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야구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 창단식. 허민 구단주가 구단기를 등번호 '38번'의 김성근(69) 초대 사령탑에게 넘겼다. 허 구단주는 "우리 팀 성격은 한번 실패한 선수들에게 프로 1군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에 훌륭한 감독님이 꼭 필요했다. 구단기를 전해드린 것은 구단 운영 전권을 감독님께 드린다는 의미"라고 했다. 베테랑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의 표시였다. 강직한 성격의 김 감독은 그동안 프런트와 갈등하면서 12차례나 경질된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취임사에서 "야구인으로 현장을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내 인생 마지막 행운이 아닌가 싶다"며 "선수들 얼굴을 처음 봤는데 앞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애초 1월부터 선수들을 훈련시키려고 했으나 일정을 앞당겨 이번주 안으로 훈련장인 전주로 내려갈 계획.
김 감독은 "구본능 야구위원회(KBO) 총재께서 공 3600개를 주셨는데 연습을 많이 시키라는 뜻으로 알겠다"며 "해가 안 보일 때까지, 달이 안 보일 때까지 선수들을 훈련시키겠다"고 했다. 김광수 수석, 신경식 타격, 박상열 투수 코치 등이 보좌한다. 대부분 김 감독의 제자들이다.
올 시즌 뒤 롯데에서 고양 원더스에 둥지를 튼 포수 이승재(28)는 선수들을 대표해 "고양 원더스가 희망과 기회를 줘서 고맙다. 다시 일어서서 1군 무대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양 원더스에는 45명의 선수들이 훈련중이다. 선수들의 연봉은 프로야구 신고선수 연봉(2000만원 안팎)보다 적은 1000만원(월 100만원). 그러나 일본 고치로 전지훈련을 가는 등 대우는 괜찮다. 2012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교류경기 형식으로 총 48경기를 소화한다. 리그의 공식 팀이 아니기 때문에 기록은 따로 관리된다. 고양/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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