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선출 국민참여경선이 치러진 3일 박원순 시민사회 후보가 최종 지지율 52.15%로 45.57%의 지지를 받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는 2.28%의 지지를 얻었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당선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야권 통합 경선에서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이 승리했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보통 시민이 만든 후보로 10월6일 변화와 통일의 새로운 이름을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60%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3일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선출 국민참여경선은 중장년층과 젊은층을 망라한 다양한 세대의 참여로 축제의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투표에 참여한 한인순(35·회사원)씨는 15개월 된 아들을 안고 서울 장충체육관 투표소를 찾았다. 한씨는 "정치에 관심은 꽤 있었지만, 경선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며 "주변에 정치참여를 많이 권하는 편이고, 그래서 남편도 신청해 함께 투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신 8개월인 부인과 함께 찾은 이아무개(32·회사원)씨는 "박영선, 박원순 누가 돼도 좋다"며 본 선거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이날 오전에는 중장년층이 많이 찾았으나 오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투표소를 찾는 젊은 층들이 늘었고 결국 박원순 후보 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최영숙(43)씨는 "박원순 변호사가 언젠가는 정치에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권에 돌풍을 몰고 온 '안철수 효과'도 다시 확인됐다. 이씨는 "안철수가 연대를 선언하면서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게 됐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석제(39·엔지오 활동가)씨는 "정권 교체를 두번 겪지 않았나"라며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이 크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 "정치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들이 많았던 것도 이번 국민참여경선의 특징이다. 9살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나온 최영숙씨는 "아이들에게 이런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18살 큰 아이는 나꼼수 팬인데 곧 시험이라 못 왔다"고 덧붙였다. 4살배기 큰 아들을 목마 태우고 투표소를 찾은 이형석(35)씨는 "투표소에 아이와 함께 들어가 찍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고맙습니다.
아래는 박원순 후보의 수락연설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입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드디어 새로운 서울을 향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열린 대한민국 최초의 야권통합경선에서 변화를 바라는 서울 시민이 승리했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들리십니까?
드디어 새로운 서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시민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의 서울 실정 10년을 끝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저는 이제 우리가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민주당원 여러분께도 말씀드립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이 써온 역사 위에 새로운 미래를 써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서울, 새로운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새로운 미래는 고단한 현실을 바꿔 새로운 꿈으로 빚어내는 일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제게 돈과 조직을 만들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원순은 하나부터 열까지 보통 시민이 만든 후보입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님, 감사합니다.
제게 따뜻한 마음 보내주셨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고맙습니다.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님이 계셔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크고 넓게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님 끝까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으로 이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노동당과 함께 서민을 위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한국진보연대, 혁신과 통합, 희망과 대안, 많은 시민사회단체에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안철수 원장님과의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이제 박원순은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을 대신해 선언합니다.
10월6일 우리는 새로운 서울을 등록할 것입니다.
'변화와 통합'의 이름을 등록할 것입니다.
박 원 순 석 자 안에 새겨진 여러분 모두의 이름을 등록할 것입니다.
희망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10월26일 옛 시대의 막차를 떠나보낼 것입니다.
우리는 10월26일 새 시대의 첫차를 타고 떠날 것입니다.
낡은 시대는 역사의 뒷면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정하고 그들이 지시하는 그들만의 리그는 다시 복귀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낡은 시대를 거울삼아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저는 단 한 마디의 네거티브도 없이 경선에 승리했습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까지 가세한 파상공세를 물리쳤습니다.
자부심을 느낍니다.
돈이 없는 제게 자금이 되어주셨고,
조직이 없는 제게 시스템이 되어주셨고,
공격을 당하는 제게 미디어가 되어주셨습니다.
수평적 네트워크,자발적 참여, 진심의 협력,쌍방향 소통, 연결 지성.
저는 이것을 '사람을 향한 공감과 동행'의 캠페인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우리들의 승리를 새로운 시대를 예비하는 깃발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새로운 생각, 가치, 방법은 수많은 장애물과 방해를 넘어 완성될 것입니다.
통합과 변화는 2011년 서울의 시대정신입니다.
이제까지의 서울시장의 일은 도시의 외관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시민들의 공통된 요구는 '내 삶을 바꿔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서울시정 10년은 '사람을 위해 도시를 바꾸는 10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서울, 사람이 행복하다' 이것이 서울시와 서울 시장의 좌표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 새로운 공동체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단하고 지친 삶을 사는 서울시민들에게 달려가 친구가 되고 위로가 되는 첫 번째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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