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3

“내 불출마는 영·호남 기득권 구도 깨고소통하는 정당과 국회 만들자는 호소”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정장선(54·3선·사진) 민주당 사무총장의 얼굴은 평온했다.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가족들도 19대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환영했다고 한다.

"군에 있는 큰아들이 방송을 보고 전화로 '잘하셨다. 화이팅'하고 성원하더라. 올해 대학 들어간 둘째 아들도 기뻐했다." 평택의 공립고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정 의원의 부인도 "앞으로 10년은 더 (교직을) 해야겠다"며 남편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지난해 겨울 칼바람에도 좌판을 열고 나물 파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한국의 정치가 그들에게 과연 무엇을 해주고 있는지 거듭 고민했다고 했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어려운 삶을 보게 되면 스스로 절제하게 된다. 국회의원이 주말에 골프 치고 다니는 것이 정말 타당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정부·여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를 보면서 한국 국회와 정치의 '불통'에 뭔가 파열구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했다. 4대강 예산 날치기 처리 때부터 시작됐던 고민이었다고 한다.

"여당은 강행하고, 야당은 저지만 하면 양쪽의 선명함은 커질지 몰라도 한국 사회 갈등은 더 커진다. 대화가 해결이 아닌 핑계를 위한 수단이 되는 국회는 변해야 한다."

그는 지난 11일 민주당 전당대회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런 구태들이 으레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관성이 문제다. 속으로는 분노하면서도 아무 말도 않는 관성을 깨고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는 당 사무총장으로서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처를 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 한국 정치를 어떻게 바꿔야 한다는 것인가. "이제는 사람을 바꾼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판 자체를 바꿔야 한다.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는 정당과 국회로 바꿔야 한다. 영남과 호남을 근거로 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구도를 깨야 한다. 저의 불출마는 이런 구조를 만들자는 호소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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