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1

야권·진보 통합정당 이름짓기 쉽지않네

야권이 이른바 '민주통합정당'과 '통합진보정당' 두 세력으로 재편되면서, 새로 출범할 두 정당의 당 이름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당의 이미지뿐 아니라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통합에 참여하는 주체들에겐 매우 예민한 대목이다.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는 당은 '민주', '통합', '혁신', '진보' 등의 단어가 우선 고려 대상이다. 민주당의 세력과 정통성을 인정해 약칭을 '민주당'으로 부를 수 있는 당 이름을 정하자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식 이름으로는 '민주통합당', '민주통합혁신당', '민주진보통합당'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2007년 존재했던 '대통합민주신당' 때문에 다시 쓰긴 어려워 보인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출신의 '통합연대'가 참여하는 새로운 당 이름은 이들 3자가 각각 1개씩 당 이름을 추천한 뒤 당원 전수조사(50%) 및 여론조사(50%)로 결정한다.

민노당은 통합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민주진보당, 진보노동당 등을 놓고 자체 여론조사를 하는 중이다. 당원이 가장 많은 민노당 내부에선 '통합민주노동당'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연대는 '진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통합진보당 등을 선호하고 있고, 국민참여당도 '참여'라는 단어에 애착이 있어 당이름 조합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양쪽 모두 약칭이 '민주당', '민노당'이 될 경우, 익숙하긴 해도 '변화와 통합'에 걸맞은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진보당'이라는 약칭은 진보신당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통합'이라는 단어의 사용 여부이다. 지금껏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통합'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때 지지율이 높게 나와 양쪽 모두 통합이라는 단어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반면, 통합되지 않은 두 야당이 '통합'이라는 단어를 쓰는 걸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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