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3

박원순 “시민들의 정치혁명…변화의 욕구 느껴”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선출 국민참여경선'에서 야권 후보로 확정된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 입당 여부, 안철수 원장과의 관계설정 등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2일 대기업의 후원금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며 공격에 가세했다. 앞으로 선거기간 내내 네거티브 공세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처할 건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란 과거의 정치와 결별을 의미한다. 오늘 확인한 것처럼 선거 과정 자체가, 참여 자체가 바뀌고 있다. 지형이 바뀌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과거의 동원이나 억지가 아니라 시민들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긍정적인 새로운 패턴의 선거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과거처럼 네거티브 방식으로 음해하고 마타도어(흑색선전)로 얼룩진 선거가 아니라,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미래를 고민하는 소통의 축제 같은 선거가 자리잡을 것이라 본다. 서울시민을 믿고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믿는다. 이번 선거야말로, 그런 과거의 발목을 잡는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 본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시민 의식이 새로운 선거를 낳을 것이다. 저는 어떤 네거티브 책동에도 상관 않고 제 길을 가겠다. 누구에게도 인신공격이나 비난을 하지 않고 오직 정책 비전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나갈 것이다.

 -당선소감에서 '안철수 원장(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과의 약속'을 언급하셨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당 입당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어떤 입장인가? 야권 혁신과 통합에 대한 입장은?

 "안철수 원장과 구체적인 약속이나 협의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50% 지지율을 (가진 안 원장이) 5%의 지지율을 가진 저에게 양보하면서 주신 언약이, 약속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이 선거를 치를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야권단일후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어려움 없진 않았지만, 그대로 실천해서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저는 민주당과 함께할 것이고 야권단일후보라는 것 자체가 이미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시민사회와 함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꾸려서 함께갈 것이고, 선거 끝난 뒤에도 시정운영협의회를 만들어 일상적인 시정 협의를 만들어간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입당해달라는 요구가 상당히 있지만, 야권단일후보로서 야권 전체 의견을 모으는 과정 거쳐서 최종적으로 말씀드리겠다.

 민주당 입당 요구가 현실적으로 있는 게 사실이다. 동시에 제 경우엔 제도권 정치를 넘어서는 뭔가 새로운 변화와 혁신 요구하는 시대의 목소리를 안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저와 함께 협력할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들과 시민사회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서 며칠 남은 선거등록기간 동안 고민해보고자 한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향후 일정을 어디에 중점 두고 해갈 건지?

 "티비토론 준비하면서 굉장히 힘든 점을 느겼다. 10년도 훨씬 전에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할 때엔 정치적 감각도 있었고 사회 현안에 대한 깊은 이해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하면서 정치와는 먼 거리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정치적 감각과 현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그 감각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무엇을 준비하기보다는 제가 살아온 삶의 많은 경험이 서울시장 선거와 그 이후 시장으로서 자질과 역량과 경험에 그대로 반영되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려는 노력을 하려 한다."

 -누구에게 가장 감사하는지?

 "시민들의 선거 혁명 아닙니까. 오전만 해도 이길(수 있을)까 우려했는데, 점심 이후 사람들 눈빛이 달라졌다.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감지했다. 사실 참여경선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처음부터 예측했지만, 역시 서울시민은 변화의 욕구를 만들었고 그 변화의 욕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어디로 가시나?

 "이제 쉬어야죠. 집으로 갑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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