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4

“이렇게 많은 젊은사람이 투표장 온적 거의 없었다”

모든 면에서 박원순 시민후보가 우위를 보인 경선이었다. 박원순 후보는 배심원 평가와 여론조사에선 예상대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고, 국민참여경선에선 강력한 조직을 거느린 민주당 후보에 맞서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박원순 후보는 지난달 30일 열린 티브이토론 직후 진행된 배심원 평가에서 54.43%를 얻어 44.09%를 차지한 박영선 후보를 10.34%포인트 차로 따돌렸고, 지난 1~2일에 진행된 국민여론조사 결과에서는 57.65%를 얻어 39.70%를 얻은 박영선 후보를 무려 17.95%포인트나 앞섰다. 배심원 평가도 사실상 여론조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가 평균 14%포인트 정도 앞선 것이다.

3일 진행된 현장 투표에서 박원순 후보(46.31%)는 박영선 후보(51.08%)에게 4.77%포인트 뒤졌지만, 배심원 평가(30%)와 국민여론조사(30%), 현장 투표(40%)를 합산한 최종 결과 역시 박원순 후보(52.15%)가 박영선 후보(45.57%)를 6.58%포인트 앞질렀다. 경선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배심원 평가와 국민여론조사 모두 2곳의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했는데, 조사기관 2곳 모두 비슷한 격차가 나왔다"고 전했다.

박영선 후보가 막판 역전을 시도했던 '현장 투표'에서 박 후보의 선전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이날 오후부터였다. 오랫동안 민주당 조직 분야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오전에는 우리가 (사람들을) 동원했다. 민주당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오후에 젊은 사람들이 밀려들어왔고, 졌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도 이날 오전 "수많은 당내 투표를 치러봤지만 이처럼 이른 시간에 이렇게 많은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온 적은 거의 없었다"며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선출했던 때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민주당 당원들이 열심히 승용차·승합차로 사람들을 내려놓으면, 지하철역에서 젊은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양상"이라며 "트위터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봉고차'와 '지하철'의 싸움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날 현장 투표가 열린 장충체육관 주변은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은 젊은 부부와, 배낭을 둘러멘 20대 대학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정당의 경선장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들의 무리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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