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9

[인터뷰] 나쁜투표거부 강희용 정책기획위원장 (서울시 민주당 의원)- "주민투표 투표율, 10% 초반될 것"- 손우정// 민중의 소리, 2011-08-19, 10:34

"주민투표 투표율, 10% 초반될 것"

[인터뷰] 나쁜투표거부 강희용 정책기획위원장 (서울시 민주당 의원)

손우정 전문기자 ㅣ 입력 2011-08-19 10:25:10 / 수정 2011-08-19 10:34:00

오세훈 시장은 투표율 제고를 위해 1인시위에 나섰고, 청와대는 8.15 경축사와 참모들의 입을 빌려 노골적으로 투표운동에 개입하고 있다. 보수언론에서는 다음 주로 예고된 주민투표에서 적극투표참여 의사를 밝힌 서울시민만 37%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나쁜투표거부 국민운동본부에서 정책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희용 서울시의원(동작구)은 “투표율은 10% 초반에 머무를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나라당 기층조직은 물론 전통적으로 친여당 성향인 관변단체 회원들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나쁜투표를 거부하는 논리가 확산되면 투표참여의지가 사라져 여당 지지층마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오세훈 시장의 대선불출마 선언 또한 ‘철저히 재판부를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내부의 반발로 시장직을 걸지도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이미 한나라당은 주민투표 패배를 염두하고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는 강희용 시의원을 18일 오전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에서 만났다. 

-이제 투표운동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제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본다면?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 ⓒ양지웅 기자

=지난 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서울시 조례 통과된 이후 시정 협의가 전면 중단됐다. 오세훈 시장이 시정 협의 중단 이후 8개월 동안 준비한 것이 이번 주민투표다. 본인 스스로도 여러 차례 이번 주민투표를 직접 발제 했다고 밝혔다. 

서명 과정에서도 직간접적으로 관여 한 게 드러났다. 법으로 주민운동에 개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한나라당 현역 국회의원이 직접 서명을 받기도 했고, 오세훈 시장이 대형교회에 가서 소개받고 그 자리에서 무상급식 서명을 부탁했다는 제보도 받았다. 서울시 산하 기관 직업전문학교, 환경미화원까지 동원된 할당 서명이 있었다. 

서울시 의회는 서명과정에 대한 불법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여러 법률적 문제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과도하게 주민들을 동원했다. 

“오세훈, 주민투표법 오독했다”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를 강행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법 24조를 오독했기 때문이다.(주민투표법 24조는 투표율이 33.3%에 미달하거나 찬반 동수인 경우, 두 안 모두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다-기자) 유효투표율에 미달할 경우 둘 다 채택 안한다고 해석했다. 그래서 서울시의회 안을 투표 안에 넣어서 둘 다 무효화 한 뒤, 예산 수정을 의도했던 것이다. 그동안 인터뷰에서도 이런 점에 계속 강조됐다. 한나라당 내 주민투표 회의론자들도 이 논리로 설득했다. 

그러나 6월 2일, 유효투표율에 미달할 경우에는 주민투표의 효력이 없는 것, 즉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제처의 해석이 나오면서 서울시가 패닉에 빠져 버렸다. 애초 오세훈 시장은 주민투표일을 8월 10일로 하려 했는데, 휴가철에 투표일을 잡은 것 자체가 투표율을 아예 신경 쓰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측면이 오세훈 시장이 무리하게 주민투표를 추진하게 된 주요한 이유다. 

둘째는 투표 문안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짤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에 대해 찬성, 반대로 물어보면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다. 그런데 이걸 꼬아서 단계적, 전면적으로 물어보면 국민정서상 단계적안을 선호한다. 소득별 무상급식을 단계적 무상급식으로 분칠해서 내놓아 선택받겠다는 것이다. 매달 여론조사 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주민투표청구심의회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주민투표청구심의회에서는 주민투표발의와 관련한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시장에게 심의회를 편향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심의회에서는 청구서명 중 0.001%만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고 나머지는 공무원이 제출한 자료만 가지고 졸속 심의했다. 본인들이 의결한 내용도 쉽게 번복했다. 청구 내용도 6월 16일에 자신들이 의결한 사항과 다른 안(찬반에서 단계적, 전면적으로 수정)을 가져왔는데도 수용했다. 어용심의회다. 

“대선불출마 선언, 재판부 압박용”

-오세훈 시장이 지난 주 대선불출마를 약속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기에는 생뚱맞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나?

=(대선불출마를 발표한) 8월 12일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 시점이었다. 오시장쪽이 긴박하게 움직인 것이 목요일(11일)이다. 이때 재판 결과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나올 것 같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때부터 청와대가 주민투표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 냈다. 재판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통령과 오시장이 뭔가 싸인을 주고받은 것 아닌가 싶다. 오시장의 기자회견은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급조된 것이었다. 

기자회견은 제목만 불출마였지 실제 내용은 주민투표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판부에 전달한 메시지며 정치적 외압이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연휴를 앞둔 금요일에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실제 12일 평의가 기자회견 이후 16일로 연기됐다. 16일에 나온 판결문을 보면 서울시장이 주장했던 내용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판결이 나는 날 오전에 기자회견을 하고 청와대가 부재자 투표를 대통령이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상 정치적 외압에 재판부가 굴복한 것이다.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 ⓒ양지웅 기자



-주민투표에 소극적인 친박진영을 염두 한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지 않나?

=전혀 의미가 없다. 내부적으로는 친박계에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친박진영에서는 잠재적 경쟁자로서의 오세훈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친박진영은 주민투표로 인해 정권 혐오가 극대화 되고, 자칫 박근혜 대세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많아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박근혜에게) 나쁜 영향이다. 

-그럼 대선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나?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아이들 밥먹는 문제까지 복지포플리즘이라 할 수 있나”라는 표현을 했고, 이 와중에도 박근혜 전대표는 자신의 복지담론을 계속 이야기 하고 있다.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역시 무상 보육 이야기 꺼내 놨다. 친박진영이 이명박의 반복지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반복지정책에 극도로 경계 중이다. 불출마는 철저히 재판부 용이라고 봐야 한다. 

“오세훈, 시장직 걸지 않을 것”

-오세훈 시장은 인터뷰에서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걸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시장직을 걸 것이라 보나? 

=서울시 내부적으로 21일이나 22일에 마지막 투표율 제고를 위해 시장직을 걸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5% 투표율 상승요인이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미 불출마 선언으로 5% 까먹었다. 시장직을 걸어도 원상복귀밖에 안 된다. 지금 상황에서 시장직을 거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시장직을 걸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동의하고 모든 자원을 쏟아줘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미 퇴로를 모색 중이다. 출구전략을 쓰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장직을 내걸 위험을 감당하겠는가? 서울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절대 동의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투표율 25%를 넘으면 보수층을 결집한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출마를 단행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 않나?

=(25%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현재 투표율전망을 지극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쪽 입장에서는 투표율 25%가 일정한 성과라도 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 싸움은 여권이 모든 물량을 쏟아 부은 투표인데, 투표율이 1/3을 넘지 못한다면 사실상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 25% 정도의 보수표를 챙겼다는 것은 자기 만족일지는 몰라도 정권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섰는데 1/3을 넘지 못하면 사실상 이명박 정권까지 심판한 것이다.

“보수층, 예전만큼 움직이지 못할 것”

-이제 상대진영의 흐름을 짚어보자. 복추본이 단체의 약칭을 투표참가운동본부로 바꾼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복추본)가 투표참가운동본부로 약칭을 바꿔 신고했다. 이번 싸움이 무상급식 찬반이나 대상범위의 문제가 아니라 투표참여냐 거부냐의 프레임으로 바뀐 것이다. 투표 독려를 위해 유세활동이나 무가지 광고, 전단지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번 싸움이 투표를 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오세훈 시장이 직위를 이용해 투표 독려에 나서는 상황까지 생겼다. 오히려 저쪽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관권을 통한 투표독려가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유민주연합이라는 단체에서 일반 기업을 직접 방문해서 투표할 수 있게 출근시간을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복추본에서도 한나라당에 대해서 엄청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이 생각보다 안 움직여 준다고 생각하는 건데, ‘믿을 걸 믿었어야지’ 하는 생각이다. 

-복추본은 어떤 성향의 단체인가

=복추본에 속한 분들은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조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금은 오세훈 시장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으나, 오세훈 시장의 약발이 떨어지면 본래 지지하던 한나라당 보수 세력에게로 돌아선다. 그분들은 합리적 보수라기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분들이다. 그분들 중 다수는 과거에 4대강 찬성 시민단체를 급조해서 활동하기도 했다. 초기 복추본에는 법으로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는 법정단체가 들어가 있기도 했지만 시의회에서 지적해서 빠졌다. 

-관변단체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저쪽에서는 관변단체가 최종적으로 참여 해주고 자기 편으로 들어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관변단체에서도 도와주기에 부담스러울 것이다. 관변단체가 법정 지원단체이기 때문에 열성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각 지역의 자치구청장이 대부분 민주당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시·구의원도 대부분 민주당이기 때문에 쉽게 예전처럼 동원을 하는 식은 못할 것이다.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강남은 전통적으로 친여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그런데 이번 수해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오세훈 시장이 강남 3구 시장이라 할 정도로 지지기반이 강한데, 이번 수해로 인해서 민심이반된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수해는 수해고 이거는 이거다라는 분위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3구가 오세훈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투표율로 보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어쨌든 무상급식으로 자신들이 혜택을 보는 측면도 있는데 이걸 거둬들여야 하는 문제다. 논쟁이 가열될수록 본인들이 부자감세로 혜택 받고 있는 부분들도 계속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회피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기대만큼 투표율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수해가 작년에 이어 연달아 발생하면서 강남구민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출구전략 모색 중”

-한나라당 당조직의 분위기는 어떤가? 투표율 미달 지역에 대한 패널티 이야기도 나온 바 있다.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 ⓒ양지웅 기자

=립서비스다. 한나라당 조직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48개 지역구 중 40개 지역에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투표운동을 할 수 없다. 괜히 움직였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주민투표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당장 내년에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굉장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투표운동을 한다 하더라도, 내년 선거에서 무슨 득이 되겠는가? 주민들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할 경우에 뭐라 답하겠나? 표심을 잡아야 하는 대상은 30~40대인데, 대부분 학부모다. 국회의원들이 겉으로는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복추본에서는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더 밉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한다. 

어제 홍준표 대표가 “이번 투표 개함되지 못하면 전적으로 민주당 탓”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은 이미 한나라당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대통령까지 나섰는데 한나라당 조직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레임덕이라고 봐야 하나?

=그렇다. 

-어쨌든 오세훈 시장은 투표율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투표율을 몇 %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나? 

=10% 초반이다. 왜냐면 시간이 흐르고 패배가 확정되면 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거부가 정당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투표참여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투표율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오세훈 발 주민투표, 총선 앞둔 야권연대에 좋은 기회”

-이제 투표운동도 막바지에 다가가고 있다. 나쁜투표거부 시민운동본부에 야5당은 물론 다양한 시민단체가 결합되어 있는데, 활동의미에 대한 간략한 평가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향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오세훈 시장이 중요한 기회를 준 것이다. 야당과 시민단체가 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필연성과 당위성을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만들었다. 야권연대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시민운동본부는 향후 서울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칠 수 있는 시민참여의 공간이 될 것이다. 

-수고하셨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린다. 

"한선교와 KBS는 되고, 노회찬은 안 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노회찬의 'X-파일' 전투- 여정민// 프레시안, 2011-08-17, 15:45:38

"한선교와 KBS는 되고, 노회찬은 안 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노회찬의 'X-파일' 전투

기사입력 2011-08-17 오후 3: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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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수 있을까? 그의 정치인생이 중요한 기로에 섰다. 무려 6년 전인 2005년 8월에 벌어진 일이 아직도 노 상임고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이른바 '떡값 검찰'을 세상에 드러낸 '삼성 X-파일'이 그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협의로 진행 중인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007년 검찰이 공소를 제기해 4년 넘게 진행된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5월 사건을 중앙지법 합의부로 파기 환송했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 것.

대법원의 판단은 적절한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공동 주최로 17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노회찬은 무죄다"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쉽게 말해 "대법원은 통신비밀의 보호에는 아주 철저하고 명예훼손죄의 성립은 매우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다"(김용원 법무법인 한별 대표 변호사)는 것이다.

보도자료 배포는 되고 인터넷 게재는 안 된다?

제일 논란이 되는 것은 이른바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행위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노회찬 고문이 삼성 X-파일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을 정리해 보도자료로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행위는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속하지만, 같은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2호의 위반이라고 봤다.

그러나 서보학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이자 경희대 교수는 "두 개의 행위 모두 면책특권 대상이 된다"고 반박했다. 서 교수는 "오프라인의 보도자료 배포 후 내지는 동시에 인터넷에 같은 자료를 게재하는 것은 일상적인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당연한 추세"라며 "같은 내용을 알리는데 보도자료는 허용되고 인터넷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설득력도 없고 규범적으로 정당화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하물며 대법원도 국민들에게 재판진행상황과 판결문을 알리고 사법행정업무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지 않냐"며 "대법원은 과거의 인식에 머물러 국회의원의 직무부수행위에 포함될 내용과 범위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년 전 사건은 공적 관심이 아니다?

대법원이 사건의 발생 시점과 공개 시점 사이의 8년이라는 시간차를 거론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법원은 X-파일로 공개된 사건이 공개 시점으로부터 8년 전에 있었던 일이므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해, 오래 전 일이라 그 사건을 공개하는 것의 공익적 효과는 없다는 얘기다.

서 교수는 "이런 논리대로면 이미 한번 지나간 사건은 아무리 중요한 인물의 중대한 불법행위라 할지라도 덮고 넘어가는 것이 타당하다"며 "그런데 이것이 과연 국민 다수의 건전한 법의식과 윤리관에 맞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사건에 등장하는 기업인, 언론인, 검사들은 당시에도 문제의 기업과 언론사, 검찰에서 여전히 중요한 요직을 맡아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런 공인들이 관련된 중대한 불법행위가 8년 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볼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대법관 다수의 법의식과 윤리의식의 건전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번 언론에 나오면 다시는 누구도 거론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이 이미 언론 보도로 공개된 것을 또 공개했다는 사실을 유죄의 근거 중 하나로 들고 나온 것도 논란거리다. 대법원은 "(이 공개행위의) 공익적 효과는 이미 언론의 보도를 통해 상당 부분 달성된 바로서 위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노회찬 고문의 국회 상임위 발언 이전에 MBC 등의 보도로 X-파일의 내용이 상당 부분 알려졌는데 왜 굳이 다시 같은 내용을 언급했냐는 얘기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기준에 따르면 통신비밀을 침해하는 공개행위가 거듭될수록 더욱더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어려운 아이러니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즉, "한 번 언론에 공개되고 나면 누구도 다시 거론해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비상식적 결론"이라는 것이다.

이호중 교수는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하는 반헌법적인 해석론"이라며 "논증은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일단 언론에 공개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그 내용이 공적 토론의 장에 진입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미 공적 토론의 장에 던져진 내용에 대해 더이상 통신비밀의 보호라는 미명 하에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거나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도 "관련 사실의 대부분이 공개되었다는 확정사실은 판결의 논지 같이 정당행위 요건을 배제하는 근거로 사용될 것이 아니라 무죄판단에 결정적인 기여사실이 되었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노회찬의 '삼성 X-파일 사건' 경과는?

노회찬 고문은 2005년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앞서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1997년 9월 중앙일보 홍석현 당시 사장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 이학수 씨가 호텔 일식집에서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국가안전기획부 도청조직이 몰래 녹음한 것이 그 근거였다.

2007년 검찰은 이 사건을 불구속 기소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도청한 파일의 내용을 공개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으며 해당 검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였다.

방식만 놓고 보면 최근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받고 있는 혐의와 동일하다. 한 의원은 '누군가'가 몰래 민주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를 녹음한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고 경찰은 관련 사건을 현재 수사 중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 사건에 대해 16일 "(당 대표실을 도청한 의혹을 받고 있는) KBS 모 기자를 참고인으로 한차례, 피의자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지만, 물증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청 내용을 공개한 한선교 의원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반면 노회찬 고문은 2009년 2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 재판부는 노 고문과 관련된 혐의에 전부 유죄를 선고했다.

같은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는 1심을 뒤집고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 통신비밀을 공개한 행위는 유죄"라며 일부 유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사건을 돌려 보냈다.

역시 같은 X-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던 문화방송(MBC)의 이상호 기자는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2심과 3심에서 모두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여정민 기자

[스팟인터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끝 아니다, 국정조사로 가야"- 황방열// 오마이뉴스, 2011-08-19, 14:46업데이트.

"한진중 문제 핵심, 더이상 죽이지 말라는 것"
[스팟인터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끝 아니다, 국정조사로 가야"
11.08.19 13:54 ㅣ최종 업데이트 11.08.19 14:46  황방열 (hby)
[기사수정 : 19일 오후 2시 47분]
 
  
▲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지난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익 지회장의 사진을 들고 "이 사진 속의 사람을 알고 있나"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질타하고 있다.
ⓒ 유성호
 정동영

 

"정동영 최고위원이 해고노동자의 아픔에 같이하는 열정에 국민이 다같이 감동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전날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렇게 칭찬의 말을 건넸다.

 

손 대표 말대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면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김주익 전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전 조합원의 장례식 동영상을 틀었다.

 

그 뒤 울컥한 모습으로 "이분들이 바로 증인(조남호 회장)이 죽인 사람이다, 회장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얘기해봐라"라고 조남호 회장을 질타했고, 이어 225일째 한진중공업의 부산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핸드폰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이유를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희망버스에 대해서도 "김진숙씨 살리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진숙씨를 살리는 것은 그 개인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어제 청문회로 끝난 게 아니"라며 "국정조사로 거기서 또 청문회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문답전문.

 

- 1차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조남호 청문회'는 끝났는데.

"핵심이 정리해고문제 아닌가. 한진중공업이 자행한 정리해고의 부당함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객관적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부당함을 지적했고, 그에 대한 조 회장의 해명도 설득력이 없다는 것도 드러났는데, 음… 재벌총수는 보통사람과 사고구조가 다른 것 같다.

청문회 할테면 하라 나는 (정리해고 철회) 안하면 된다 이런 생각인 거다. 그래서 재벌개혁 필요성이 나오는 것 같다. 조남호 회장으로서도 평생 살면서 가장 힘든 하루였을 것이다. 재벌아들로 태어나 재벌로 살면서 그런 일 겪어봤겠나."

 

- 조 회장은 결국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았다. 이후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어제 청문회로 끝난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국정조사로 가야 한다. 거기서 또 청문회로 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청문회에는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자료를 안 줬지만 국정조사로 가면 다르다. 책임자들 불러서 듣고 위법사항 있으면 고발하고 형사처벌로 연결될 것이다. 국정조사로 가야할 근거는 충분히 마련됐다. 한진중공업은 1조1000억 원을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투자하면서 홍콩, 사이프러스 등 조세피난처를 통해서 이 돈을 돌렸다. 역외탈세의혹이 명백하다. 추가 자본확장 과정에서 비리의혹도 있고, 처남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문제도 있다. 야5당 협의를 통해 이달 안에 추진할 생각이다. 손 대표도 국정조사 이야기를 이미 하지 않았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진중공업이 경비용역업체에 지급한 돈이 30억- 40억이라는데 해고자 94명에게 들어가는 한해 봉급이 37억이다. 경영상 문제로 보기 어렵다. 조 회장이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않는 것은  뒤에서 누군가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누군가 조 회장 뒤에서 발목 잡고 있는 건 아닌지"

 

  
▲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오후 한진중공업 청문회장에서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하자, 부산이 지역구인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등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이에 맞선 정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은 왜 김진숙이 두렵냐?"며 맞불을 놓고 있다.
ⓒ 남소연
 정동영

 

- 청문회장에서 김주익 전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동영상을 튼 뒤 질문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레인에서 관이 내려오고 도크에서 관이 끌어올려지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히더라. 핵심이 결국 그 관들 아닌가. 울컥하더라. 그래서 조 회장에게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한 것이다.  김진숙씨가 왜 85호 크레인에 올라갔나.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거다. 희망버스가 왜 갔나. 김진숙씨 살리러 간 것 아닌가. 김진숙씨를 살리는 것은 그 개인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이번에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인간을 살리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 청문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

"며칠간 계속 자료 보면서 학자들과 함께 토론회하고,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들 얘기를 들었다.사실 어제 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자행돼온 정리해고의 문제점을 짚지 못했다. 정리해고를 허용하면서도 그 부작용을 제한하기 위해 '경영상 긴박함'이라는 조항을 뒀다. 최후적 수단으로 고려하라는 게 그 입법취지다. 그런데 이걸 사법부가 판례를 통해서 정리해고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해왔다. 단기적 경영압박, 작업상 필요, 장기적인 시장경영에서 경영악화 전망 등등 이런 건 취지에 맞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번 국회에서 야5당합의를 통해 정리해고는 긴박함 즉, 최후수단으로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법을 낼 생각이다.

 

정리해고의 문은 1996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노동법 날치기때 열었다. 역풍이 일어나니까 2년간 시행을 유예했다가 IMF외환위기가 오니까 2년 유예 못하고 1년 유예 됐었다. 원죄는 외환위기를 초래한 한나라당에게 있지만, 그뒤 10년의 민주정부 책임도 크다. 우리로서는 결자해지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 진보개혁진영내에서도 정리해고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는데. 

"흑백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 북유럽 나라들은 유연안정성이 있는데 우리는 유연성만 있다. 액셀러레이터만 있지 브레이크는 완전히 망가져 있다. 이제는 '96년 정리해고체제'를 끝내고 안정유연성으로 가야한다."

[정치 In & Out] 정동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전창훈// 부산일보, 2011-08-19 [10:44:00]

[정치 In & Out] 정동영을 바라보는 두 시선
그는 왜 바뀌었을까
전창훈 기자  다른기사보기
   
"사람이 이렇게 확 바뀔 수가 있나".

정동영 민주당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다.

그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무상복지, 햇볕정책, 재벌개혁, 한진중공업 사태 등 여-야, 보수-진보 간 해법이 갈리는 의제에서 어김없이 맨 '왼쪽' 노선에 서 있다. '폼 좀 잡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그는 근래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가장 많이 다녀간 정치인이고, 지난 15일 한 거리 집회에서는 보수단체 회원으로부터 머리채를 잡히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18일 한진중 청문회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쳐 반향을 일으켰다.

한진중·재벌 개혁… 
잇따른 진보 행보 

"지금대로 인정해야" 
"시류 영합한 변신" 
정치권 반응 대조적

열린우리당 시절 개혁-실용 논쟁에서 '실용파'를 이끌던 몇년 전 그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그는 '진보' 행보는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당선 뒤 당으로 복귀하면서 본격화됐다. 복귀 이후 '담대한 진보'를 내세우며 당의 진보 색채 강화를 줄곧 주장해왔고, 최근에는 재벌개혁을 당 강령에 넣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민주당 보다는 오히려 민노당·진보신당 노선에 더 가깝다. 실제 요즘은 민주당 보다는 진보 양당 인사들과 더 자주 접촉하는 모습이다.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그는 지난해 당권 도전에 나설 당시 "저는 많이 부족한 대통령 후보였습니다"라는 반성문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와 2009년 '용산참사'가 사상과 철학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의 측근은 "두 사건을 계기로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절감했고, 국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인식 전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 의원의 현장 정치에 대해서도 "사건의 의제화·정치화·입법화라는 목표를 갖고 하는 것"이라고 막힘없이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매끄러운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는 아직도 그의 변신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는 2007년 당시만 해도 열린우리당 내 '실용파'의 리더로 이념적으론 중도보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그는 2002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에는 어느 신문의 정치 성향 조사를 인용하며 "노무현 후보는 과격하다"며 스스로를 중도에 놓기도 했다.

당내 반응은 극명히 갈린다. 민주당 당직자는 "한진중 사태를 이 정도 끌고 온 것은 정 의원이 역할의 컸다"며 "현재는 현재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말했으나, 또 다른 인사는 "정 의원은 항상 시류에 영합하는 정치를 해왔다. 정치 일정과 경쟁상대를 고려한 전략적 변신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전창훈 기자 jch@
 | 10면 | 입력시간: 2011-08-19 [10:44:00]

조남호 저격수로 '빛난' 정동영의 눈물- 정웅재// 민중의 소리, 2011-08-19, 14:04:46



조남호 저격수로 '빛난' 정동영의 눈물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ㅣ 입력 2011-08-19 12:46:32 / 수정 2011-08-19 14:04:46

눈물 흘리는 정동영 최고위원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눈물 흘리며 있다. ⓒ김철수 기자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오전 질의에서 정동영 의원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게 김주익 지회장, 곽재규 조합원, 박창수 위원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아냐"고 물었다. 모두 한진중공업 조합원으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고공농성 등을 하다 숨지거나 의문사를 당한 한진의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조남호 회장은 "모른다"고 답했다. 청문회장에서 2003년 김주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영상을 보여준 후, 정동영 의원은 "이 분들은 증인이 죽인 사람이다. 이 사람들이 원래 죽을 운명이었냐. 증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있을 사람이다. 유족에게 한 번이라도 사과했냐"라며 "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 한 말씀해보라"고 말했다. 

조남호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동영 의원은 "증인, 사람을 죽이지 마세요. 기업을 왜 합니까? 사람 죽이지 말라고요. 해고는 살인입니다. 증인은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서 해고가 무엇인지 몰라도 해고는 살인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익을, 곽재규를, 박창수를 아는 이들 가슴 먹먹하게 한 질의

가슴속에 맺힌 것을 뱉어내는 듯 했다. 눈에는 눈물도 고였다. 정 의원의 질의는 김주익을, 곽재규를, 박창수를 아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19일로 226일째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은 "조남호 회장이 이들을 모른다고 했을 때 크게 절망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기자도 정동영 의원의 질의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다. 2003년 초짜 기자 시절, 그해는 유독 분신하고, 죽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두산중공업 배달호, 한진중공업 김주익, 곽재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이용석, 세원테크 이해남 등. 당시 사회부에 있으면서 창원으로, 부산으로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취재하고 다녔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는 며칠을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취재를 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이 준비한 동영상을 보면서, 질의를 들으며, 당시 만났던 노동자들의 깊은 주름이, 굳은살 박힌 거친 손이 눈 앞에 아른 거렸다.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정동영 의원의 질의가 전파를 탄 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십건의 댓글이 달렸다. 정동영 의원이 처음 노동쪽 이슈에 천착할 때 "쇼 아니냐", "얼마나 가겠냐"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를 지켜 본 한 네티즌은 "처음엔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쇼라고 했을지라도 그 쇼가 계속 이어져 오늘 같은 청문회까지 이끌어낸다면 더 이상 쇼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는 소회를 남겼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정 의원의 오랜 고생이 진심에 기초한 행동이었음을 믿는다. 사람이 쇼로 일년이고 이년이고 계속하긴 웬만한 결심이 없으면 어렵다. 그는 확실히 민중의 편, 진보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좌초하지 말고 그 결심 계속 간다면 더 큰 신뢰를 얻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청문회가 열린 1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곽재규 열사 사진을 보여주면 질의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알리지 않고 신경 쓰는 노동현안도 많아"

정동영 의원의 이날 청문회 질의는 그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과 소통하고 호흡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평가다. 정 의원은 한진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알리지 않고 다니는 노동 일정도 많다"고 한다. 

올 봄 부당하게 해고당한 고신대 청소용역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구속돼 있는 한상균 지부장의 가족 면회를 주선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한나라당 환노위원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을 때,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청문회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한진중공업 가족들을 만나면서 "여러분들을 위한 퀵서비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겠다는 거였다. 그는 "힘 닿는데까지 청문회 성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가족들에게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18일 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인 정리해고 문제에 있어서 조남호 회장은 "무급휴직 수용 불가", "정리해고 철회도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었다. 

정동영 의원은 1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나쁜투표거부 서울시당 대책위 연석회의에서 "어제 조남호 회장의 정리해고 부당성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할 것 없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부당하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재벌 총수의 독단적 황제경영의 행태 속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끝까지 거부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어제 청문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 버렸다. 민주당이 주축이 되고 야5당이 결합해 2차 청문회, 그리고 정기국회의 국정조사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 30면 | 입력시간: 2011-08-19 [10:59:00]