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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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치의 복판에 서다 [2011.08.02. 제872호]
김보협
[특집] '문재인 신드롬' 속 이전과 구별되는 행보 보이는 문재인…
야권 통합 위해 매진한 뒤 단계별 전략에 따라 그다음 모색할 듯

지난 7월26일 국회가 술렁였다. 본회의장 옆 귀빈식당에서 열린 회의를 취재하려고 기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진을 쳤다. 회의장 안에 국회의원은 단 1명도 없었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무게감 있는 시민사회와 진보 진영의 주요 인사들이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김상근 목사(6·15 남측위 상임대표), 함세웅 신부(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재승 전 대한변협회장, 이해찬 시민주권 공동대표(전 국무총리),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 백승헌 '희망과 대안' 공동운영위원장, 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준비위원장 등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원로 및 각계 대표들, 그리고 시민정치운동단체의 대표와 중견 활동가 21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였다.

» 7월2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를 마치고 나온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펼쳐졌다. 문 이사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그냥 갈게요"라고 말하곤 자리를 떴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곳곳에서 감지되는 '문재인 신드롬'

2시간에 걸친 회의의 결론은 "2013년 이후 새로운 민주공화국의 비전과 가치, 정책과 그 실현을 위한 2012년 승리 방안에 대해 국민과 함께 민주진보 세력이 논의하고 모색하며 준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치권과도 희망의 공유를 위한 소통을 추진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정치인들과 한자리에 모여 지혜를 나누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중요한 내용이었지만 기자들과 카메라의 관심은 인쇄돼 배포된 발표문에 있지 않았다. 한 방향에 집중됐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다. 공개석상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문 이사장이 자리를 뜨자 기자들이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원탁회의 참가자 21명 중 한 명인, 국회 방문객 출입구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들어온 '시민' 문재인에게 과도한 관심이 쏠렸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민주당의 백원우 의원과 김현 부대변인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줄 알겠다"며 흐뭇해했다. 문재인 이사장의 정치적 위상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문재인 신드롬'은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다. 7월29~30일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 '우리들의 운명'에는 400여 석의 좌석이 모자랐다. 열기도 뜨거웠다. 인터넷에 문 이사장의 팬카페도 여럿 생겨났다. '문재인 변호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젠틀재인', 최근 생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는 사람들' 등 팬카페 5개의 회원 수는 7천여 명에 육박한다. 자유게시판이나 토론방에는 그의 출사표를 기다린다는 노골적인 글들이 올라온다.

» 7월29일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 '우리들의 운명'.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지난 5월 <문재인의 운명> 출간, 이후 잦아진 언론 인터뷰, 북콘서트, 원탁회의 참여 등은 그 이전의 문재인과 뚜렷이 구별된다. 정치권에서 통용되는 '문법'으로 보면 시민 문재인이나 문재인 변호사보다는 정치인 문재인 혹은 대선주자 문재인으로 봐도 무리가 없는 행보다. 그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과도한 해석"이라며 "공교롭게도 시기가 겹쳤을 뿐"이라고 답했다.

문 이사장은 <…운명> 출간 이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직업 자체를 정치로 바꾸는 것까지는 생각해본 바 없다"(6월15일)거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아직 출마까지 생각하고 있진 않다"(<중앙일보> 7월22일)고 답하며, 뿔뿔이 흩어진 야권의 통합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정도로 자신의 활동 범위에 울타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그 높이가 이전에 비해 낮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운명>의 마지막 문장("당신(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까지 연결지어보면 변화의 정도가 또렷해진다.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에서 손학규와 경합

언론과 유권자들도 미묘한 변화를 감지했다. 문 이사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포함되기 시작했고, 응답자들은 '장외 우량주'가 정치 시장에 등록되자마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7일 <한겨레21>-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첫 조사(861호 '친노 오디션 국민투표 결과는요')에서 1.6%였던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7월23일 <한겨레>-KSOI 정기여론조사에서 6.0%로 상승했다(표 참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정체 속에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문 이사장은 6~10%의 지지율로 손 대표에 이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2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후보의 적합도를 묻는 조사에서는 1위인 손 대표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문 이사장의 '잠재력'에 대한 여론의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그의 생각에 변화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진 것일까.

대개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가까이서 지켜본 기자들과 대중의 그것이 놀라울 정도로 일치할 때가 많다. 문재인 이사장은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이 다르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그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그를 바라보는 시선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올 초에 벌어졌던 몇몇 에피소드만 봐도 그렇다.

»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흐름

올 초 노무현재단의 광주지역위원회 결성 즈음 뒤풀이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 인사들의 질문은 문재인 이사장의 '전업' 문제에 집중됐다. 다른 주제를 얘기하다가도 "아, 그건 알겠고, 그래서 이사장님은 나옵니까, 안 나옵니까?"라는 질문이 도돌이표처럼 계속됐다. 문 이사장이 "이런 식이라면 지역 방문을 하고 싶지 않다"며 언짢아할 정도였다. 올 초 노무현재단의 첫 소식지 <사람 사는 세상>을 발간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문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원치 않았으면서도 노무현 정부 첫 민정수석, 마지막 비서실장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문 이사장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하면, 김어준씨는 "그럼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출마하실 수도 있겠네요?"라고 여러 차례 되물었다. 질문을 빙자한 집요한 설득이었다. 문제의 인터뷰는 다른 기사로 대체됐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비서관들과의 술자리에서 대선 출마 얘기가 나오자 문 이사장은 "당신들까지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변화의 조짐이 인 것이 <…운명> 출간 직후부터인 만큼 자서전의 기획부터 출간까지 실무를 도왔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얘기를 들어봤다.

"달라진 것은 없다. (문 이사장의 출마 여부에 대한 답변이) 완곡한 표현으로 바뀐 정도다. 상황이 어렵고 절박하기 때문에 야권의 지지자들이 여러 가능성, 여러 희망 중 하나로 문 이사장님을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이들에게 '뭔가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꿈마저 꾸지 말라고 할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절박감이 배경

양 전 비서관의 말처럼 문재인 신드롬의 배경에는 야권과 야권 성향 시민들의 절박감이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10·4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 연대의 승리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현재 구도대로라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망이 밝지는 않다. 뿔뿔이 흩어진 야당들의 통합과 연대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박근혜 대세론'은 현실이 된다는 절박감이다. '이회창 대세론'을 꺾었던 노무현처럼 박근혜를 꺾을 누군가를 기대하고 꿈꾸는데, 문 이사장이 직접 선수로 뛸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단정적인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양 전 비서관의 설명이다.

이런 태도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읽힐 수도 있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뚜렷하지 않은 태도로 이익을 취한다는 국제정치학 용어다. 2007년 대선을 포함해 역대 대선에서 대망론의 주인공들이 전략적 고려 속에 일정 시점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할 때 언론들은 이 개념을 빌려 해석하곤 했다.

이호철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장(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양 전 비서관, 박선원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 '문재인 사람들'은 "뭔가 큰 구상을 가지고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속 깊은 얘기를 더 들어봤다.

"우리도 절박한 상황에서 이사장님이 뭔가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오랜 인연이 있고 문 이사장님을 잘 아는 사람들의 생각은 대체로 비슷하다. (출마 여부와 관련해)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지 피해갈지 본인 스스로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문제이지, 누가 강요하고 설득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인으로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가급적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한계에 봉착해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때는 결국 문재인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호철 전 실장의 말이다.

내년 4월 총선, 문재인의 선택 풍향계

따라서 '한계에 봉착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시점'이 되기 전까지는 문재인 이사장의 굳게 닫힌 입은 열리지 않을 것 같다. 그의 고민은 오히려 다른 데에 가 있다. <…운명>에서도 드러나듯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력의 문제다. 내년 대선에서 현재 거론되는 야권의 대선주자 가운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의 힘만으로 혹은 진보정당과 시민사회의 힘만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 전체 진보개혁 진영의 힘을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도 여전히 특정 개인의 문제에서 답을 찾으려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근본의 문제와 현상의 문제, 구조적 문제와 지엽적 문제를 풀어가는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게 문재인의 생각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2013년 이후 어떤 나라와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2012년 양대 선거에서 무엇을 할지 해법을 찾아보자는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문재인 이사장과 그의 주변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잡히는 게 있긴 하다. 하지만 구상이나 전략이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범야권 통합에 전념한다. 전국 단위에서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내년 4월 총선 때 부산·경남 지역에서라도 한나라당 후보들과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든다. 사실상 통합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 이후의 일은 그때까지의 성과를 보고 판단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하나의 단계를 넘고 또 다음 단계를 넘어서야 비로소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성과를 가지고 야권 지지자들의 신뢰를 쌓은 뒤에 그 다음을 도모한다는, 전략치고는 참 단순하고 정직한 전략이다. 하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어려운 조건에서 경기 분당에서 당선된 뒤 제1야당의 대표이자 야권의 선두주자로 인정받았듯 성과와 단순함은 힘이 세다. 게다가 경제난과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 문제,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부산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게 문 이사장 쪽 설명이다.

"권력의지가 없다는 것을 문재인 이사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는 데 이견이 있다. 권력의지란 양면성이 있다. 사람들은 의지를 갖고 뭔가 하겠다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 아닌가. 카리스마가 강한가, 권력의지가 강한가는 낡은 버전이다. 앞으로 국가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이라고 본다. 게다가 야권의 통합이 성공하고 한나라당과의 일대일 경쟁을 거쳐 집권에 성공한다면 연립정부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런 대통령에게는 권력에 대한 강한 의지보다는 분점과 상생, 배려의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의 권력의지가 아니라 통합의 과정에서 얼마나 조정의 리더십을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의 말이다.

문재인 이사장은 범야권 통합과 총선 승리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다. 여러 관문을 통과하며 정치력과 리더십을 검증받을 전망이다. 권력의지와 무관하게, 그는 이미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다.

통합의 여러 갈림길

논의만 무성한 문재인식 '범야권 통합'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주장하는 '범야권 통합'은 통합의 여러 단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통합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일대일 경쟁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러 정당으로 쪼개진 야당들이 하나의 정당으로 모이되, 각자의 정체성은 정당 내 정파로 활동하며 유지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인영 최고위원, 그리고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야권단일정당운동을 펼치고 있는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나 미국식 민주당 모델의 '빅텐트론'을 내건 김기식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준비위원장의 주장과 유사하다.

문 이사장과 이 최고위원 모두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한다. 문 이사장은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이 갈라져 있는 것을 보면 그만한 사정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국민이 그 차이를 알까. 한나라당과 범야권 통합 대상이 되는 야당들의 차이에 비하면 야당 간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내년 4월 총선 공천 문제를 고려해도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는 것이 진보정당 쪽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지난 5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대중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다. 그들 눈에도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그렇게 차이가 큰 정당일까? 이념의 잣대로 보더라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온건한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다. 그들에게 국유화나 사회주의 이행 노선 같은 급진 강령이 있는 건 아니잖은가. 반면에 민주당은 과거의 중도 자유주의 정당에서 진보적 자유주의, 사회적 자유주의로 이동하고 있다. 온건 사민주의와 사회적 자유주의 사이의 간극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범야권 통합을 위해 움직이는 정치세력은 없다. 논의만 무성하다. 민주당은 지난 7월10일 야권의 단일연합정당을 건설하자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에 '야 4당 통합특위 연석회의'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진보 통합을 추진하는 야 3당의 반응이 싸늘해 성사 가능성은 낮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야권 연대도 못하면서 통합하자는 것은 초등학생이 대학시험을 치르겠다는 격"이라고,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국민참여당에 대해서도 (과거 정책 노선에 대한) 조직적 성찰을 요구하는데, 민주당과 (통합이) 가능하겠느냐"고 되물었다.

2007년 대선 이후 분당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치는 진보 소통합, 여기에 국민참여당까지 포함시키자는 진보 대통합에 관한 논의와 움직임이 활발할 뿐이다. 대통합과 소통합은 국민참여당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참여정부의 오류와 한계에 대해 성찰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신을 몇 마디 말로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태도다. 소통합이든, 대통합이든 모두 반대하며 진보의 가치를 우선하는 독자파들도 있다.

진보 소통합과 진보 대통합을 주장하는 쪽에 민주당은 통합이 아닌 연대의 대상일 뿐이다. 내년 4월 총선 때도 지난 4·26 재·보궐 선거처럼 야권 연대를 통해 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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