품 숍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반려동물 전문 복합문화센터를 열어 화제가 됐다. 이동통신회사인 케이티는 커피도 판다. 공중전화 유지관리 및 보수를 맡아하는 자회사 케이티링커스의 경영난 타개책으로 지난해부터 이탈리아 프리미엄 원두커피 '라바짜'와 손잡고 국내 보급 사업을 시작했다. 케이티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올레 티브이를 신청하면 캡슐 머신을 할인판매하는 등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2011-10-18

[정석구 칼럼] 내곡동 게이트

워터게이트 사건이 한창 진행중이던 1973년 11월17일,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텔레비전 기자회견을 열어 그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공직을 통해 사적인 이익을 취한 적이 없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뒤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공직생활을 통틀어 나는 정의를 어긴 적이 없습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야 합니다.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하지만 기자회견 8개월 뒤 닉슨은 결국 '사기꾼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고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임기 도중 사임했다.(토머스 J. 크라우프웰 )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함정은 사적 이익과 공적 이익을 혼동하는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된 동기 중 하나는 재선에서 최대한 큰 표 차이로 이기겠다는 닉슨의 욕심이었다. 닉슨은 재선에서 이기려는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공적인 조직과 자금을 이용해 불법을 자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74년 8월9일 백악관 직원들에게 한 고별연설에서 "나는 이 정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임기 중)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선에서 당선이라는 개인적인 이익을 마치 국가의 공적인 이익인 것처럼 교묘히 둘러댄 것이다.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집터 매입 사건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가능한 불법과 편법이 총동원됐다는 점에서 '내곡동 게이트'로 불릴 만하다. 대통령이 퇴임 뒤 거처할 집터 매입이라는 사적 행위를 공적 행위와 혼동해 공적 기관과 자금을 총동원했다는 점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빼닮았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교묘히 뒤섞는 방식으로 사익을 추구하며 살아온 이 대통령한테는 이번 일이 자연스러울지 모르지만 도덕적으로나 실정법상으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다.

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그의 또다른 저서 에서 '윤리적 기반을 잃은 정치야말로 국가와 국민의 공공선에 해악을 끼치는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의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후퇴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 사회를 퇴행시켜 왔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도덕성 상실로 인해 국민을 가치관 혼란에 빠뜨리게 한 것은 쉽게 치유하기 힘든 중대한 해악 중 하나다. 이는 공익과 사익을 혼동시킴으로써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질서와 공동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번 '내곡동 사건'은 이 대통령의 이러한 부도덕성의 총체적 집합체이다.

뒷수습 방식도 워터게이트 사건과 비슷하다. 사건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은 "아들 이름으로 된 땅을 내 명의로 돌리라"고 지시했다. 그래도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어제는 대통령실장에게 전면 재검토해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리도록 했다. 자신의 책임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꼬리 자르기에 급급할 뿐이다. 애꿎은 경호처장만 잘리게 생겼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지자 사건을 파고들던 연방수사국(FBI)에 압력을 가해 조사를 중단시키려 했다. 미국 의회 청문회에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자료를 조작하기까지 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홀드먼 백악관 비서실장 등 관련자들을 차례로 사퇴시켰다.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사건은 닉슨이 사임하고, 40여명의 관련자가 기소되거나 감옥에 간 뒤에야 마무리됐다.

닉슨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과오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70년대 후반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인 래리 킹과의 대담에서 "나는 과거 속에 살지 않는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는 게 좋다"며 워터게이트 사건에 눈을 감았다. '사기꾼 대통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기회를 스스로 외면한 셈이다. 이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그 또한 닉슨 같은 처지에 몰릴지도 모른다. 본격적인 '내곡동 게이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논설위원실장 twin86@hani.co.kr

‘서울시장 보선’ 불똥 차단 경호처장 경질로 꼬리 자르나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내곡동 사저와 관련해 '없던 일'로 하겠다고 했다. 악화한 여론에 논란이 불거진 지 1주일 만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전날 4박6일 일정의 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지 하루 만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저녁 서울에 도착한 뒤 곧바로 방미 기간 국내에서 진행된 내곡동 사저 관련 논란의 경과와 처리 방향에 대해 참모들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방미 기간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주력하면서도, 한편으론 국내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게 사실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미 어제 내곡동 문제를 정리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오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끼칠 악영향을 차단하겠다는 정무적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이 '나랏돈의 일부가 사저 터 매입에 들어갔다'고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이어서, 논란을 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 여권마저 한목소리로 청와대에 백지화를 요구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냥 내버려두면 내곡동 사저 논란이 늪이 돼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등 모든 국정 현안이 표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이것으로 매듭지어질지 여부다. 청와대는 이날 김인종(사진) 경호처장이 사의를 밝혔다는 사실도 동시에 밝혔다. 경호처가 이 문제를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조처로, 경질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대통령이 이날 "본의 아니게 사저 문제로 걱정을 끼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한 대목이다. '본의 아니게'라는 표현은, 애초 의도는 정당했으나 방법상의 오류 또는 참모진의 실수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이 대통령의 인식을 방증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 부부가 직접 내곡동 사저 터를 둘러봤고, 아들 시형(33)씨 명의로 땅을 사면서 이 대통령 부부 소유의 논현동 자택을 은행 담보로 넣었다는 점에서 참모진의 '단순 실수'로 넘기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김인종 경호처장 경질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건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야권은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를 고발하는 등 이 대통령의 책임을 따질 태세다. 이날 백지화 방침으로 논란이 수그러들길 바라는 청와대의 기대와 달리 야당은 관련 의혹과 자료를 계속 쏟아내고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2011-10-17

[시론]신자유주의의 황혼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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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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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네거티브 반격 “접전 양상, 위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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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공방 ‘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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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1%’ 금융권](상) 혈세로 살린 은행·증권사, 이자·수수료 장사 사상 최대 수익

경향신문 :
['탐욕의 1%' 금융권](상) 혈세로 살린 은행·증권사, 이자·수수료 장사 사상 최대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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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청중 민주주의 / 박상훈

'청중 민주주의'(audience democracy)라는 말이 있다. 정치학자 베르나르 마냉이 서구 민주주의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만든 개념이다. 대개는 '정당 민주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정당 민주주의란, 투표권을 갖게 된 여성과 노동자들이 대중정당을 조직해 귀족과 부르주아 중심의 '의회주의'를 붕괴시키면서 만들어졌다. 정당 민주주의를 이끈 중심 동력은 노동운동에 기반을 둔 진보정당들이었고, 이들이 지지를 늘려감에 따라 다른 정당들도 대중정당화 노력을 했다. 정당간 경쟁이 공동체를 분열시킨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는 것도 경험하게 되었다. 노동조합을 확대하고 새로운 매체를 만들고 지역에서 다양한 상호부조조합을 이끈 것도 정당 활동가 내지 조직원들이었다. 이들이 시민들 사이에서 정치적 선호 형성의 중추적 역할을 했고, 향후 어떤 정당의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는 전망적 투표를 조직했다. 이렇게 해서 선거는 시민들의 집합적 의지를 표출하는 민중적 장이 될 수 있었고, 복지국가로 가는 정치적 힘을 대중화하는 계기도 되었다.

청중 민주주의란 정당 민주주의가 퇴조했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시민은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는 주권자가 아니라 후보의 이미지나 그들이 제기한 쟁점에 반응하는 수동적 청중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치적 선호 형성 과정에서 정당의 역할은 약화되고 정당 일체감을 갖지 못한 신규 유권자층이 늘어남에 따라 집단으로 투표하기보다 개인으로 투표하는 경향이 커졌다. 정당보다 인물을 중요하게 만든 또다른 요인은 당파성을 갖지 않는 중립적 대중매체의 급성장이었다. 소속 정당보다 개인 이력이 좋은 사람, 그중에서도 의사소통 자산을 더 많이 가진 미디어 친화적 인물이 정치를 주도하게 되면서 정치적 내용보다 이미지가 중요해졌다. 서로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히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많아졌고 감정의 언어는 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고학력 무당파 내지 부동층이었다. 이들의 지지를 얻고자 미디어와 인터넷 전문가도 중용되었다. 중립성을 앞세운 여론조사기관도 큰 몫을 했다. 전문가와 전문기관이 정치 해석자 내지 여론 판독자의 기능을 함에 따라 정당의 기능은 더욱 왜소해졌다.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당 일체감을 갖는 일도 경시되었다. 그러면서 나타난 매우 중대한 변화는 정치 변화의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는 사실이다. 인물과 쟁점에 따라 유동하는 여론 때문에 선거가 정치 불안정을 동반하는 일이 많아졌다. 사회적 쏠림 현상이 잦아지면서, 주체적 판단 능력을 갖춘 유권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한나라당 시장의 잘못 때문에 치러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징벌투표 경향이 선거를 압도해야 정상일 것이다. '안철수 현상'으로 그 경향은 사라졌다. 새로운 상황이 도래했고, 누가 몇 퍼센트 후보냐 하는 것으로 사태는 급변했다. 그래도 유동성은 멈추지 않았다.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네거티브 전략은 쉽게 효과를 발휘했고, 모두가 막연한 여론의 추이에 이끌리는 상황은 계속되었다. "얄미워서", "실망해서" 다른 후보 찍겠다는 말은 해도, 어떤 서울시를 바라고 어느 후보, 어느 정당이 그 기대에 가까운 대안이어서 투표하겠다는 말은 듣기 힘들다. '희망버스'로 상징된 절박한 노동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진보정당들의 존재감도 찾아보기 힘든 선거가 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당 민주주의의 길은 멀어지고 청중 민주주의가 때 이르게 심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2011-10-16

진보의 계륵, 약골 오바마

공화당과의 타협 전략, 그리고 경제 및 일자리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비난이 쏟아지자 오바마는 어조를 바꾸어 부자에게 세금을 올리겠다고 한다. 구체적 결과로 실현될 가망이 거의 없는 발표는 2012년 선거를 목표로 좌파 유권자들을 규합하기 위한 것일까?

2008년 6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는 환희에 찬 지지자들 앞에서 이렇게 천명했다. "우리는 이날을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 이제 우리는 아픈 이들에게는 치료를, 실직자들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단다. 높아지는 해수면은 낮아지기 시작하고 지구는 회복되기 시작했지. 우리는 전쟁을 종식하고 우리 국가의 안보를 지키며 지구상 마지막 희망으로 우리 국가의 이미지를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고."(1)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가 남긴 명언, "후보자들은 캠페인은 시적으로, 정치는 산문적으로 이끈다"(2)를 재확인시킨 대통령은 다름 아닌 오바마이다. 좌파 지지자들 중 다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거 시카고에서 사회주의 활동가로 활동한 새 대통령이 그의 지지 기반을 발판 삼아 대선 운동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계획과 사상을 실행하며 정치판을 개혁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한낱 권력을 열망하는 현실주의자와 순진한 이상주의 지지자들 사이에 일어난 또 다른 사기 거래에 불과했다. 하늘의 별을 당장 따올 것 같은 유려한 수사였지만 실용주의자 오바마는 시민정신과 민주주의 신념 하나로 무장한 운동권이 돈의 힘에 의해 왜곡된 200년 묵은 미국 정치체제와 맞설 수 있는 하나의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결코 믿지 않았다. 오바마는 협상가였을 뿐 혁명가는 아니었다. 그의 공약은 바위처럼 강건해 보였지만 그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마다 그 바위는 가루로 부스러졌다. 그의 반대자들은 이런 약점을 알아채고,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를 맘껏 이용했다.

바위 같던 공약, 유리 같은 정치

오바마에게는 정치는 투쟁이 아닌 합의이다. 그의 입법 전략과 수사는 끊임없이 포용과 합의, 소극적 양보를 드러냈다. 그는 공화당을 '인질범', 심지어 '납치범'에 비유해 자주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오히려 백악관 주인은 계속 적들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순순히 몸값을 내주었다. 그러나 우파는 오바마의 유명한 '양당정치'론에 전혀 관심이 없다. 2010년 여름휴가 때, '2011년 가장 절실한 소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바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크리스마스 때 가장 바라는 것은 '협상 가능한' 반대입니다."(3) 그러나 그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사 방해는 여전했다. 게다가 2010년 11월까지만 해도 상하 양원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진보적 개혁이 하나씩 좌절되고, 심지어 발표되기도 전에 폐기처분될 때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노조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안(Employ Free Choice Act)을 노동단체가 끈질기게 요구해오자 백악관은 마지못해 지지했을 뿐, 결국 아무 결과물도 내지 못했다. 미국의 잘못된 이민정책을 수정하려는 노력도 더 이상 없었다. 반대로 이민자 축출 건수는 계속 증가했다. 모성 관련 여성의 권익은 줄어들었다. 특히 대선 캠페인 관련 재정 규제 완화(4)와 부시 정부가 도입한 세금 감면의 연장 등을 볼 때, 이렇게 지독하게 '돈'의 논리가 강조된 적은 없었다. 이같이 퇴보적 정치로 민심은 떠나고 사회적 불평등은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는 마치 그 무엇도 '양당 합의'에 대한 그의 사랑을 꺾을 수 없다는 듯 이상하리만치 평온했다.(5)

2010년 중간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비참한 득표율이 예측되고 이를 뒤집을 수 없는 무능에 화가 난 오바마와 측근들은 '좌파 선거인단이 배신했다'고 성토할 뿐이었다. 백악관 주인 오바마가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공약했던 공공보험안을 포기하자, 진보주의자들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측근인 고집불통 람 이매뉴엘은 진보주의자들을 '빌어먹을 저능아들'(Fucking Retarded)이라고 폄하했다. 그는 곧이어 정신지체 장애인들에게 사과했지만,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깁스는 '전문 좌파꾼'들의 실망에 대해 이렇게 빈정댔다. "그들은 우리가 캐나다식 건강보험을 만들고 펜타곤을 없애야 만족할 것이다." 오바마도 진보 진영의 실망에 거만한 반응을 보였다. 코네티컷주의 부촌 그리니치에서 열린 '1인당 3만 달러 모금' 행사에 참석한 오바마는 "아, 이런, 우리가 아직 세계 평화는 이루지 못했군요. (청중 웃음) 빨리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라고 말했다.

선거에 참패하고도 딴청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세력에게 비아냥대는 것은 좋지 않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로 참혹한 선거 결과를 피해갈 수 없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63석을 잃었고, 주지사에서도 10석을 빼앗겼다. 상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석을 유지했을 뿐이다. 주의회의 경우, 공화당은 680석을 추가로 획득해 1974년 워터게이트 파문 이후 치른 선거에서 민주당이 세운 기록(628석)을 깨뜨렸다. 역사상 민주당이 이렇게 가혹한 패배를 맞은 적은 없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완곡 어법으로, 오바마는 "당파를 떠나", "국가를 화합"하기 위한 그의 노력에 "큰 진전이 없었다"(6)고 인정했다. 그는 패배의 교훈을 되새기지 않은 채 여전히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과거에는 별 문제 없이 통과된 부채상한선 증액안을 둘러싼 논쟁에서 그는 되려 앞서나가 여러 차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는 한판 붙기도 전에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독립적 유권자 눈에는 정치의 비합리성을 생각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보이고 싶은 그의 절대적 의지 때문에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된 것으로 비친다.

결국 지난 8월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막판 합의가 이뤄졌다. 무조건 항복이나 진배없었다. 앞으로 2조4천억 달러의 경제 예산은 공공 프로그램에서 줄여야 하고, 고소득자에게는 1원도 추가로 세금을 매길 수 없게 되었다. 정치적으로 이 합의는 공화당의 요구를 98% 받아들인 것이다. 오죽하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이를 자축했겠는가.(7) 지난 8월 3일 풍자지 (The Onion)의 머리기사는 이 협상을 제대로 짚어냈다. "민주당만큼 민주주의자에게도 고통스러운 양보."

위풍당당 보수, 지쳐가는 진보

현재의 미국 경제처럼, 진보 진영도 이런 협상에 지쳐 약해졌다. 월스트리트조차 협상 결과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부채상한선 증액 합의가 체결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우존스지수가 2.2% 하락했고, 이틀 뒤에 4.31% 하락했다. 연달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늘 그렇듯이 공화당은 오바마를 비난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오바마는 누구 탓도 하지 않았다. 그는 '타협'의 가치를 추앙하며,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좌파들을 비난하는 몫을 그의 자문단에게 넘겼다.(8) 그가 계속 반대자들에 당당히 맞서지 못하는 것이나 혹은 반대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을, 정치심리학자 드루 웨스턴은 주목했다. "대통령은 마음만 먹으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탁월한 웅변가이다. 그러나 그의 연설에는 늘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모든 문제를 야기한 악인이 없다. 악인은 지워지고 객관적인 말이나 수동적 어조로 표현된다. 마치 타자의 불행에 원인이 없고 죄도 없는 것처럼 들린다. 이것이 그가 갈등을 싫어해서인지, 아니면 보수-진보 양 진영의 통치를 방해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잠재적 기부자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인지, 또는 두 가지 이유가 모두 해당되는지 불확실하다."(9)

민주당 출신으로 1960년대 이후 백악관에 입성한 제임스 카터와 빌 클린턴 대통령처럼, 오바마는 선거에서 이긴 후보자 시절보다 훨씬 보수적인 대통령의 길을 선택했다. 공화당의 억지 요구를 수용하고 난 뒤, 그는 "아이젠하워 재임 시절 이후 공공지출을 최저 수준으로 낮춘 합의"(10)였다고 자화자찬까지 했다.

밉지만 저버릴 수 없는 곤경

그러니 2012년 대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한 가지는 분명하다. 대통령은 민주당 내 경쟁자를 두려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 상원 중 유일한 사회주의자인 베르나르 샌더스는 예비선거 단계에서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것이 '묘안'일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대통령에게 실망했다. 후보 시절 사회보장 체계 등 여러 사안을 공약해놓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달리 행동하는 것을 깊이 원망하며, 공화당과의 협상에서 왜 그리 약한 모습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 실망은 매우 깊다." 그리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우파로 변절한 것은 예비선거에서 반대가 없었기 때문이다."(11)

좌파 진영 누구도 이제 오바마를 생각하며 열정에 들뜨지 않는다. 히스패닉 운동가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은 유명하다. 동성애자들은 동성애자들의 군복무 금지를 폐지한 데 감사하면서도 그가 동성애자 간 결혼을 찬성하지 않는 데 불만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낙태 권리를 회피하는 그를 비난하고, 생태주의자들은 환경 보전에 아무 진척이 없다고 그를 단정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공공의 자유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이런 분노가 실제 오바마의 후보 입지를 흔들지 않았다. 오바마 본인도 느끼는 역정에 대해 사람들은 정죄하기보다는 공감하는 편이다. 진보주의자와 소수자들 사이에 대통령의 지지율은 아직 다소 높은 편이다. 지지자들 사이에 그에 대한 분개는 일단 뒤로 미뤄졌다. 텍사스 출신 신정론자인 제임스 리처드 페리 같은 공화당 예비선거 후보들의 광기에 대한 우려가 절절하기 때문이다.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현 대통령은 2008년의 역사적 승리를 재현하려면 이같은 공포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 평소 투표하지 않는 학생과 사회적 소수자들도 오직 우파의 극단적 행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오바마에 대한 실망을 뒤로하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경험에 비춰보면 진보주의자들의 지지를 당연한 것으로, 심지어 이를 모욕하는 대선 전략은 정치적 자살 행위이다. 대통령은 공약을 지키길 요구하는 지지자들을 깔보며 그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버렸다. 이를 지속하면 어떤 공화당 후보가 나오든 투표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어쨌든 오바마는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점과 관련해 내세울 업적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일자리이다. 지난 9월 실업률은 여전히 9.1%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참담한 결과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일찍이 없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자신이 '중심'임을 믿는 듯하다. 슬프게도 우리는 중심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한 역사의 순간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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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에릭 앨터먼 Eric Alterman 주요 저서로 (Nation Books, New York, 2011) 등이 있다.

번역 / 박지현 sophi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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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eff Zeleny, 'Obama clinches nomination; First black candidate to lead a major party ticket', , 2008년 6월 4일자.

(2) Kevin Sack, 'Cuomo the orator now soliloquizes in book form; Disclaiming greatness, he labors on: An embryonic idea here, an honorarium there', , 1993년 9월 27일자.

(3) Marcus Baram, 'Alter's 'The Promise' Epilogue: Obama team's Dysfunction prompted lack of focus on jobs, Bill Clinton annoyed at White House', www.huffingtonpost.com, 2010년 12월 30일자.

(4) 로버트 매체스니·존 니콜스, '미국 권력의 막후, 금·언 복합체 시대', , 2011년 8월.

(5) 세르주 알리미, '우파와 거래하는 중개의 달인', , 2010년 1월.

(6) Richard Wolffe, , Crown Publishing Group/Random House, New York, 2010.

(7) 'CBS Evening News', 2011년 8월 1일.

(8) Ben Smith, 'Tense moments at common purpose meet', , 2011년 8월 3일자.

(9) Drew Westen, 'Whatever happened to Obama', , 2011년 8월 7일자.

(10) Jared Bernstein, 'A few more comments on the pending deal', , www.jaredbernsteinblog.com, 2011년 8월 1일.

(11) 'Why Obama's base won't revolt', , www.thedailybeast.com.


[세계의 창] 밀턴 프리드먼의 마술적 사고 / 대니 로드릭

내년은 밀턴 프리드먼의 탄생 100주년이다. 프리드먼은 20세기 후반에 열렬한 자유시장 옹호자들에게 지적 배경을 공급해준 선지자이자 1980년 이후 경제정책에 극적인 변화를 준 배후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시장에 대한 회의가 걷잡을 수 없이 만연했을 때, 프리드먼은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사기업이 경제성장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저해하고 시장을 제한하는 정부 규제에 격분했다. 프리드먼의 역사적인 텔레비전 시리즈 (Free to Choose)는 세계경제가 변화의 고통에 시달리던 1980년에 방영됐다. 프리드먼의 생각에 영감을 받은 로널드 레이건, 마거릿 대처와 많은 정부 관계자들은 그 전 수십년 동안 확립돼온 정부 규제를 철폐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중앙집권형 계획경제에서 자유시장을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다. 중남미는 급격하게 무역장벽을 낮추고 공기업을 민영화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그다지 좋지 않은 유산도 남겼다. 시장의 힘을 자랑하고 싶은 열망에 휩싸여 그는 시장과 국가의 차이점을 너무 강조했다. 사실상 그는 정부를 시장의 적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성공적인 경제는 사실 그 둘이 혼합된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불행하게도 세계경제는 자본시장이 너무 자유로워져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에도 프리드먼의 맹목적 주장과 씨름하고 있다.

프리드먼의 관점은 정부가 재산권만 지켜준다면 시장은 알아서 마법을 부린다는 식이다. 그러나 현대경제가 필요로 하는 시장은 자동적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정부가 물류와 통신망에 대한 투자를 하고, 비대칭적인 정보와 외적 영향, 불평등한 협상 등에도 대응해야 한다.

레모네이드의 레몬처럼, 시장은 시장경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레몬즙만으로 만든 주스는 마실 만한 것이 못 된다. 좋은 레모네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과 설탕을 섞어야 한다. 물론,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레모네이드는 엉망이 된다. 정부가 너무 많이 간섭하면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결은 물과 설탕을 빼버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비율을 찾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프리드먼에 대해 에 나온, 체구가 작고 미소를 띤 채 연필을 쥐고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겸손한 교수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프리드먼은 이 연필에 대해, 흑연을 캐고, 나무를 자르고, 모든 걸 조립해서 완성한 뒤 시장에 유통하는 모든 과정에 전세계 수천명의 사람이 연관되지만 그 어떤 중앙정부도 이 과정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위업'은 자유시장과 가격체제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30년이나 지난 뒤에 이 연필 이야기에 재미있는 결말이 추가됐다. 현재 세계의 연필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의 경제체제는 사기업과 국가 지도가 혼합된 채 운영된다. 프리드먼이 아직 살아있다면 어떻게 중국이 연필산업을 점령하게 됐는지 물을지도 모른다. 물론, 대부분의 공은 중국 기업의 진취성과 노동자들의 고된 노동에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연필 이야기는 기술과 노동력 훈련에 선도투자를 한 중국의 국영기업들을 빼놓고는 완성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산림정책을 느슨하게 만들어 인위적으로 목재의 가격을 싸게 유지했고, 상당한 수출보조금을 주는 동시에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환율에 개입했다. 중국 정부가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수만명의 연필공장 노동자들은 아직도 가난한 농부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경제 역사에서 자유시장 옹호론자들의 위치는 여전히 공고하다. 하지만 프리드먼 같은 이론가들은 애매하고도 헷갈리는 유산을 남겼다. 경제 역사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바로 시장개입주의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